생태탕집 아들 "오세훈과 대질신문? 요청해달라..여기 안 나설 사람 없을 것"
윤건영 "오세훈, 3자대면 응하라"..진성준 "吳 지지자들의 협박 쏟아져 경찰이 보호해야"
[정현숙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5일 자당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2005년 내곡동 땅 측량 당일 식당에 왔었다고 증언한 생태탕집 황모 씨 모자를 향해 ‘제2의 김대업 사건’이라고 단정 짓고는 선거 이후 사법 절차에 돌입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놨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16년 전 옷과 신발을 기억하는 사람이 어디에 있냐”라며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공익제보자에 대한 겁박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김대업 씨는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 장남이 돈을 주고 병역을 면제 받았다는 허위 의혹을 제기했던 인물이다.
주 원내대표는 “선거가 끝나고 나면 사법적 판단이 이뤄질 것”이라면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돕다가 처벌받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유의하길 바란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그건 이미 다 기획된거라 별로 거기에 신경을 쓸 게 아니다”라고 거들었다.
관련해 전우용 역사학자는 이날 SNS를 통해 증인을 대놓고 겁박하는 주 원내대표와 이를 문제 삼지 않는 언론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국회의원이 ‘권력’을 이용해 증인을 공공연히 협박하는데도, 이 문제를 지적하는 언론사가 없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언론이 권력자의 ‘협박’을 아무런 비판 없이 전달하는 나라들이 있다. 한국 언론들은, 이 나라를 미얀마처럼 만들고 싶은가 보다"라고 꼬집었다.
문성근 배우는 페이스북에서 관련 기사를 캡처해 올리고는 "여론 조사에서 앞선 다니 기고만장 대놓고 협박 ... 겁 날 수밖에"라고 적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을 취소한 생태탕집 사장 아들 김모 씨는 '오마이뉴스' 통화에서 "너무 화가 났다"라며 "우리가 없는 얘기를 하는 것도 아니고, 제가 무슨 득을 본다고 그랬겠냐"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오 후보와 국힘당을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할까도 생각했지만, "어머니에 대한 악플과 해코지" 등 여러가지 사정때문에 언론 인터뷰로 대신한다고 밝혔다.
특히 "제가 어제 화가 좀 많이 나서 뉴스공장에 전화 인터뷰를 요청했고, 또 밤에 한겨레에서 연락이 와서 다 자세히 말씀드렸다. 그래서 안하려고 한다. 그걸(이미 보도된 내용으로) 갈음하려고 한다. 어제는 조수진 의원 브리핑 보고 너무 화가 나서..."라며 국힘당에서 '생떼탕'으로 비아냥댄 것을 지적했다.
김 씨는 오세훈 후보가 처음 시장에 당선됐던 2006년 서울시장 선거 때는 그를 지지한 것으로 기억했다. 그러면서 오 후보가 자신과 어머니뿐 아니라 경작인까지 거짓말쟁이로 모는 것은 "말도 안 된다"라면서 "정치인이라면 잘못을 했으면 사과하고 용서를 받는 게 맞다. 선거 시점에 이런 일이 (벌어져) 당황스럽긴 하지만, 국민들도 알 것은 알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전날 오세훈 후보가 "나중에 수사기관에서 대질신문 한번 하면 끝난다"라고 일축한 것을 두고서 김 씨는 "대질신문이 중요한가? 법대 나와서 그런가?"라며 "그럼 (우리한테 대질신문) 요청해달라고 해봐달라. 여기 안 나설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제가 내곡동에서 이사 온 지 3년 가까이 지났는데, 동네 주민들이 저한테 응원의 메시지도 보내고 있다."라고 전했다.
생태탕집 아들 김 씨와 그의 가족은 얼굴이나 신분 등이 노출되는 것에 대해 강한 압박감과 우려를 호소했다고 한다.
이번 기자회견을 주관한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중앙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도 “김 씨를 거짓말쟁이라고 압박하고 공격하거나 여러 ‘악플’이 달리고 있다”라며 “오 후보 지지자 등으로부터 테러를 당할까봐 두려워서 일정을 잠정 취소했다”라고 설명했다.
진성준 "공익제보자 생태탕집 아들, 경찰이 보호해야"..윤건영 "3자대면 응하라"
관련해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즉시 3자 대면에 응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언론 보도에 따르면 공익제보자가 3자 대면에 응한다고 했다"라며 "오 후보가 먼저 이야기한 것이니, 이유 불문 즉각 만나면 진실을 밝힐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누가 거짓말을 했는지 이제 끝내자"라고 했다.
윤 의원은 "김종인 위원장은 측량팀장, 식당주인 등의 증언을 두고 '다 기획된 일'이라고 한다"라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다. 공직에 나서겠다는 사람은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성실히 답할 의무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획’이라 치부하고 잔머리를 굴릴 수록, 사태는 더 커질 뿐"이라며 "즉각적인 3자 대면을 촉구한다. 이틀 남았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윤 의원은 “다스는 누구 겁니까”라는 질문에도 불구하고 피해갔던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결국 어떻게 되었나?"라며 "당장은 피할 수 있어도, 진실을 영원히 숨길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진성준 의원은 "경찰이 보호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생태탕집 김 씨의 기자회견 취소 사실을 알리며 "신변 안전에 커다란 위협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한다. 진실을 말하고 있는 내곡동 경작인과 음식점 사장에게 오세훈 지지자들의 해코지, 협박이 쏟아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적었다.
그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이런 무도한 짓이 벌어지고 있다니 참으로 개탄스럽다. 협박으로 진실을 틀어막으려는 야만적인 위협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 촉구한다"라며 "경찰은 의인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만반의 경호 대책을 즉시 강구할 것을 요청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