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가 10원 한 장 피해준 것이 없다'는 말은 검찰의 기소 내용을 부정하는 것"
"전직 검찰 수장이 자신의 얼굴에 스스로 먹칠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정현숙 기자]= 여권 대선 주자 중 한 명인 양승조 충남지사가 최근 행보를 넓히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2일 "거품이 상당히 껴 있다"고 평가했다. 양 지사는 이날 오전 BBS 불교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윤 총장이 신제품처럼 보일 수 있지만, 상당히 거품이 낀 제품일 가능성이 아주 크다"며 "총장 재임 시절부터 정치 행보를 보였고, 퇴임하는 형식도 정치적이었다"고 말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달 말부터 국민의힘 정진석·권성동·윤희숙 의원들을 잇달아 만나 정치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3월 검찰총장 퇴임 뒤 수개월간 사적 행보로 지면을 장식하던 윤 전 총장이 국힘당과 접촉면을 늘리면서 입당 시점이 빨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정 의원과 윤 의원은 지난 4.15 총선에서 선거법위반 등으로 고발당했지만 모두 무혐의 처리돼 윤 전 총장의 시혜를 받은 인사들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권성동 의원은 비록 재판에서 무죄를 받았지만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의 최종 수사 책임자가 바로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윤 전 총장으로 인연이 공교롭기까지 하다.
윤 전 총장은 특히 권성동 의원을 만나 정권교체의 의지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권 의원은 2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윤 전 총장의 대선 행보와 관련해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이 큰 동석자들이 ‘왜 이렇게 안 나서냐, 빨리 대권 도전 의사를 표명해야 할 거 아니냐’고 물었더니 자기(윤 전 총장)가 열과 성을 다해서 여기에 몸과 마음을 바쳐서 내가 정권교체에 앞장서겠다는 그런 뉘앙스로 말했다”라고 전했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야당 인사들을 접촉하며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을 두고 장모가 사기혐의로 법정에 선 것을 거론하면서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날 SNS로 "윤석열 전검찰총장의 '장모가 10원 한 장 피해준 것이 없다'는 말은 검찰의 기소 내용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전직 검찰 수장이 자신의 얼굴에 스스로 먹칠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 전총장 장모의 기소 내용을 보면 금융 사기에 가까운 혐의를 받고 있다"라며 " 다른 관련자 3명은 국민건강보험 재원 편취 유죄가 인정되어서 2015년 최고 4년의 징역형에 처해졌다. 윤 전총장의 장모는 입건되지 않았다. 검찰의 전형적인 봐주기 수사 가능성이 크다"라고 짚었다.
아울러 "조국 전장관 가족을 겨냥한 검찰의 날카로운 칼날이 윤 전총장 가족 사건에서는 왜 그렇게 무뎌졌는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라고 검찰 겨냥했다.
이 의원은 "조국 전장관과 윤석열 전 총장의 충돌은 검찰을 개혁하겠다는 의지와 검찰 조직에 충성하겠다는 의지의 충돌"이라며 "검찰이 정치권력까지 장악하겠다는 노골적인 의도로 한쪽 편들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공정한 검찰 수사를 촉구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 공직자는 남을 대할 때에는 봄바람(春風)처럼 따뜻하고 부드럽고 너그럽게 하며,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가을 서릿발(秋霜)처럼 엄격해야 한다"라며 "그러나 윤 전 총장은 반대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한없이 너그럽고, 남에 대해서는 서릿발처럼 엄격하다"라고 비판했다.
또 "대권과 효자 사위는 이율배반"이라며 "대권으로 가는 길과 효자 사위가 되는 길은 양립할 수 없다. 윤 전 총장은 대권을 향하는 공인의 길을 걸을 것인가, 아니면 장모를 사랑하는 사인으로 남을 것인가 중에서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