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애 "종부세 완화? 속 터진다 민주당..종부세 지방세 전환? 속 보인다 오세훈"
진성준 “집값 폭등 피해자는 서민..부동산 양극화 극복에 역행하는 부자감세는 안 된다”
[정현숙 기자]= 4·7 재보궐선거에서의 참패 이후 여당 일각에서 부동산 민심잡기의 일환으로 부동산정책 수정, 보완 등의 목소리가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재산세 감면 상한선을 올리고 종합부동산세 기준을 높이는 종부세법·소득세법 개정안을 20일 발의하면서다.
여기에 재건축, 재개발 등으로 투기군불을 잔뜩 지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0일 국무회의에 참석해 종부세를 지방세로 전환하고, 100% 공동과세하는 방안을 정부에 제안했다. 종부세는 국세이지만 국가재정에서 쓰지않고 정부가 정한 기준에 따라 지방에 분배된다. 오 시장은 아예 종부세를 지자체가 걷고 분배하도록 해달라면서 충돌이 일었다.
전국의 종부세 대상자는 고가의 주택을 소유한 상위 3.7%에 불과해 이같은 부자감세로 인식되는 부동산 방향 틀기에 범여권은 물론 여론도 부글부글 끓고 있다. 선거에 지고 부동산 민심이 좋지 않다고 부동산 정책의 가치와 방향성을 흔들어 절대 후퇴하면 안된다는 지적이다. 개혁은 질질끌수록 시끄러워지고 국민들 피로감만 높아진다면서 오히려 지금보다 개혁의 속도를 더 높이라는 목소리다. 한마디로 여당이 선거참패의 원인을 엉뚱한데서 찾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에 민주당 지도부는 21일 의원총회에서 개별 의원들의 부동산 관련 법안 발의에 제동을 걸었다. 김병욱 의원의 종부세·재산세 완화 법안을 겨냥한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진성준 의원은 “최근 당 일각에서 종부세 과세 대상을 1%로 축소해야 한다거나 고가주택의 공시가격 기준을 현행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해야 한다, 공시가격 현실화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라며 “집값 폭등 피해자는 서민이다. 부동산 양극화 극복에 역행하는 부자감세는 안 된다”라고 못박았다.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우원식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당 일각에서 논의되는 대출규제 완화·종부세 부과 기준 상향 등을 비판했다. 그는 <성급한 백가쟁명식 부동산 처방, 또다시 신뢰만 무너뜨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집값을 반드시 잡고 국민의 주거를 책임지겠다는 강력한 의지와 분명한 원칙을 천명하는 것이다. 선거 패배의 원인은 집값 급등이지 이른바 '세금폭탄'이 아니다"라고 일침 했다.
박주민 의원도 "보궐선거 결과가 주는 충격 때문에 여러 대책이 쏟아지고 있는데 부동산 정책의 방향성까지 잃어선 안 된다"라며 "저희가 시민들께 드려야 할 것은, 강력한 공급대책으로 더 이상의 집값 상승은 없을 것이고, 2~3년 후 공급 시점에서는 적절한 가격의 주택을 공급받을 수 있겠구나 하는 강한 확신"이라고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박 의원은 "제가 우려하는 것은 무분별한 세금 인하와 대출 규제 완화는 수요 확대 정책이라 집값의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이다"라고 당내의 부동산정책 완화론에 반대 입장을 표했다.
김진애 "민주당은 보수언론들의 무차별 난사공격에 논리적으로 합리적으로 대응해야"
송요훈 "왜 이 나라의 언론은 온통 조세저항을 부추기기만 할까"
고일석 더브리핑 기자는 SNS에서 "종부세 부담이 걱정되고 안타깝다면 집값을 떨어뜨려서 종부세 안 내고 덜 낼 수 있도록 해야한다. 집값은 계속 올리면서 세금만 깎아주겠다면 어떡하겠다는 건가"라며 "부동산 폭등에 대한 반발로 선거에 졌다고 해서 반성한다는 게 앞으로 계속 오르게 하겠다는 건가? 도대체 생각이라는 게 있는 건가 없는 건가"라고 꼬집었다.
송요훈 MBC 기자는 불과 3.7%를 위해 종부세 폭탄 등으로 여론몰이하는 언론과 완화책을 내놓는 정치인을 비판했다. 그는 "종부세 기준을 낮추자고 한다. 재산세(보유세)를 깎아주자고 한다.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자고 한다. 그게 해법일까. 그게 국민 다수의 민심일까"라고 물었다.
