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숙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의 측근을 채용하라며 김우남 한국마사회장이 직원을 상대로 폭언한 의혹에 대해 감찰을 지시했다. 또 서울시 재직 당시 자신이 만든 회사에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제기된 전효관 청와대 문화비서관의 감찰도 지시했다.
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은 14일 서면 브리핑과 출입기자단 공지를 통해 "문 대통령은 언론에서 제기된 전효관 문화비서관의 서울시 재직 당시 일감 몰아주기 의혹과 김우남 한국마사회장의 폭언 등에 대해 즉시 감찰을 실시해, 사실관계를 철저히 확인하고 신속하고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을 김진국 민정수석에게 지시했다"라고 전했다.
문 대통령이 이들에 대한 감찰을 지시한 것은 전 비서관의 경우 의혹이 불거진 지 겨우 몇 시간 만이다. 문 대통령의 발빠른 조치는 여권 인사가 연루된 비위 의혹에 미온적으로 대처할 경우 4·7 재보선에서 여당의 참패 원인으로 꼽힌 '내로남불' 시비가 여권 전체로 번져 국정운영 전반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상황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김우남 마사회장의 경우 전날 마사회 노동조합이 성명을 발표해 더불어민주당 3선 국회의원 출신인 김우남 회장이 자신의 전직 보좌관을 비서실장으로 채용하라며 직원에게 욕설과 폭언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다.
앞서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 비서관은 지난 2014년 8월부터 2018년까지 서울시 혁신기획관을 지내는 동안 과거 자신이 설립한 회사에 총 51억원 규모의 사업 12건을 수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의 경우 마사회 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지난 2월 마사회 회장으로 취임한 뒤 의원 시절 보좌관을 비서실장으로 채용하려다가 이를 반대한 인사 담당자에게 욕설과 폭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회장이 비서실 직원을 뽑을 수 있도록 한 마사회 내규가 있긴 했지만, 이 조항은 지난해 말 국민권익위가 채용 비리 발생이 우려된다며, 올해 6월까지 개선 권고를 내린 상황이다.
인사 담당자가 이런 점을 들어 만류 의사를 밝히자, 폭언이 시작됐다고 한다. SBS가 전날 보도한 녹취파일에 따르면 김 회장은 "이 새끼야 내가 12년 국회의원을 그냥 한 줄 알아 이 자식아"라며, 담당자에게 채용 여부를 다시 검토하라고 했고, 담당자는 상급기관인 농식품부에 의견을 물어, 역시 특별채용을 하지 말라는 답을 받았다.
김 회장 측은 SBS에 "결과적으로 채용하지 않았으니 부정 채용은 아니"라며, "업무 미숙으로 질책 하던 중 부적절한 언행이 있어 당사자에겐 사과했다"라고 밝혔다.
마사회 노조가 공개한 측근 채용관련 김 회장의 폭언 일부
"너 나를 얼마나 기만하는 거야 지금? 응? 너 처음에 뭐라고했어. 이 새끼야? 너 내가 총무과장하고 했냐고 했더니 축산과장하고 했다고 얘기했잖아?"
"정부지침이든 나발이든 이 새끼야 법적 근거는 이 자식아 저 마사회법이 우선이지, 새끼야. 쯧. 까다롭고 자시고 그거 내가 책임질 일이지.. 거 그렇게 해서 방해할 일은 아니잖아. 회장이 그런 의도를 가지면 말이야 어? 어떻게 해서라도 회장의 의도를 관철 시키려고 하는 내가 뭐 너 보고 뭐 불법을 하라고 했어 탈법을 하라고 했어 뭐라고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