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언론개혁 법안인 '미디어바우처법'을 대표발의했다. 정부의 언론사 광고비 집행권을 시민들에게 돌려줘, 기존 거대 언론들이 독식하다시피하는 현 언론 생태계를 바꾸자는 취지의 법안이다. 해당 법안 발의에는 송영길 민주당 대표도 참여해 힘을 실어줬다.
김승원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미디어바우처법(국민참여를 통한 언론 영향력 평가제도의 운영에 관한 법률안)에 대해 "이 법이 통과되면 신문, 인터넷신문, 뉴스통신, 정기간행물 등 2천5백여억원의 광고비 집행기준을 국민이 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승원 의원은 미디어바우처에 대해 '투표권'이라고 명명했다. 김승원 의원은 "국민이 미디어바우처를 통해 언론사와 기사를 평가하고 그 결과를 집계해 다음 연도 정부광고 집행기준으로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법안은 바우처를 한 곳에 몰아주는 것을 제한하는 '바우처 상한제'가 담겨 있다. 또 가짜 왜곡 기사에는 '마이너스 바우처'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즉 1만원의 미디어바우처를 후원받더라도 1만원의 마이너스 바우처를 받으면 결국 0원이 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가짜뉴스' 보도 매체를 대상으로 한 '바우처 환수' 법안도 담겨 있다. 김승원 의원이 밝힌 '가짜뉴스'의 정의란 언론중재위원회에서 정정신청이 인용되는 기사다.
미디어바우처 이용권자의 익명성·보안성을 보장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는 내용도 함께 담겼다. 해당 법안에는 김승원 의원과 송영길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 20명과 열린민주당 최강욱·김의겸 의원이 동참했다. 9월 안에 법안을 통과시키고, 내년부터 시행을 목표로 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송영길 대표는 지난 25일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열린 개혁국민운동본부 주최 집회에서 언론개혁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송영길 대표는 이 자리에서 미디어바우처 법안 공동발의 참여 의사를 전했고 실제 이를 이행했다. 당대표가 직접 나선 만큼 법안 통과에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정부가 언론사에 집행한 광고액 내역을 보면, 기존 거대 언론들에 편중돼 있음이 확인된다.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0월 한국언론진흥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정권별 매체별 정부광고 집행내역'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임기인 지난 2017년 5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정부광고액 상위 20위 신문사에 집행된 금액은 총 3484억5200만원이었다.
40개월 동안 가장 많은 정부광고를 받은 매체는 '동아일보'였으며 총 305억1200만원을 수령했다. 이어 '중앙일보'가 273억7700만원, 조선일보가 265억47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미디어바우처 제도에 대해 '알고 있다'는 여론은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제도를 인지하고 있는 응답자 대다수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가 지난 26일 발표한 미디어바우처법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미디어바우처 제도를 들어본 적이 있다'는 응답은 28.4%에 그쳤다.
하지만 미디어바우처 제도 찬성 의견은 75.4%에 달했으며 참여 의향도 77.7%에 달하는 등 호의적 의견이 앞섰다. 또 미디어바우처 제도가 언론을 향상시킬 거라는 응답도 72.2%에 달했으며, '국민이 신뢰하는 보도가 많아질 것'이라는 응답도 75.4%였다.
해당 조사는 언론재단 미디어연구센터가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4일까지 온라인조사 전문업체 마크로밀엠브레인에 의뢰해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진행한 결과로, 응답률은 14.2%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