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뉴스프리존]김은경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면서 소상공인·자영업자 특히 집합금지 대상 업종들의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이에 여야 국회는 이들 소상공인·자영업에 대한 손실을 보상하기 위한 입법을 추진 중인 가운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5월 25일 정부와 학계, 법조계, 소상공인 등의 의견을 묻는 '손실보상 입법 청문회'를 개최했다.
청문회에서 여야 국회의원과 학계, 법조계, 소상공인 측 참고인은 손실보상에 찬성을, 중소벤처기업부와 기획재정부는 반대 입장을 보이며 팽팽하게 맞섰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구체적인 정보 수집 절차를 무시하고 업종명에 '주점'이라는 말이 붙었다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300일 이상 집합금지와 영업제한에 묶여 심각한 생활고를 겪는 '단란주점' 자영업자들이 생계를 호소하고 나섰다.
이날 인터뷰는 5월 25일 국회청문회를 앞두고 소상공인과 언론이 현재까지 알려진 피해 사례 및 그동안 제대로 조명받지 못한 실질적인 자영업의 목소리를 전달한다는 취지로 릴레이 인터뷰가 진행됐다.
1부 국회의원 기자회견에 이은 2부 업종별 릴레이 인터뷰 첫 번째 순서인 단란주점 업종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 국회 본청 앞 계단과 카페로 나누어 인터뷰를 진행했다. 릴레이 인터뷰는 '착한 단란주점' 이정일 대표, 김영순 강남구 단란주점 대표, (사)한국단란주점업중앙회 김현수 사무국장이 참석했다.
방역 정책, 공평하고 현실성 있는 상생의 정책을 제시해 달라
-전국에 단란주점 규모가 어느 정도고 종사자는 몇 명이나 되는가?
“서울에만 2,200개~3,200개 정도 된다. 전국적으로는 2만여 개가 채 안 될 것이다. 종사자는 직접고용은 업소당 1명~2명이다. 좀 많으면 3명이다. 약 3만여 명 정도가 종사자다”
-집합금지 대상 업종으로 규제를 받고 있는데
“그렇다. 고위험군이라면서 6개 업종만 집합금지를 시켜놓은 상태다. 10개월째 300일 이상 영업을 못 했다. 집합금지 2백일 정도, 영업제한까지 3백일 이상 된다”
-300일 이상 영업을 못 하고 있는데 회원들 생계유지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
“생계를 아예 못하고 있다. 단란주점 같은 경우는 45평 미만만 허가를 내준다. 영세한 업종이다. 접객원을 사용하지 못하는데 유흥주점이라는 명목하에 고위험군으로 분류되어 장기간 문을 닫고 있다. 회원업소들이 주로 지하에 있는데 문을 못 여니까 영상기에 습기가 차서 많이 망가졌다. 또 지하다 보니, 카페트나 소파 등 집기도 곰팡이가 다 슬었다”
-피해가 클 것 같다. 정부가 집합금지를 해제해주면 방역에 문제는 없겠는가?
“만약에 방역을 안 지켰을 경우 그 어떠한 처벌도 받겠다. 그동안 우리 착한 단란주점은 정부 방역 수칙을 철저하게 지켰다. 문제는, 불법으로 영업하는 곳이다. 이들은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한 뒤 불법으로 영업하고 있다. 그런데 이 불법 영업점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면 많은 언론은 이 내용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마치 우리가 불법을 자행한 것처럼 읽히는 기사를 게재했다. 너무 억울하다. (반면, YTN은 우리가 처한 현실을 제대로 보도해줬다. 고맙다.) 또한, 많은 언론은 우리와 유사 업종에서 발생했다며 이들 영업점과 다르게 합법으로 운영하는 우리와 불법 영업 그들을 한묶음으로 다루어 우리들 명예를 훼손하고 막대한 금전적인 피해를 가져다줬다.”
-단란주점이 호화 유흥업소라는 세간의 시선이 있는데?
“아니다. 단란주점은 27년 전 정부가 건전한 문화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45평 이하 허가를 조건으로 만들어준 소규모 합법 시설이다. 직장인들이 식사 후 가볍게 노래하고 갈 수 있는 장소다. 주로 룸 2~3개 정도에서 운영하며 특히 철저한 방역 수칙을 준수하므로 일반음식점 칸막이보다 코로나 전염 위험이 없다. 특히 여타 유흥업소와는 체질적으로 다르며 한 예로 일부 유흥은 접객원을 고용하는 반면, 우리 단란주점은 접객원이 없다.
