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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눈] 김건희 ‘사과 끝?’, 이제 시작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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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눈] 김건희 ‘사과 끝?’, 이제 시작일 뿐

이창은 기자 editor@newsfreezone.co.kr 입력 2021/12/27 04:39 수정 2021.12.27 14:05
허위 경력에 대한 구체적 사과없이 윤석열 ‘보호’에 급급, 논문 주가조작 줄이어

[뉴스프리존 칼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배우자인 김건희씨가 26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허위 경력, 이력’ 논란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었다. YTN이 지난 14일 ‘허위 경력’ 보도 이후 12일만에 전격적으로 사과를 단행한 것이다. 그러나 ‘허위 경력’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없이 남편인 윤석열 후보 보호에 급급, 진정성이 결여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개 사과에 나선 김건희씨는 이력서 등에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이 있었다”라며 “저 때문에 남편이 비난 받는 현실에 너무 가슴이 무너진다. 과거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어긋나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이 부족했다. 남은 선거 기간 동안 조용히 반성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다. 남편이 대통령이 되는 경우라도 아내 역할에만 충실하겠다. 부디 노여움을 걷어 달라”고 강조했다.

김건희씨 사과의 핵심은 윤석열 후보에게 피해가 미치지 않도록 한 것에 있다.

김씨는 “제가 없어져야 남편이 남편답게 평가받을 수만 있다면 차라리 그렇게라도 하고 싶다. 저는 남편에 비해 한없이 부족한 사람이다. 제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남편 윤석열 앞에 제 허물은 너무 부끄럽다”라며 사과문 대부분에서 남편을 향한 미안함과 함께 자신의 행위가 윤 후보와는 별개의 것임을 전했다.

이외에도 김씨는 유산까지 언급하며 “저 때문에 남편이 비난 받는 현실에 너무 가슴이 무너진다”며 용서를 구했지만 “허위 경력 의혹에 대해서는 다 인정하시는 건가요”라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기자회견을 마쳤다.

김씨의 사과 기자회견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의 결단으로 소수의 관계자들만 알 정도로 전격적으로 진행됐다. 김씨가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건 윤 후보가 지난 6월29일 정치참여 선언을 한 이후 처음이다. 윤 후보의 대선출마 선언 직전, 인터넷매체인 ‘뉴스버스’를 통해 “쥴리할 시간이 없었다”라는 인터뷰로 ‘쥴리’ 논쟁에 불을 지른 후 언론으로부터 철저히 차단된 삶을 살다가 이번 YTN 보도로 다시 언론에 등장한 것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씨, 헤어스타일 변화에 따라 국민들에 대한 접근이 달라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씨, 헤어스타일 변화에 따라 국민들에 대한 접근이 달라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씨의 사과 기자회견은 시기의 문제였지 필연적인 수순이라고 봐야 한다. 2007년 수원여대에 제출한 교수 초빙 지원서에 김씨가 ‘허위 경력’을 제출했다는 YTN의 14일 보도에 김씨가 "돋보이려고 한 욕심이었고, 그것도 죄라면 죄"라고 가짜 수상 경력을 인정하면서 “자신은 공무원이나 공인도 아니고, 당시엔 윤 후보와 결혼한 상태도 아니었는데 이렇게까지 검증을 받아야 하느냐”고 반문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조국 일가 입시비리’건과 비교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사실 YTN 보도 이전 경향신문이나 오마이뉴스, 유튜브 기반 열린공감TV 등 일부 언론에서는 김씨의 학력과 이력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했지만 보수언론의 철저한 외면 속 반향은 크지 않았다. 그러나 김씨 스스로 인정하자 보수언론도 보도에 나설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허위 경력’ 문제는 사실 김씨의 등판 문제와 관련돼서 터져 나온 해프닝으로 볼 수 있다.

이재명 후보와 부인 김혜경씨가 손을 맞잡고 유세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김씨 또한 등판을 안할 수는 없게 된 것이다. 등판을 저울질 하면서 언론의 접촉면을 늘리려다 YTN 인터뷰에서 ‘허위 수상 경력과 이력’을 인정하는 바람에 ‘강제소환’된 측면이 크다.

사실 김씨 문제는 윤 후보나 선대위 측면에서는 ‘뜨거운 감자’라고 할 수 있다. 대선후보의 부인으로 내조 뿐 아니라 공개활동을 통해 후보의 선거운동을 도와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러나 윤 후보나 선대위측에서는 논란이 많은 김씨의 등판을 최대한 늦추고, 최소한의 활동만 하는 것을 기본전략으로 삼았다. 따라서 이번 사과 기자회견은 표면적으로는 ‘허위 경력’에 대한 사과였지만, 실제로는 ‘쥴리’ 논란에 대한 선제적인 방어의 성격이 강하다.

국민의힘 선대위는 이날 배포한 설명자료에서 “김씨가 쥴리로 불리거나 유흥업소에서 일했던 사실이 없다”며 “일고의 가치도 없지만, 이번 기회에 거짓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총 14쪽 분량의 자료 중 3쪽을 쥴리 부분에 할애할 만큼 신경 쓴 흔적이 역력했다.

