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이천호 기자]박근혜 전 대통령(65)에게 수백억원의 뇌물을 준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 재판에 출석한 최순실씨가 삼성의 승마지원이 딸 정유라만을 위해 이뤄진 것이 아니라고 증언했다.
20일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전·현직 임원 5명의 항소심 15차 공판에서 최 씨는"삼성의 승마지원은 예정된 '로드맵'에 따른 것에 불과하다"는 증언이 나왔다.
또한 특검이 “삼성과 마필 구입과 관련해 상의한 적이 있느냐”고 묻자 “우리는 컨설팅 회사로 소유주가 아니다”며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이어 특검이 “삼성이 170만유로를 주고 카푸치노라는 말을 (대신) 계약을 체결해 구입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카푸치노는 계약 안돼 기억에 잘 없지만 내가 듣기로는 마필 건강 문제로 보험 안되고 그래서 무산된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
특검은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가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에게 '세금 포함 170만 유로 지출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는 문자를 보낸 이유를 아는가"라고 질문하자 최 씨는"모르겠다. 다만 검찰이 주장하는 것처럼 정유라를 위해 그랬다는 건 인정할 수 없다"며 강력하게 부인했다.
그동안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삼성이 정씨만을 위해 승마관련 후원을 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최씨는 이같은 특검 측 주장에 불만을 드러내며 재판장에게 이의신청하기도 했다.
특검은 "삼성에서 말(카푸치노) 사는 것에 대해 황 전 전무가 의사결정 하는데 상부에 보고해 보겠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느냐"며 최씨에게 질문하자 "없다"고 말하고 "말을 사는데 제1 조건이 삼성이 말 사서 알아서 한다고 했고 그 과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는 제가 설명할 수 없다. 분명히 말하는 건 수의사가 체크했는데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 전부"라고 설명했다.
특검이 "원래 카푸치노를 사려고 했는데 무산되고 150만 유로 비타나, 50만 유로 라우싱 해서 200만 유로 두 마리 사게 됐는데 경위가 뭐냐"는 질문에는 "경위가 뭐가 필요하냐 삼성 로드맵에 있다. 말 하나와 작은 말, 선수 6명 선발하기로 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또한 특검의 "정유라가 시승하고 탈 말이라고 피고인들도 증언했다"는 말에는 "(당시 독일에) 유라 밖에 없어서 그렇게(시승) 된 것이고 선수들이 더 올거라서 삼성이 로드맵에 따라 한 것"뿐 "유라가 탈 것이라고 해서 시승한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특검은 이날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수첩을 제시하며 “삼성에서 마필을 구매해주기로 했으니 박 전 대통령에게 감사 인사를 요청한 것이 아니냐”고 추궁했지만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고 최씨는 반박했다. 최씨는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과의 단독 면담이 있었던 지난해 2월15일 전후로 많은 횟수와 시간을 할애해 통화한 것에 대해서 특검이 질문하자 “개인적인 이야기들로 밝힐 수 없다”며 “총수와의 면담도 당시에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최씨는 증언에 앞서 재판부에 이재용 재판 1심에서 증언을 거부했던 이유에 대해 정상 참작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최씨는 "1심에선 특검이 새벽에 유라를 여자 수사관도 없이 데리고 간 후 10시까지 유라의 소식을 알 수 없어서 패닉이 왔기 때문에 증언을 거부한 것"이라며 "참작해서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