"재산세(보유세)가 부담스러우신가요. 코로나 감염 사태로 경제가 어렵습니다. 반면에 세금 쓰일 곳은 더 많아졌습니다. 많이 가진 사람이 세금을 더 많이 내는 것이 조세정의입니다. 나라가 어렵습니다. 솔선하여 조세정의를 실천하고,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내가 가진 것을 조금 더 내놓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존경받는 부자가 되어주십시요"
송 기자는 "진지하게 이런 설득을 하는 정치인은 왜 없을까? 왜 그런 언론은 없을까? 왜 이 나라의 언론은 온통 조세저항을 부추기기만 할까"라고 비판했다.
도시계획전문가인 김진애 전 열린민주당 의원은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종부세 완화? 속 터진다 민주당 종부세 지방세 전환? 속 보인다 오세훈] 제하로 세금 완화를 내놓은 일부 여당 의원과 종부세를 지방세로 전환하자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싸잡아 비판했다.
김 의원은 "불과 3.7%의 고가 아파트에 부과되는 종부세를 완화하려들다니, 분당 지역구 발의라니, 설마 민주당 당론은 아니겠지요?"라며 "신임 윤호중 원내대표, 0502에 등장할 신임 당 대표와 민주당 지도부는 정신 바짝 차리기 바란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오세훈 시장, 문재인 대통령 만난 자리에서 종부세를 지방세로 전환하는 제안을 하다니, 정말 속이 빤히 들여다보인다"라며 "애당초 참여정부에서 종부세를 국세로 도입했던 이유가, 강남을 중심으로 지방세인 재산세를 감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이었음을 다 잊어버렸단 말인가?"라고 몰아붙였다.
그는 "원칙적으로야, 재산세를 단일 보유세로 만들면 좋지만, 양극화가 심해지고, 부자 포퓰리즘 정치가 하도 심각해서 종부세를 국세로 만들어서 전국의 고가 아파트에 적용해, 가격 안정을 꾀하고 지역 양극화를 예방하는 것이 종부세의 원래 목표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애당초 참여정부가 도입했던 종부세를 이명박 정부가 온갖 방식으로 (기준 9억 상향, 인당 기준, 공정시장가격제도 도입 등) 무력화시키지 않았더라면, 다시 찾아온 부동산 광풍을 상당히 잠재울 수 있었을 거다"라고 짚었다.
김 의원은 "문재인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종부세 강화했었으면 좋았을 것을, 20대 국회 구성 때문에 추진하지 못하다가(기재부 문제도 있었고) 21대 국회에서 겨우 추진해서 전 국민에게 홍보해 온 내용을 아직 적용도 안 해봤는데, 규제완화 카드부터 꺼내다니?"라며 혀를 찼다.
또 "보궐선거 한 번 졌다고,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 기조 바꿨다가는 큰일 난다"라며 "보통 시민들이 더 크게 분노하실 거다. 오세훈-박형준-국힘-보수언론이 제기하는 온갖 규제완화는 딱 15년 전 2006년~2010년 부동산 광풍 막바지에 뉴타운 등으로 마구 기름 부었던 이명박-오세훈의 잘못을 다시 되풀이하는 거다"라고 규정했다.
김 의원은 "어떻게 레퍼토리도 똑같습니까?"라며 "민주당은 부디 보수언론들의 무차별 난사공격에 논리적으로 합리적으로 대응하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아울러 "부동산 관련은 기재부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라며 "당정청의 역할, 그 중 민주당 거대여당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보궐선거 졌다고 당장 부자감세카드(보수언론 껴안기카드?) 꺼내지 말고 다음에 집중하기 바란다"라며 5가지를 제안했다.
첫째, 보유세(재산세와 종부세) 올리는 기조는 확실히 지키고, 상대적으로 거래세를 낮추는 로드맵을 제공할 것.
둘째, 보유세 증세되는 비용을(2021년 기준 약 4조) 어떻게 국민복지-코로나 국민지원에 쓸지 로드맵을 제시할 것.
셋째, 제가 발의한 세금납부유예제도(또는 과세이연제도) 등을 도입해서 국민들의 세금납부 편의성을 다양하게 도모할 것.
넷째, 물론 국토부 전임 변창흠 장관이 제시했던 주택공급도 차질없이 전개되어서, 공급에 대한 안정적 사인이 지속되어야 한다.
다섯째, 부동산 비리에 대한 발본색원 조치는 철저하게 국민에게 보고되어야 한다. 비리와 부당이익에 대한 국민의 분노는 하늘을 찌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