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형 거리두기'로 방역정책 반기?..4차 코로나 대유행 우려
[정현숙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하면서 그의 말 한마디에 서울 집값이 억대로 뛰고 있는 모양새다. 코로나19도 독자방역으로 서울형 방역지침을 따로 내겠다고 한다. 그나마 겨우 잡혀 가고 있는 집값과 혼신으로 막아내는 코로나 방역에 찬물을 끼얹는 꼴이다. 하지만 언론은 '오세훈 효과'로 보도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헌팅포차 등 유흥주점을 12시까지 풀겠다는 제안을 하면서 신천지 발 1차에 이어 '전광훈 발 2차 유행', '교회 발 3차 유행'에 이어 '오세훈 발 코로나 4차 유행'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오 시장은 12일 '서울형 거리두기' 등 서울만의 독자적인 방역 매뉴얼을 공개한다. 서울형 거리두기는 오 시장의 주문에 따른 것으로 현재 방역당국의 지침과 별도로 업종별 영업제한을 최소화하고 방역 책임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지만 결국 최종 책임은 중앙정부에 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가 최근 매일 600∼700명대를 기록하며 국민들의 불안감이 큰 가운데 오 시장의 '서울형 거리두기'는 방역당국과 대척점에 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서 영업이 금지된 유흥주점·단란주점·헌팅포차·콜라텍·홀덤펍 등 유흥시설 5종을 업종별로 나눠 세분화하고, 부분적으로 영업을 확대한 것이다.
오 시장은 앞서 지난 9일 시 간부들과의 회의에서 “중앙정부의 방역 지침 결정을 기다리는 상황은 비합리적”이라며 서울시가 선제적으로 독자적 방역 매뉴얼을 만들어야한다고 밝혔다. 지자체가 중앙정부의 방역 노선에 ‘반기’를 든 것으로 밖에 풀이할 수 없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1일 서울형 거리두기 지침 예고에 “유흥시설에 대한 집합금지는 불가피한 조치”라며 난색을 표했다.
정 청장은 이날 오후 코로나19 예방접종 브리핑 이후 취재진들의 질문에 “저희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이유는 사람 간 접촉을 최대한 줄여서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것에 이유가 있다. 그래서 거리두기 원칙에 맞게끔 그런 수칙이 마련된 것”이라며 “부산이나 강남구 사례를 보면 유흥시설에서는 마스크를 쓰기 어렵고 지하의 밀폐된 공간에서 장시간 체류하는 등의 특성이 있다. 그런 조치(전면 영업 중단)를 불가피하게 할 수밖에 없다”라고 사실상 서울시의 개별 지침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관련해 고일석 전 중앙일보 기자는 SNS를 통해 "지금까지는 단속보다 사업주들의 자발적이고 희생적인 참여로 방역수칙이 그런대로 지켜져 왔다"라며 "그런데 지자체장이 이런 식으로 나오면 가뜩이나 임계 상황에 놓여있는 식당이나 유흥업소 등은 방역수칙이고 뭐고 영업에 나서게 되고, 지자체 공무원들은 단속을 제대로 못한다"라고 우려했다.
그는 "어느 가게가 10시 넘어 11시, 12시까지 하면, 옆 가게, 그 옆 가게로 순식간에 확산돼 방역수칙 자체가 무의미해진다"라고 강조했다.
“지금은 매물이 부족하다 보니 부르는 게 값”
한편 4·7 보궐선거에서 부동산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세운 오세훈 서울시장의 당선에 서울 강남과 양천구 목동, 노원구 상계동, 마포구 성산동 등에서 몇몇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늘면서 호가가 급등한다는 전언이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압구정 현대 1·2차 아파트는 오 시장 당선 이후 호가가 2억∼3억 오르면서 전용면적 131㎡가 40억원대에 올라섰다. 지난 5일 현대7차 전용 245㎡가 80억원에 거래되면서 6개월 전 67억원보다 13억원 뛴 신고가에 매매돼 전국 최고 아파트값 기록을 세웠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은마아파트 주변 상가도 매수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개발 지역 중에서는 성동구 성수동 한강변 소재 성수 전략정비구역이 '50층 개발' 기대감으로 들썩인다. 앞서 오 시장은 2009년 재임 시 한강르네상스 계획에 따라 성수전략정비구역을 지정하고 당시 기부채납(공공기여) 비율을 25%로 늘리는 대신 아파트를 최고 50층 높이로 지을 수 있게 해줬다. 그러나 시정을 박원순 전 시장에게 넘기면서 '35층 층고 제한'에 막혀왔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4월 첫째주(5일) 기준 송파구는 방이동 재건축 단지 등을 중심으로 0.10%, 강남구는 압구정·개포동 재건축 단지 위주로 서초구와 더불어 0.08% 각각 올랐다. 재건축 기대감은 각각 0.09%, 0.07% 뛴 노원구와 양천구에서도 확인된다.
아울러 호가가 오르면서 매물을 거둬들이는 집주인이 많아졌다는 전언이다. 이 지역의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뉴시스'에 “오 시장이 재건축 규제를 완화를 공약한 뒤 호가도 1억원가량 상승했다”라며 “지금은 매물이 부족하다 보니 부르는 게 값”이라고 전했다.
재건축 개발을 두고 '오세훈 효과' 등으로 소식을 전하는 언론 매체들에 네티즌의 항의가 매섭다. 한 네티즌은 "한강뷰, 해운대뷰는 전 국민 것이고 누구네 집 앞마당이 아니다"라며 "누구는 효과고 누구는 폭등이냐! 저 지역에 2030 들어가나"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시장선거 이전에 천만원만 올라도 문재인 정부를 저주하는 기사를 쏟아내는 언론이 오세훈 시장은 말 한마디에 수억이 올랐는데 보도관제 기사를 쏟아 낸다"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