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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치매 할머니 찾아 신발·양말 벗어 드린 ‘맨발의 여..
사회

실종 치매 할머니 찾아 신발·양말 벗어 드린 ‘맨발의 여경’

고성기 기자 입력 2015/05/04 16:45
진안경찰서 최현주 순경, 밤샘 수색 끝에 최초 발견
경찰 페북 통해 알려지자 시민들 감동·칭찬 이어져
임용된 지 9개월 새내기 “당연히 할 일 했을 뿐…”
하룻밤을 들판에서 보내 추위에 떨고 있는 80대 치매 노인한테 자신의 신발과 양말을 벗어준 ‘맨발의 여경’ 영상이 공개돼 칭찬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7일 밤 11시30분 전북 진안경찰서에는 진안군 주천면 신양리 봉소마을에 사는 길아무개(84) 할머니가 실종됐다는 다급한 신고가 들어왔다. 밭에서 일하던 길할머니가 호미와 바구니, 신발, 양말을 두고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경찰은 다음날 새벽 2시까지 수색을 벌였고, 날이 밝아오자 헬기와 병력을 집중적으로 투입했다.

 


진안경찰서 여성청소년계 소속인 최현주(26) 순경도 신고가 접수되자 즉시 현장으로 달려갔고, 수색 19시간 만인 지난달 28일 낮 11시 봉소마을 하천 건너편 풀밭에서 할머니를 처음으로 발견했다. 할머니는 들판에서 하룻밤을 보내 거의 탈진한 상황이어서 조금만 늦었어도 위험한 지경이 될 수도 있었다.

 


최 순경은 서둘러 헬기 지원을 요청했고, 헬기가 도착하자 전북대병원까지 긴급 후송하는 데 동행했다. 경황이 없던 최 순경은 헬기 안에서야 비로소 할머니가 맨발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할머니의 차가운 발을 만져본 최 순경은 주저없이 자신이 신고 있던 신발과 양말을 벗어 신겨드렸다. 이후 헬기가 착륙하자 이동용 환자 침상에 누운 할머니를 응급실로 옮기기 위해 뛰기 시작했다.

 


최 순경이 맨발로 뛰는 장면은 경찰 헬기 부기장이 휴대폰으로 촬영했다. 며칠 뒤 그가 전북경찰청 페이스북에 영상을 올리면서 감동과 칭찬이 이어졌다. 최 순경은 “할머니의 맨발을 보자 저도 모르게 신발을 벗어 신겨 드렸다. 제 가족을 잃어버린 심정으로 열심히 찾았고, 경찰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쑥스러워했다.

 


최 순경은 임용된 지 9개월 밖에 안 된 새내기로 성격이 활발하고 근무에 열심이어서 주위 동료들한테도 신망을 받고 있다.

 


진안경찰서 상황실장 이진규 경감은 “최 순경은 책임감이 강하고 동료와도 잘 어울리는 나무랄 데 없는 경찰관이다. 영상을 본 시민들이 전화나 댓글로 격려와 칭찬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3uzADUDbvwM&feature=player_embedd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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