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를 너무 잘해서 별명이 '윤라시도 석밍열'이라니, 발음하기도 어렵다. 과연 그렇게 별명으로 불렀을까?"
"대학생 시절에 콩서리 하다 부친에게 맞았다는데, 대학생이나 된 아들을 이렇게 매로 훈육한다니 이해불가"
"안 사셔도 된다. 밥 먹으면서 세 시간 얘기한 걸로 책 써서, 1만3천원씩 받는 건 너무 비양심적인 거 아닌가?"
[ 서울 = 뉴스프리존 ] 고승은 기자 = "내용도 낯 뜨거워 읽기 몹시 힘들었다. 노래를 너무 잘해서 별명이 '윤라시도 석밍열'이라느니, 자유시장경제주의자인 아버지를 따라 대학생 때부터 자유시장경제가 소신이었다느니, 사소한 것까지 과장해 칭찬하고 보수 정치인의 이미지에 맞게 끼워맞춘 것들이 많다.
가관인 내용도 있다. 윤석열 전 총장이 어릴 때도 아니고 대학생 때 콩서리를 해서 부친한테 고무호스로 맞았다고 한다. 서리는 엄밀히 말하면 절도인데 이게 전직 검찰총장에게 소탈한 이미지로 도움될 거라 생각해서 넣은 걸까? 대학생을 매로 훈육하는 것도 이해할 수 없거니와 콩을 얼마나 훔쳤으면 대학교수인 부친이 고무호스를 매로 들었을까." (유기홍 더불어민주당 의원, 25일 페이스북)
최근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권주자 1위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관련, 유튜브에서도 각종 광고물들(주식 관련)이 쏟아지곤 한다. 그에 대한 도서까지도 최근 시중에 등장했다. <구수한 윤석열> <윤석열의 진심> 두 권의 책이다. 두 책 모두 170페이지 가량으로 다른 도서들에 비해 두께가 굉장히 얇다. 시중 도서라면 300페이지 정도는 보통이고 얇은 책도 250페이지 가량 되는데, 이 정도면 꽤 얇다. 두 책 모두 시중가격은 13,000원이다.
이 두 권의 책과 관련, 여당 3선 의원인 유기홍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그 내용을 읽고 간단한 감상문을 발표했다. 그는 지난 23일 공개한 자신의 유튜브 채널(유기홍튜브)에서 "'구수한 윤석열'은 방송작가라는 사람이 윤석열 전 총장의 지인들을 인터뷰하고 쓴 책이고, '윤석열의 진심'은 40년만에 만난 (윤석열 전 총장의)고등학교 동창이라는 퇴직기자가 쓴 책"이라고 언급했다.
유기홍 의원은 우선 <구수한 윤석열>이라는 책에 대해 "방송작가가 (윤 전 총장의)친구들을 인터뷰해서 썼는데 이거는 기획된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단히 죄송스러운 말씀이지만 낯 뜨거워서 읽는데 굉장히 힘들었다"고 했다.
"노래를 너무 잘해서 별명이 '윤라시도 석밍열'이라니, 발음하기도 어려워요. 플라시도 도밍고라는 이름에 윤석열이라는 이름을 넣어서 만든 건데, 우선 이런 식으로 별명을 붙여서 불렀을 가능성이 0.1%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만든 말이에요. '윤라시도 석밍열'이라는 말이 그렇게 별명으로 불렸을 리가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런 내용이 이 책에 너무 잔뜩 들었어요. 좀 너무 낯 뜨거워서 도대체 이런 걸 내놓고 독자들에게 읽으라고 하니"
그는 <윤석열의 진심>에 대해서도 "세 시간 동안 만나서 (식사하면서)인터뷰 했다는데, 그래놓고 나서 이 책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생기니까 윤석열 전 총장은 '자기는 모른다. 이용하지 마라' 이렇게 얘기했다고 한다"며 "윤 전 총장에게 묻고 싶은 게 있다. '이 책 나오는 거 정말 몰랐는가? 이 퇴직기자(저자)한테는 고맙다고 인사까지 했다는데'"라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의 이름이 나온 책과 관련, "내가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낸 상태다.
그러면서 "이제 와서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나온 것처럼 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일"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책 내용 중에 윤석열 전 총장이 대학 때부터 '자유시장경제주의자'라고 소신을 밝혔다는 내용을 짚었다. 그는 이를 "억지로 만들어낸 이야기일 수밖에 없다"고 추측했다.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윤석열 전 총장)부친(윤기중 교수)이 경제학과 교수죠. 부친이 자유시장경제주의자라는 거에요. 그리고 윤석열 전 총장은 대학시절부터 자유시장경제주의자였다. 이런 얘길 쓰고 있어요. 우선 부친이 경제학자라는 걸 부각시키기 위함이었는데 이건 너무 지나친 아전인수라 생각하고, 또 하나는 우리가 윤석열 전 총장의 이력을 보면 대학 내내 사시 공부했을 거라 보여집니다. 그런데 아마 운이 없었는지 성적이 부족해서 그랬는지 9번 만에 사시 합격했어요. 이 사람이 경제학 책 읽었을 시간이 있었겠습니까? 자유시장경제를 자기 소신으로 대학 때부터 가지고 있었다? 이것도 너무 지나친 아전인수고 더군다나 그걸 부친하고 끌어서 연결시키는 건 저는 분명 의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기홍 의원은 윤석열 전 총장이 대학 때 콩서리(남의 밭에 몰래 들어가 콩을 훔치거나, 훔친 콩을 불에 구워먹는 일)를 했다가 부친에게 고무호스로 맞았다는 책 내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콩서리를 할 정도로 소탈하다. 부친에게 엄격하게 교육 받았다. 아마 이런 걸 의도했을텐데, 콩서리는 엄격하게 얘기하면 절도입니다. 그것도 어린 시절에 우리가 많이 했는데, 대학생 시절에 콩서리를 했다? 부친한테 매맞을 정도로 콩서리를 했다면 그 몇 알 딴 거 가지고 그랬겠어요? 매년 서리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절도가 처벌받고 있어요. 그런데 저는 검찰총장까지 했다는 분을 위해 썼다는 책에 이런 내용 있다는 게 정말 믿을 수가 없고요. 부친이 대학생이나 된 아들을 이렇게 매로 휸육한다는 것도 이해할 수가 없어요. 이게 우리 요새 사람들의 상식에 맞는 얘기일까요?"
유기홍 의원은 윤석열 전 총장이 조국 전 장관 일가에 대한 '먼지털이식' 수사를 했을 당시, 책의 저자가 "(윤석열 전 총장이)그 때부터 이미 정치에 상당한 뜻을 두고 있었다고 느꼈다"고 밝힌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유 의원은 이를 두고 "대통령의 인사권에 개입하고 그리고 검찰권을 남용해서라도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수사를 이끌어갔다는 정치편향성을 더욱 의심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조국 전 장관 일가에 대한 먼지털이식 수사가 '정치 수사'였다는 것을 지인들도 이미 느끼고 있었다는 얘기다.
끝으로 유 의원은 이 두 책에 대해 "안 사셔도 된다"며 "너무 낯뜨겁고, 밥 먹으면서 세 시간 얘기한 걸로 책 써서 13,000원씩 받는 건 너무 비양심적인 거 아닌가? 제가 여러분의 지갑을 지켜드리는 역할, 사명감을 갖고 살신성인의 자세로 책 읽은 소감을 말씀드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