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에 이준석(36) 전 최고위원이 11일 선출됐다. 국회의원 경험이 없는 0선, 85년생으로 한국나이 37살, 정당 역사상 최연소 원외대표라는 기록도 함께 세웠다.
이날 국민의힘 전당대회 결과, 이 후보는 당원 투표에서 37.4%, 여론조사에서 58.8%의 득표율을 얻어 총 43.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나경원 후보는 당원 투표 40.9%, 국민여론조사 28.3%로 합계 37.1%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주호영 후보(합계 14%)와 조경태 후보(합계 2.8%), 홍문표 후보(합계 2.2%) 순으로 표를 얻었다.
이준석 대표는 일반국민 여론조사와 당원투표 결과를 합쳐 9만3천392표(전체 대비 43.8%)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2위 나경원 후보(7만9천151표, 37.1%)와의 득표율 차이는 6.7%포인트다.
일반여론은 앞섰지만 당심의 향방에 대해서는 백중세라는 예상조차도 가볍게 넘어 당심과 민심 모두를 얻었다. 일반 당원 사이에서도 높은 지지율을 받아 대표로서의 행보에 탄력을 받게 됐다.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가 끝난 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사임으로 치러지는 전당대회에 출마할 때만 해도 원외로서 청년정치인 이미지 관리상 출마하는 것으로 여겼다. 그러나 선거 초반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자 잠시 ‘이변’으로 보였지만 곧바로 ‘돌풍’에서 ‘대세’로 바뀌는데는 오래지 않았다. 지금 언론은 앞다투어 ‘이준석 현상’을 분석하느라 정신없다.
이준석 대표는 2011년 박근혜 비대위 체제에서 27살의 비대위원으로 발탁된 이른바 ‘박근혜 키즈’로 정치입문 10년이 지난 중견이다.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에선 연이어 고배를 마셨지만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논객으로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토론으로 인기가 높았다.
이준석 대표가 당원들에게도 주목을 받은 것은 4·7 서울·부산재보궐 선거 뉴미디어본부장을 맡으면서다. 이 기간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젠더논쟁’을 통해 이른바 ‘20대 남자(이대남)’의 정서를 대변하는 아이콘으로 우뚝 섰고, 오세훈 후보가 종전 선거와 달리 2030세대에 압도적인 지지를 받자 이준석 대표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것이다.
4·7 재보궐 선거는 국민의힘과 이준석 대표에게 선거공학상 변곡점이 됐다. 국민의힘은 2016년 총선부터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그리고 2020년 21대 총선까지 전국단위 선거에서 4연속 패배를 당해왔다. 무엇보다 20대부터 3040세대에 철저히 외면받아 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준석의 등장으로 2030세대의 표심을 이끌어내자 보수진영은 2035세대와 55세 이상의 세대가 문재인 정부의 핵심지지층인 3040세대 역포위 전략으로 민주당을 꺾고 정권교체를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된 것이다.
이준석 돌풍이 시작되자 처음에는 문재인 정부 실정에 대한 반사이익, 보수정당 내에서의 세대교체론으로 분석하는 경향이 강했다. 유력 대선후보 선출도 아닌 당 대표 선거에 문재인 정부 심판론이 크지 않았고, 내년 3·9 대선 결과에 따라 거취가 결정되는 당대표 선거에 세대교체는 별 영향이 없었다. 그렇다면 이준석 대표의 등장은 단 하나, 2030세대를 묶어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다는 가능성에 집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제 보수정당 사상 초유의 30대 당대표가 등장, 내년 대선까지 전면에서 지휘하게 된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영입 및 관계설정, 안철수로 대변되는 국민의당과의 합당문제 등 난제들이 많지만, 가장 오래된 보수정당에서 2035세대를 어떻게 끌어안을지가 1차 시험이 될 것이다.
이준석 대표의 다음 행보, 보수정당의 선택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