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애 "국힘은 어쩜 그리 한치도 예상을 못 벗어나는가?"
[정현숙 기자]=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26일 결국 파행으로 끝났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에 말꼬리를 잡고 5시간 동안 서로에게 사과를 요구하다가 회의를 재개하지 못한 상태로 자정을 넘기면서 자동 산회했다.
이와 관련해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국힘이 원하는대로 파행된 김오수 청문회>라는 제하로 야당의 막무가내 횡포를 비판했다. 그는 "김오수 청문회가 결국 파행으로 끝났다"라고 했다.
여기에 김 총장후보 청무회 오후에는 참고인으로 '조국 흑서' 저자 서민 단국대 교수가 출석하자 '조국 공방'으로 이어졌다. '조국 백서' 제작에 참여했던 민주당 김남국 의원은 서 교수에게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기소된 각종 혐의에 관한 의견을 잇달아 질문했다. 특히 표창장 위조 혐의에 관한 검찰 수사·기소와 관련한 질의응답 과정에서는 서로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이날 청문회는 오후 질의 막바지 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의 전관예우 의혹을 끄집어낸 끝에 파행했다. 김 의원은 이날 유 의원이 변호사 시절 병원의 무면허 대리수술 사건을 상담해주는 과정에서 '사건 축소'를 제안했다는 의혹 보도 화면을 다시 공개했다.
이에 유 의원은 "이런 형태로 상임위 과정에서 상대 의원을 명예훼손 하는 듯한 행동을 보이면 참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국민의힘 측은 이에 항의하며 저녁 질의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후의 시간 청문회는 밤 12시를 넘겨 자동 산회했다.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 시한인 26일도 넘어갔다. 인사청문회상 국회가 시한을 넘길 경우 대통령은 열흘 이내에서 기한을 정해 재송부요청을 할 수 있고, 이 기한까지도 국회가 보고서를 내지 않으면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이어 "파행을 원하는 측은 항상 야당이다. 그래야 언론의 주목을 좀 더 받고 여당 공격 찬스를 한번이라도 더 쌓으려는 거"라며 "국힘은 어쩜 그리 한치도 예상을 못 벗어나는가?"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미정상회담 성과에 대한 호의적 여론 분위기에 총장 후보에 대해 보수언론들이 무차별하게 제기한 의혹에 어떤 구체적인 자료 제시도 못하는 상황에서 국힘이 어떤 행동을 취할 지는 뻔했던 것 아닐까?"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목에 힘주고 근엄하게 훈수 두시는 장제원 의원, 꼬투리 잡기에 바쁘신 정통검찰(?) 유상범 의원, 상투적인 깎아내리기 전문이신 윤한홍 의원 좌충우돌 막무가내를 영 끊지 못하시는 조수진 의원, 분위기 파악 잘 안되면서 엉뚱하게 열심인 전주혜 의원, 짜증을 냄으로써 국민 짜증을 유발하는 김도읍 간사 등 정말 법사위 국힘 의원들은 지~루하다"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국힘 법사위 의원들 사보임도 필요한 전략 타임일 텐데, 신임 김기현 원내대표가 워낙 다른 일들에 바빠서 타이밍 파악이 잘 안되는 모양"이라며 "되도 않을 법사위원장 자리를 탐하기 보다 국힘당의 법사위 전력 보강을 해야 하지 않을까? 위원장 자리 찬스에 기대지 않고도 실력있음을 보여주기를!"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청문회 파행의 발단은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에게 질의하는 과정에서 유상범 국힘당 의원이 '김학의 불법출금'에 김용민 민주당 의원이 관여된 것처럼 공격하고 김용민 의원은 법조계의 '전관예우' 관행을 비판하면서 불거졌다. 김 의원은 유상범 의원의 과거 '대리수술 사망사건 은폐 자문' 의혹 사례를 언급했다.
유 의원은 검사 출신으로 무면허 의사의 대리수술을 덮어 주는 조건을 제시한 의혹의 전관 변호사로 지난 3월 22일 '대리수수루 덮는법, 전관예우 변호사'로 MBC 뉴스데스크에서도 크게 다룬 장본인이다.