그런데도 정부와 지자체는 우리를 유흥업소와 한 데 묶어 집합금지 처분을 내렸다. 우리는 코로나 방역을 철두철미하게 진행했으며 그 이상의 자비를 들여 제대로 된 코로나 방역 시스템을 갖췄다. 하지만 정부 등은 단란주점을 다른 유흥업소와 함께 고위험군 시설로 분류해 집합금지 업종에 묶어서 영업하지 못하게 했다. 방 2~3개, 홀 2~3개, 접객부 없이 건전하게 영업하는데 정부는 업종명에 '주점'이라는 내용이 들어갔다는 이유로 고위험군 시설로 분류하는 등 책상 행정 일변도를 고수하고 있다.
영업 시간도 개선이 필요하다. 정부가 내린 방역 시간대는 우리와 상관이 없다. 보통 단란주점을 이용하시는 분들은 저녁식사 후 오시는데, 어느 분이 30분간 단란주점을 이용하신다고 오시겠는가. 카드 매출 이용 시간대를 참고해 방역 시간대를 조정해주시기 바랍니다.
(너무 힘들어서) 제가 코로나 대책본부장으로 총 책임자인 정세균 총리님께 자필로 서너 장 우리의 애로사항을 담은 편지를 써서 보냈다. 회신 보고 아연실색했다. '우리 소관이 아니고 다른 데로 이관했다'는 내용이었다. 아마 당시 국무총리님은 내용을 읽어보시지도 못한 것 아닌가 싶다. '우리 소관이 아니니까 다른 데로 이첩했다'는 회신 읽고 눈물 났다.
2020년에는 7개월을 집합금지로 영업을 못 했다. 2021년에는 선거 기간 15일간 열었다가 선거 끝나고 바로 또 문 닫게 만들었다. 우리도 대한민국 국민이고 남들 이상으로 세금 많이 낸 국민이다. 집에 가면 어머니, 가족들 다 있고 부양의 책임을 진 가장들이다. 정부가 보상금이라며 그동안 찔끔찔끔 준 것만으로는 월세 등 고정지출비는 커녕 카드값 돌려막기에도 벅차다. 곧 대출 상환 만기일이다.”
-그럼 지금 단계에서 월 손해는 어떻게 되는가?
“월 1천만 원 정도다. 손해 관련 내용은 YTN에서 인터뷰도 했었다. 버티고 버티다 대리운전을 했다. 첫날 눈물이 나더라. 세부적인 조사 없이 정부가 고위험군 시설로 묶어서 아예 영업하지 못하게 한 데 대해서였다. 제발 밤 10시까지라도 영업하게 해달라. 거듭 부탁드린다.”
-마지막으로 정부에 하고 싶은 말씀?
”우리 모두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다. 하지만 자영업자, 특히 집합금지업소는 2020년 7개월간 영업을 전혀 못 했다. 정부나 국회의원들께서 말로만 하시지 말고 '손실보상법'을 제정해서 피해 많은 업소에 제대로 된 보상을 해주시기 바란다. 우리 단란주점은 유흥업소와 다르다. 그런데 규제할 때는 유흥으로 분류해놓고 좋은 거 할 때는 단란주점이 빠져 있고, 저희는 중간에 끼인 업종이다. 저희는 규모가 작다. 저도 혼자하고 있다. 노래방 풀어줬는데 우리도 풀어 달라는 거다. 헌법에 국민기본권 보장되지 않았나. '국가재난이다' '아니다'를 떠나서 국가에서 통제하는 것인 만큼 공평하게 보상해 달라는 거다."
특히 손실보상 관련 입법과 정부 지자체의 방역 조치 개선 등 공정·공평한 조치가 시급하다. 우리가 식품위생법상 영세업종인데 규제도 많다.”
우리 헌법에는 인간의 존엄성과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보장하는 국민의 기본권이 존재한다. 그런데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을 보호해야 할 국가가 헌법에서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짓밟고 코로나19 방역이라는 이유 하나로 국민의 사유재산인 영업장 문을 못 열게 하고 손실에 대한 보상 하나 없이 국민을 고통받게 하는 것이 정부의 최선인지 묻고 싶다. 또한, 우리 헌법에는 공공의 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지만, 이러한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는 과잉금지의 원칙을 명시하는 조항도 있다. 특히 목적의 정당성, 방법의 적절성, 피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 등 이 중 어느 하나라도 침해할 경우 위헌이라고 명시된 만큼 방역 정책에 있어 공평하고 현실성 있는 상생의 정책을 제시해 달라. 제발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