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당 "독립운동 정신 훼손하는 김원웅 광복회장 당장 사퇴하길 바란다"
정철승 "윤씨는 저들이 원하는 최적의 독립유공자 후손"
"미통당(현 국민의힘)이 윤봉길 의사의 손녀 윤주경씨를 비례대표 1번으로 내세우며 "상징성" 운운하는 모양이다. 일제강점기때 왜놈들도 안중근 의사의 장남을 여기 저기 끌고 다니면서 반성문을 언론에 발표하게 하거나 이토 히로부미의 자식에게 사죄시키는 등 안중근 의사를 능욕했었다. 그게 100년전 일인데 아무리 지사라지만 본사가 100년전에 하던 짓거리를 답습하는 건 너무 안이한 것 아닌가?"
[정현숙 기자]= 정철승 광복회 고문 변호사는 21대 총선 직전인 작년 3월 말경에 위와 같이 페이스북에 포스팅했던 글과 함께 국민의힘이 김원웅 광복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조선일보 기사를 캡처해 17일 자신의 SNS에 올렸다. 당시 일본을 본사로 국민의힘을 지사로 은유해 꼬집은 내용이다.
지난 총선 정국에서 국힘당이 윤봉길 의사의 손녀인 윤주경 의원을 비례대표로 영입한 의도는 일제가 안중근 의사의 아들을 이용한 것과 다름없다는 정 변호사의 포스팅 함의다. 또한 이번 김원웅 광복회장의 사퇴 역시 윤주경 의원이 별도의 성명까지 내며 앞장서는 것 역시 같은 취지로 봤다.
정 변호사는 독립군 양성기관인 신흥무관학교의 교장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임시의정원 의장을 역임했던 저명한 독립운동가 규운 윤기섭 선생의 장손이다.
윤주경 의원을 비롯한 국회 정무위 소속 국힘당 의원 8명은 16일 공동성명을 내고 김원웅 광복 멱살을 잡은 독립유공자 후손 김임용 씨에 대해 광복회가 ‘명예 실추’ 등을 이유로 징계 절차에 착수한 것을 비판하면서 김원웅 회장을 당장 물러나라고 했다.
이들은 “광복회는 김임용 씨에 대한 징계 절차를 즉각 중단하고 광복회를 사유화하고 독립운동 정신을 훼손하는 김원웅 회장이 당장 사퇴하길 바란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광복회의 명예를 실추시킨 것으로 따지자면 김원웅 회장은 진작 그 자리에서 내려왔어야 했다”라며 “개인적 친분이나 정치적 목적에 따라 추미애 전 법무장관 등 문재인 정권 인사들에게 독립운동가 이름으로 각종 상을 남발했다”라고 비난했다.
이날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인 윤주경 의원은 별도의 성명을 내고 김원웅 회장에게 멱살잡이한 김임용 씨 징계 방침을 비판했다. 윤 의원은 “광복회의 역할은 국민통합과 화합”이라며 “민족을 이간시킨 친일파를 청산한다는 광복회가 오히려 편 가르기로 국민 분열을 일으키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정철승 변호사는 이날 또 다시 페이스북을 통해 국힘당과 윤주경 의원의 처사를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총선 때마다 정치권은 시민사회단체 출신을 비례대표로 공천하는데, 그중 보훈단체 몫으로 독립유공자 후손을 공천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했다.
이어 "특히 이종걸, 설훈, 우원식 등 독립유공자 후손 의원들이 여럿 있는 민주당과 달리 반민족 반민주 세력의 잔당이라고 비판받을 뿐 아니라 독립유공자 후손 의원이 없는 국민힘당(새누리당, 미통당)은 반드시 그런 공천을 하는데 과거에는 김좌진 장군의 손녀라는 김을동 의원이 그런 예였고 현재는 윤봉길 의사의 손녀 윤주경 의원"이라고 했다.
그는 "윤주경 의원은 탄핵당한 박근혜씨와 매우 가까운 측근이어서 박근혜 재임시에 자신의 경력과 전혀 무관한 독립기념관장을 역임하였고, 2020년 21대 총선에서는 미통당 비례대표 1번으로 공천되어 현재 국민힘당 국회의원으로 있다. 이런 윤주경씨의 이력으로 쉽게 짐작할 수 있듯이 윤씨는 저들이 원하는 최적의 독립유공자 후손이다"라고 했다.
정 변호사는 "나는 지금까지 수많은 행사나 자리에서 윤주경씨와 마주쳤지만 단 한번도 인사를 나눈 적이 없다. 악수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말을 섞는 것조차 싫기 때문이다. 혐오다"라고 자신의 심정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사람을 한명이 아니라 백명을 공천한들 국민힘당이 국민으로부터 반민족 반민주의 과거와 절연하고 새롭게 태어났다고 인정받을 리는 만무할 것"이라며 "나는 총선 때마다 민주당 관계자들로부터 출마 권유를 받아왔고, 작년 총선 때는 여러 채널에서 구체적인 제안을 받았지만, 요청한 서류들을 제출하지 않거나 확답을 하지 않는 식으로 완곡히 고사했었다"라고 했다.
이어 "당장 내가 책임지고 있는 법무법인에서 퇴사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고, 이제까지 내가 쌓아왔고 누리고 있는 사회적, 경제적 지위들을 포기하고 국회의원 커리어를 시작할 마음도 내키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앞서 광복회는 지난 13일 김임용 씨에게 상벌위원회 출석통지서를 보냈다. 김 씨가 지난 11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102주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식에서 김원웅 회장 멱살을 잡은 사건과 관련, “광복회장 및 광복회, 광복회원의 명예를 실추시켰으므로 징계사유가 있다”라고 했다.
광복회는 또 김 씨가 지난 6일 광복회장 사무실에 들어가 김 회장 등에 항의한 일에 대해서도 “광복회장실에 무단 침입하여 본회의 업무를 방해하는 등 피해를 발생시켰다”라고 밝혔다.
광복회 관계자는 "소명의 기회를 드리기 위해 만든 자리"라며 "상벌위원회가 열리기 전이라 징계 과정이나 결정에 관해선 확인해 드릴 수 있는 부분이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