‘접대부 쥴리’ 의혹을 꾸준히 제기해 온 친여 성향 유튜브 채널 열린공감TV는 최근 초등태권도연맹 회장 출신 안해욱씨의 증언을 공개하며 논란에 불을 붙였다. 안씨는 방송에서 “1997년 5월 라마다르네상스호텔의 볼캐이노 나이트클럽을 방문했다가 조남욱 당시 삼부토건 회장의 초대로 접대를 받았는데, 쥴리라는 예명을 쓰던 김씨를 만났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는데 선대위는 김건희씨의 유흥접객원 종사 의혹을 시간, 장소 등을 구체적으로 열거하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허위 이력 등에는 기존과 비슷한 해명이나 인정을 하면서도 이른바 ‘쥴리’ 의혹만큼은 반박을 위해 상당히 공을 들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김씨를 둘러싼 ‘쥴리’ 논란은 부차적이다. 어느 정당이나 정치인도 김건희씨 사생활을 들추지 않고 있다. 문제는 이른바 ‘Member Yuji’로 잘 알려진 꾸민대 박사학위논문 표절문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최근에는 어미니 최씨와 함께 양평군 일대 부동산 차명보유 논란 등 공적인 영역이 먼저다. ‘허위 경력’도 애초에 한 두 개 문제로 덮을려다 전방위적으로 드러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혹’으로 불거져 ‘꼬꼬무 김건희’로 불리고 있는 상황이다.

윤 후보와 김종인 선대위로서는 일단 사과 기자회견으로 ‘급한 불’을 껐다고 평가할지 모른다. 배우자의 ‘돋보이려는 욕심으로’ 한 것에 한정해서 윤 후보와 선을 그을려고 한 것이다.

당장 국민의힘은 대체로 긍정 평가했다. 윤석열 후보는 “제 아내가 국민께 죄송하다고 말씀드렸고 저도 똑같은 마음”이라며 ‘김씨가 앞으로 공식활동을 자제하는 것이냐’는 질문엔 “본인이 이야기한 대로(다)”라며 답변을 아꼈다.

김종인 위원장은 “나는 처음부터 본인(김씨)이 사과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내가 보기에 전반적으로 메시지가 괜찮았다”면서 “그간의 한 장애물이 제거됐다고 본다”며 기자회견 이후 윤 후보의 지지율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 기대감을 표했다. 이준석 대표는 “후보자의 배우자가 위축되지 않고 본인의 원래 성격대로 솔직하고 담담하게 선거 승리를 위해 필요한 역할을 했으면 한다. 오늘 용기는 각자가 보기에 다소 아쉬운 점이 있더라도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면 좋겠다”라고 했지만 ‘아쉬운 점’에 무게를 두었다.

반면 홍준표 의원은 신랄한 반응을 보였다. 자신의 청년플랫폼에 올라온 ‘김건희씨 사과’에 대한 질문에 “국민적 분노를 가라앉힐 수 있겠냐”며 이번 사과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윤 후보와 선대위가 김씨 사과 기자회견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애써 외면하는 것이 있다. 바로 조국 일가에 대한 입시비리를 파헤친다고 하면서 ‘표창장 위조’건으로 4년을 구형한 것이다. 김씨 기자회견 뿐 아니라 ‘허위 경력’ 언론보도에 딸린 댓글 중 가장 많은 부분이 “조국(일가) 만큼만 수사하라”는 것이다. 김씨의 ‘허위 경력’ 한 건만으로도 윤 후보는 대선출마의 상징인 ‘공정과 상식’은 치명타를 입게 됐다. 김씨의 ‘허위 경력’은 조국 일가에 대해 가혹한 수사로 ‘만신창이’를 만든 윤 후보에게 ‘부메랑’처럼 정확하게 날라온 것이다.

이제 국민적 관심은 부인 김씨의 ‘허위 경력’애 대해 윤 후보가 조국 일가에 가한 잣대와 같은지 다른지를 지켜 볼 것이다. 여기에 ‘허위 경력’으로 촉발된 김씨의 사과 기자회견은 사실 ‘빙산의 일각’으로 국민대 박사학위논문 표절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양평군 부동산 투기 의혹까지 줄줄이 나올 판이다. 또한 어머니이자 윤 후보의 장모인 최씨는 ‘요양병원 횡령의혹’으로 3년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 보석상태에서 300억대 ‘잔고위조’ 건으로 실형 1년을 선고받았다. ‘허위 경력’ 한 건으로 사과 기자회견 했다고 끝날 일이 아니다.

이제 윤 후보의 배우자인 김건희씨가 언론에 본격 등판했다. 등판하기 싫어도 이젠 강제 등판할 수 밖에 없다. 김씨를 둘러싼 수많은 의혹 중 가장 작은(?) ‘허위 경력’ 하나만으로도 사과 기자회견을 했는데, 논문제목을 ‘Member Yuji’라고 한 것, 논문 내용 많은 부분이 표절이라 알려진 국민대 박사학위논문 검증, 주가조작 의혹, 부동산 차명의혹 등 수많은 의혹들이 봇물 터지듯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다음 사과 기자회견에는 “사랑하고 존경하는 남편 윤석열”을 위해 김씨가 어떤 변명을 하는지 지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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