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뉴스프리존]김원규 기자= 스쿨존이라고 불리는 어린이보호구역은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해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근처에 지정되어 있다. 자동차 등의 속도를 시속 30km 이내로 제한한 곳이라고 많이 알려져 있지만 다양한 안전 시설물도 설치되어 있다.
평소에도 어린이보호구역을 자주 보게 되는데, 이곳에는 내가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더 다양한 안전 시설물이 설치되어 있었다. 단속용 CCTV는 물론 보행 안전을 위한 중앙분리대와 색이 칠해진 건널목과 도로, 안내표지판도 여러 종류로 나뉘어 있었다.
한 가지 인상적이었던 것은 지난 몇십 년보다 최근 몇 년간 어린이보호구역 지정과 구역 내 안전 시설물이 훨씬 광범위하게 설치되었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우리 사회를 강타했던 몇몇 사건·사고들로 인해 어린이 보행자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인 것 같았다.
내가 거주하는 동네에 어린이보호구역이 어찌나 많던지 얼마 걸리지 않으리라 예상했던 조사에는 훨씬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어린이보호구역에 대한 정리가 끝나자 노인보호구역과 장애인보호구역에 대한 정리를 시작했다.
길에서 자주 만났던 어린이보호구역과는 다르게 노인보호구역과 장애인보호구역은 해당 시설을 중심으로 설정되어 있었다. 간혹 노인이 많이 거주하는 마을에도 보호구역이 지정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어린이보호구역을 제외한 다른 보호구역에는 어린이보호구역처럼 다양한 시설물이 있진 않았다. 신호와 속도 위반을 함께 감시하는 복합형 CCTV와 보호구역임을 알리는 안내판 정도가 설치되어 있었다.
모든 보호구역을 정리하자 내가 살고있는 도시 곳곳이 보행자 안전망으로 구축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내가 평소에 모르고 지나쳤던 곳곳에도 보호구역이 많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이후 업무는 도시 안전속도를 바꿔 입력하는 일이었다. 작년 말, 보행자의 안전과 교통사고 감소를 위해 정부는 ‘안전속도 5030’을 발표했다. 안전속도 5030은 도심부 내 속도를 50km/h로, 이면도로는 30km/h로 제한하는 것을 말한다.
정부는 정책을 발표한 이후 운전자의 혼란을 막기 위해 계도기간을 가졌고, 4월 17일부터 본격적인 단속을 시행한다고 덧붙였다. 본격적인 정책 단속을 시작하기에 앞서 홈페이지에 지정된 최고 속도를 변경하는 것이었다.
앞서 보호구역 정리가 힘들어서였을까? 안전속도 5030에 따라 정리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느껴졌다. 도시 내 보호구역과 함께 촘촘하게 배치된 교통안전망, 거미줄과 같은 CCTV를 보니 내가 거주하는 곳이 더욱 안전하다고 느껴졌다.
실무를 통해 도시의 교통안전과 다양한 시설물을 알고 나니 길을 걸으며 마주하는 모든 것들이 새롭게 다가왔다. 단순 행정업무 이상으로 실무를 경험하며 경제적인 어려움도 해소할 수 있었던 대학생 행정인턴,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알게 된 우리 사회의 안전망까지.
앞으로 보행자 중심 교통문화가 더 확산하여 더 안전한 우리 동네, 더 안전한 대한민국이 만들어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던 활동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