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 후보군 전원에 이어 '복귀'한 오세훈·박형준에, 대표 출마자까지 일제히 "이명박근혜 사면하라"
친박계 서병수는 대다수가 동의한 '박근혜 국정농단' 건까지 부정하나? 몇 년 지났다고 시민들 다 잊었을까?
'코로나'로 지친 민생과 전혀 상관 없는 그들만의 사면론, '이낙연 체제 무능'으로 인한 일시적 '반사이익'이거늘
[ 서울 = 뉴스프리존 ] 고승은 기자 = "오세훈, 박형준, 서병수, 조해진, 홍문표, 김태흠, 홍준표... 전현직 국민의힘 정치인들이 연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오세훈, 박형준 두 신임 시장도 선거 때는 그렇게 민생을 외치더니, 당선 후 대통령과의 첫 면담에서 바로 사면을 건의했습니다. 심지어 서병수 의원은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잘못됐다고 믿고 있다'며 탄핵의 정당성까지 문제삼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이 선거 때 '민생'이란 말로 포장했던, 하지만 정말 하고 싶었던 '과업'이 무엇인지 이제 알 것 같습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23일 페이스북)
국민의힘은 최근 서울시장·부산시장 재보궐선거 승리 이후, 마치 정권이라도 되찾은 듯 기세를 올리고 있는 중이다. 마치 자신들이 잘해서 이긴 것처럼, 기세등등해진 모습이다. 최근 들어선 중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전직 대통령 예우가 박탈된 이명박·박근혜에 대한 사면을 공개적으로 외치고 있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 참여하는 4인(권성동·김기현·김태흠·유의동) 모두 '이명박근혜' 사면에 동의하고 있다. 하루 빨리 사면하는 것에 동의하는 입장이다. 김기현 의원은 지난 18일 “하루빨리 사면하고 복권하는 게 맞다”고 했고 권성동 의원도 지난 19일 “사면은 빠를수록 좋다”고 역시 입을 모았다.
유의동 의원은 20일 “조속한 시일 내에 (사면이 이뤄져야 한다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김태흠 의원의 경우에도 22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과거에 군사쿠데타를 일으켰던 전직 대통령도 이렇게 오래 감옥에 있지 않았다. 국격에도 사실 문제가 있다. 죄의 유무 이런 부분들을 떠나서 통합적 차원을 고려해 문재인 대통령이 좀 결단을 했으면 좋겠다"라며 역시 사면론을 꺼내들었다.
이명박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의 경우에도 지난 21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오찬회 자리에서 역시 '이명박근혜' 사면론을 제안했다.
현재는 무소속인 홍준표 의원의 경우에도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은 대부분 통치행위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을 검찰을 이용하여 여론몰이로 구속하고 또 이명박 전 대통령도 증거도 없이 구속했다"고 강변한 뒤, "이젠 화해와 화합의 정치를 하라고 권하는 것이니 더는 감정으로 몽니 부리지 말라"며 역시 '이명박근혜' 사면론을 외쳤다.
23일 당대표 출마 선언을 밝힌 조해진 의원도 “전직 대통령의 비극적 역사가 계속 이어지는 것을 가슴 아파하는 국민들을 위해서라도 결자해지가 필요하다”며 "임기가 끝나기 전에 문 대통령과 정권의 결정으로 그렇게 (사면)해주는 것이 순리"라고 하는 등, 역시 '이명박근혜' 사면론을 제기했다.
역시 당권을 노리고 있는 홍문표 의원의 경우에도 이날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국민 화합 차원에서 결단을 내려 사면하면 좋겠다"며 "국내 코로나로 인해서 경제적으로 어려운데 이런 용단을 한 번 내려줬으면 좋겠다"며 역시 같은 입장을 냈다.
친박계 서병수 의원은 '이명박근혜' 사면론을 넘어, 명백한 박근혜 국정농단까지도 공개적으로 부정하고 나온 모습이다. 서병수 의원은 지난 20일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상대로 한 대정부 질의에서 "저를 포함한 많은 국민들이 '박근혜 탄핵'이 잘못되었다고 믿고 있다"고 강변하며 "탄핵할 만큼 위법한 짓을 저질렀는지 사법처리되어 징역형에 벌금에 추징금 낼 정도로 범죄를 저질렀는지 보통의 상식을 가진 저로선 이해하기 힘들다"고 했다.
박근혜 국정농단 건까지 부정하는 이들은, 극성 친박세력들을 제외하곤 거의 없는데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박근혜 탄핵 건에는 찬성표를 던진 정치인들 수가 굉장히 많다. 공개적으로 국정농단 건을 부정할 경우, 당연히 여론의 손가락질을 받을 것이 분명하기에 잠시나마 숨기려는 듯한 태도였는데 이젠 사람들이 슬슬 잊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모양새다.
특히 '박근혜 탄핵'에 앞장섰던 청년 층에선 '이명박근혜' 사면론에 거의 동의하지 않는 분위기라 하겠다. 알앤써치(데일리안 의뢰)가 지난 19~20일 ‘8·15 광복절에 이명박, 박근혜에 대한 특별사면' 관련 시민여론을 조사한 결과 ‘반대’ 응답이 50.2%, ‘찬성’이 44.8% 였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0%p, 자세한 사항은 알앤써치 홈페이지 참조) 격차를 보였다. 상대적으로 민주당 지지층이 많은 40대(67.9%)는 물론, 18·19세를 포함한 20대(66.2%)에서 반대 의견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공정' '특혜'라는 단어에 민감한 젊은 층에서는 이들에 대한 사면을 공감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라 할 수 있다. 중한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전직 국가 수장이었다고 특혜를 주는 것에 누가 과연 공감할까? 특히 1년 넘도록 시민들이 '코로나'로 지칠대로 지쳐있는 상황에서, 시민들을 위로하는 방안이 아닌 불쾌하게 만들 일을 앞장서 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사면론자들이 꺼내드는 '국민통합'이라는 명분에도 공감할 사람들도 없을 듯하다. 과거 전두환·노태우를 사면했다고 국민통합이 이뤄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의 경우, 끝까지 단죄한다는 사례를 남겨놓아야 다시는 똑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두환의 경우만 봐도 무고하게 희생된 광주시민들과 그 유가족들에 대해 사죄·반성하기는커녕, 그들이 평생 안고 있는 상처에 '소금' 뿌리는 만행들을 저지르고 있는 중이다. 거기에 5.18 북한군 개입설과 같은, 황당한 가짜뉴스까지 살포하는 이들까지 생겨났다. 이런 사례도 있는데 무슨 '국민통합'을 내세운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국민의힘의 이번 재보궐선거 승리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체제의 무능으로 인한 일시적 '반사이익'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런 지표들은 이미 여럿 나온 바 있다. 이는 물론 국민의힘 후보에 상대적으로 표를 많이 준 20대의 시각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에선 '이명박근혜'라는 과거가 그리운 것인지, 조속하게 돌아가고 싶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 퇴출 시도와 같은, 공개적인 언론탄압 행위만 봐도 그러하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2~14일 전국 성인 10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4월 2주차 전국지표조사를 보면, 4·7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승리를 거둔 이유로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잘못해서’가 61%로 가장 높았으며, 국민의힘이 정책·후보가 좋았거나 그동안 정치를 잘 해서 이겼다는 응답은 7%로 나타났다. (해당조사 응답률은 28.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또 JTBC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18일 전국의 10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도, 야당이 잘해서 여당이 패한 것이란 응답은 3%에도 채 미치지 못했다. (해당조사 응답률은 3.2%,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