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없는 민생 없다..촛불시민에게 강력한 개혁 진군을 위한 연대의 손 내밀어야"
"저항 없는 개혁은 개혁이 아니며, 그렇기에 저항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민주당은 개혁을 위해 실천적으로 행동해야 할 책임·의무가 있는 정치세력임을 잊지 말 것"
[정현숙 기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10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개혁이냐 민생이냐 양자택일’ 논리는 기득권 세력이 주입한 개혁에 대한 두려움일 뿐, 개혁 없는 민생은 없다”라고 확고한 의지를 밝혔다.
추 전 장관은 "'검찰개혁, 언론개혁 대신 민생에 집중해야 한다?"라고 반문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말은 민생과 개혁을 나누어 국민과 개혁 집권세력을 이간시키고, 개혁진영 내에 분란을 키워 종국적으로는 개혁의 힘을 빼려는 반간계에 불과하다"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개혁과 민생은 각각 따로 존재하는 목적지여서 그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민생이라는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수단으로써 개혁이 존재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추 전 장관은 "민생과 개혁, 개혁과 민생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라며 "개혁을 천천히 하자는 것은 민생을 천천히 챙기겠다는 것이며, 지금 시기 개혁을 하지 말자는 것은 지금부터 민생을 포기하자는 말과 다르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개혁을 잘해야 민생에 공정과 정의가 스며들어 바로 설 수 있는 것"이라며 "개혁을 외면하면 온전한 민생도 없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개혁을 위해 실천적으로 행동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는 정치세력임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라고 여당의 개혁 흐름이 끊기지 않을 것을 당부했다.
그는 “민생을 위한 수단으로 개혁이 존재하고, 개혁하지 말자는 것은 민생을 포기하자는 말과 같다”라면서 “부디, 개혁 부진에 낙담하고 실망하고 있는 촛불시민들에게 다시 강력한 개혁 진군을 위한 연대와 희망의 손을 내밀어야 할 때”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개혁을 포기하고 민생을 중도화 전략 정도로 생각한다면? 착각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라며 "진정 민생을 짓누르는 것이 무엇인가? 우리 사회 곳곳에 자리 잡은 반칙과 특권이다"라고 했다.
또한 "특히, 극소수에게 집중된 막대한 부동산 불로소득이 아무렇지도 않게 실현되는 불공정하고 부조리한 사회구조"라며 "부동산 불로소득이 우리의 민생경제를 크게 위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성불가침의 영역에 자리 잡은 시장경제의 상징처럼 되어 버린 것이 대한민국의 비극이다"라고 짚었다.
추 전 장관은 "소수 기득권자들을 빼고 대다수 우리 국민은 이런 부조리의 피해자이고 삶과 미래가 담보잡혀 있다. 이런 부조리와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이 제대로된 중도화 전략일 것"이라고 내다 봤다.
이어 "궁극적으로 서민과 중산층의 민생을 짓누르고 있는 지대추구의 특권과 불평등의 굴레를 하나씩 혁파하는 과정이 민주개혁진영이 추구하는 개혁이어야 한다"라며 "당연히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하기에 저항이 있을 수밖에 없고, 때로는 시끄러울 수밖에 없다.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시끄럽지 않다면 그것은 진정한 개혁이 아닐 수도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촛불광장을 가득 메운 5년 전의 촛불시민의 절박한 요구도 바로 민생을 옥죄는 반칙과 특권을 없애고 불평등과 양극화를 해소하자는 것이었다"라며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양극화의 근본 원인은 우리 사회가 ‘지대추구의 덫’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대’는 부동산 불로소득뿐만 아니라 그것을 뒷받침하고 있는 언론-권력기관-부패한 정치세력 등 불공정한 정치사회시스템과 그들이 누리는 특권 일체를 말한다"라며 "이들 기득권 동맹이 똘똘 뭉쳐 결사적으로 옹호해 마지않는 부동산 투기세력이 누려온 금융특혜와 경제특권을 끝까지 외면한다면, 망국적인 부동산 불로소득을 제어할 수도 없고, 경제정의는 더욱 멀어질 뿐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 전 장관은 "부동산 불로소득이 해마다 500조 원이 넘는 반면, 부동산 보유세 부담은 OECD 평균에도 훨씬 미치지 못한다"라며 "보유세의 일종인 종부세는 전체 세입규모의 0.7% 내외 수준(약 3조~4조)을 전체 국민의 1% 내외가 부담하는데에도 야당은 '세금폭탄' 운운하며 혹세무민하고, 언론은 ‘세상에 없는, 한국에만 있는 세금’이라는 왜곡 보도로 민심의 눈을 끝도 없이 흐려 왔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어느새 ‘땀은 천대받고, 땅은 귀하게 대접 받는’ 세계 최악의 '부동산공화국'이 됐다"라며 "국부에서 ‘지가’가 차지하는 비율은 OECD 13개 나라 중 영국(57%)에 이어 2위(54.6%)에 달하며, GDP 대비 지가의 배율은 OECD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게다가 토지·부동산 소유의 불평등을 나타내는 개인소유 토지자산의 지니계수 역시 0.813 (2019년 기준/‘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라며 "국부가 지나치게 토지 등 부동산으로 편중 분배되고 그만큼 불평등의 크기가 커진 상태에서 국가의 정상적인 기능마저 균형을 잃고 왜곡되는 지경에 빠지게 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아파트 1평보다 못한 청년의 목숨값'을 이대로 둔 채 도대체 민주당은 어떤 개혁, 어떤 민생을 원하는가?"라고 물었다.
이어 "우리는 또다시 노동 현장에서 청년 노동자의 안타까운 죽음을 마주해야 했다"라며 "돈의 정의로운 흐름을 막고, 특권과 반칙을 제도로 보호하고 있는 시스템의 개혁을 위해서는 그 특권을 옹호하는 검찰과 언론이 바로 서야 강력한 국민적 동의 하에 민생의 전진을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라고 거듭 검찰과 언론의 개혁을 강조했다.
추 전 장관은 "보수언론과 보수야당의 간교한 정치적 주문을 ‘쇄신’이라 착각하고 개혁의 고삐를 늦춘다면 개혁세력의 미래는 암울할 뿐"이라며 "어느 시대이건 개혁은 필연적이며, 끝나지 않은 숙제처럼 앞에 놓이기 마련이다"라고 했다.
이어 "저항 없는 개혁은 개혁이 아니며, 그렇기에 저항을 두려워하거나 개혁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라며 "저항은 일시적으로 개혁을 이기는 것처럼 보여도 영원히 이길 수는 없다. 그것이 인류가 진보해 온 방식이며, 민주주의의 살아있는 역사이고, 우리가 유일하게 신뢰할 수 있는 역사의 교훈이기도 하다"라고 짚었다.
추 전 장관은 끝으로 "진정 민생을 생각한다면 개혁을 멈춰서는 안 된다"라며 "쇄신을 명분삼아 개혁을 고립시키고 좌초시켜서는 더더욱 안된다. 부디, 우리 안에 또아리를 튼 개혁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를 극복하는 담대한 용기가 필요한 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