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검찰의 장난질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얼마나 큰 것인가 실감..갈길이 멀다"
[정현숙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인턴 확인서와 관련한 허위 사실을 유포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다만 1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의원직은 유지했다.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1-2부(부장판사 김상연 장용범 마성영)는 지난 총선 당시 인터넷 방송에서 '조국 전 정관 아들의 인턴확인서는 가짜가 아니'라는 취지로 발언했다가 허위사실을 퍼뜨린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최 대표에게 벌금 80만 원을 선고했다. 법원은 지난 1월 관련 재판에 이어 이번에도 조 전 장관의 아들에게 작성해준 인턴확인서를 허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유권자의 관심이 집중된 사안에 관해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라며 "선거에서 당선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해 유권자의 합리적 판단을 그르치게 할 위험을 초래했고, 잘못을 반성하고 있지도 않다"라고 지적했다.
최 대표 측 변호인은 검찰이 공소권을 남용했다며 기소 자체를 문제 삼았지만, 재판부는 "소추 재량권을 일탈하지 않았다"라며 인정하지 않았다.
이날 최 대표는 특히 검찰을 향해 강한 유감을 표했다. 그는 선고 직후 취재진들에게 "정치검찰의 장난질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얼마나 큰 것인가 다시 실감한다"라며 "선거법 위반까지 포함해 기소한 부분에 대해서는 그 의도, 그것을 통해 노리는 정치적 목표를 충분히 짐작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해 "이것을 자신의 정치적 자산이라고 오판하고 정치 활동에 나선 전직 검찰총장이 과연 얼마나 진실하고 정의로운 결과를 위해 그런 정치활동을 하는지 똑같은 차원에서 면밀한 잣대로 검증해달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최 대표는 재판정을 향해서도 "법원의 사실관계 판단에 동의할 수 없고, 사실관계를 입증하기 위해 저희가 제출한 증거에 대해 (재판부가) 일절 판단하지 않고 언급도 하지 않았다"라며 "재판부의 오판, 잘못된 해석에 대해 관련 절차를 통해 하나하나 입증하고 반박해 나가겠다"라고 강한 유감의 뜻을 표했다.
아울러 최 대표는 자신이 직접 써준 조 전 장관 아들의 인턴확인서가 허위로 인정하는 것을 두고 "인턴활동을 실제로 수행한 사람을 목격한 이들의 증언이 왜 이렇게 가볍게 배척돼야 하는지 이 부분에 대해 계속 여쭙고 판단을 구하겠다"라고 항소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다시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 기가 막히지만 흔들리거나 지치지 않고 하나하나 풀어가 보겠다"라며 "제 업보가 크지만 의연하게 감당해 보겠다.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실감한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조 전 장관 아들이) 일체 저희 사무실에 나타나지 않았는데도 확인서를 써주었다는 검찰의 주장에만 (재판부가) 경도되어, 왜 실제 활동사실을 보았거나 들었다는 사람들의 순수한 증언은 아무런 설명 없이 배척하는 것인지..."라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최 대표는 지난해 총선 기간에 팟캐스트 방송 정영진, 최욱 씨가 진행한는 '매불쇼'에 나가 조국 전 장관의 아들이 인턴을 했다고 말한 것을 두고 검찰이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그는 팟캐스트에서 "조 전 장관 아들은 고등학교 때부터 (인턴활동을) 했다"라고 말했고, 검찰은 이 발언이 선거에 영향을 주기 위한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봤다.
관련해 정치연구소 씽크와이 김성회 소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매불쇼에 나가 조국 교수의 아들이 인턴을 했다고 말한 게 공직선거법 위반이란 것"이라며 "이제 검찰이 출마자 기소를 했는데 출마자가 선거운동 기간 동안 무죄를 주장하면 '공직선거법 상 허위사실 유포'로 기소할 수 있는 나라가 됐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직접 범죄의 현장을 함께 보시죠"라고 다음과 같이 당시 매불쇼 현장 상황을 들어 검찰의 무리한 기소와 최 대표의 주장은 배제하고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인 법원의 이날 판결을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