김용민 의원은 검사장 출신인 유 의원이 변호사 시절 경기 파주의 한 병원에서 발생한 무면허 대리수술 사망사건에 관한 상담을 해주는 과정에서 '서류상 기재된 의사를 매수해서 사건을 축소하자'고 제안하는 녹취록을 회의장에서 재생했다.
김 의원은 “이게 전관의 힘”이라며 “이 사건을 수사해야 하지 않나”라고 김오수 후보자에게 물었고, 김 후보자는 “전관예우가 문제 있다고 지적받는 입장이니 취임하게 되면 관심을 갖겠다”라고 답했다.
유 의원은 신상발언을 통해 "마주보면서 상임위를 하는 과정에 이 같은 형태로 상대방 의원의 명예를 훼손하는 걸 앞장서서 한다면 앞으로 김 의원이 고소·고발된 것은 다 까발려도 받아들이겠나"라고 항의했다.
이에 김용민 의원은 "이 논란은 국민의힘에서 먼저 시작했다.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을 이야기하며 절 얼마나 많이 거론했나"라며 "아까 유 의원이 띄운 PPT에도 제 이름과 얼굴이 그대로 박혀 있더라. 먼저 예의를 안 지킨 것 아닌가"라고 국힘이 자신을 끌어들인 것을 받아쳤다.
자당의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총장의 수사지휘권은 수사 과정에서 인권침해나 과잉수사를 막는 역할인데 단 한 사람, 윤석열 전 총장은 그렇게 안 했다"며 "윤 전 총장은 대한민국 검찰총장 역사상 아주 이례적인 인물이다. 윤석열 검찰은 총장의 지휘 아래 과잉수사, 선 넘는 수사를 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그래서 검찰 수사권이 이대로 안 되겠다는 국민 여론이 올라간 것"이라며 "윤석열 검찰의 전철을 절대 밟으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전관예우 근절을 위한 질의를 두고 유상범 의원의 반박과 김용민 의원의 반박이 계속 이어졌다. 동료인 유 의원이 김 의원에게 비판을 받자 국힘 법사위 의원들이 들고 일어나 장래가 소란해졌다.
특히 김용민 의원은 발언권을 얻지 않고 뒷말을 일삼는 조수진 의원을 향해 "조 의원은 툭하면 제 얘기를 하는데, 눈을 그렇게 크게 뜬다고 똑똑해 보이지 않는다. 발언권을 얻고 이야기하라"고 했다.
이에 조수진 의원이 막말을 했다며 사과를 요구하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자 국힘 의원 전원이 퇴장하면서 결국 청문회가 무산됐다.
하지만 김 의원은 조 의원이 먼저 예의에 어긋나는 발언을 마이크가 없는 상황에서 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제가 발언을 하는 도중에 끼어들어 조 의원이 계속 앞에서 발언권이 없는 상태인데도 '인간이 아니야'라고 저에게 말했다"라며 "그게 상대 동료 의원에 대한 예의냐"라고 불쾌한 심정을 토로했다.
27일 김용민 의원실은 이와 관련해 뉴스에는 제대로 보도되지 않는 상황을 SNS를 통해 전달했다.
유상범 의원의 반박과 김용민 의원의 재반박 과정에서,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은 김용민 의원에게 “사람이 아니다”라는 막말을 여러 번 하였고, 다른 국민의힘 의원들도 발언권도 없이 의사진행을 방해하고 고성을 내면서 상호간에 목소리가 높아진 것이 사실입니다. 국민의힘의 일방적인 사과 요구는 납득할 수 없습니다.
회의 속개를 위해 민주당은 국민의 힘의 막말에도 불구하고 쌍방의 사과로 인사청문회를 정상적으로 진행하자고 요청하였습니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이를 일방적으로 거부한 것입니다. 국민의 힘이 사과를 요구하는 부분은 청문회 진행과 전혀 무관합니다. 무려 4시간 가까이 결국 청문회를 파행시킨 국민의 힘은 이 모든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