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뉴스프리존]김은경 기자= 충북 제천시가 크게 망신 당했다. 한 시민의 사소한 불법건축물을 적발하고 철거 행정명령을 내리는 것 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이 시민이 반대로 제천시 소유 건축물에 대한 불법을 적발하고 조치를 요구하면서 난감한 상황에 빠졌기 때문이다.
제천시 의림동에 거주하는 A씨는 수개월 전 황당한 계고장을 받았다. 지난 십수 년간 사용하고 있는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4층 건물 일부분이 불법건축물이라며 철거를 명령받았기 때문이다.
A씨와 개인적인 원한이 있는 사람으로 추정되는 민원인이 제천시에 해당 건물 일부분이 불법건축물이라고 민원을 접수했다.
제천시는 이 같은 민원접수에 따라 현장조사 후 창고와 함께 4층 옥상 물받이가 불법건축물에 해당한다고 철거 명령을 고지했다.
또 기한 내 원상복구가 이루어지지 않을 시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겠다고 통지했다.
A씨도 창고로 사용하던 부분에 대해서는 불법건축물이라고 인정하고 시청 측의 명령을 이행했다.
하지만 4층 옥상의 길이 약 10여 미터 남짓의 물받이가 경계선 쪽으로 약 30cm 남짓 튀어나온 것을 문제 삼는 것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발했다.
건물 사용에서 필요한 부속물이라는 이유에서였다. A씨는 이 같은 이유를 들어 이의를 제기했지만 제천시는 철거명령을 유예하거나 철회하지 않고 이행명령을 유지했다.
이런 꽉막힌 불통 행정에 제천시를 향한 A씨의 반격이 시작됐다.
그가 제천시 소유 건물을 확인해보니 불법건축물은 수두룩했다.
제천시 환경사업소, 수도사업소, 의림지동, 청전동, 신백동사무소 등 여러 곳에서 불법건축물을 수 년째 사용해 온 사실을 확인했다.
더욱이 불법건축물 용도 대부분이 직원 주차장이나 관용차 차고, 직원 통로 등으로 주민들을 위한 시설로 보기에는 거리가 멀었다.
수도사업소는 정면 주차장 일부 시설과 뒤쪽 주차장 시설, 본관 남쪽 차양 등, 환경사업소는 차양을 1m 이상 돌출 형태로 길이 20m 이상으로 설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불법을 저지른 것은 공무원인데 그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서는 세금이 들어간다는 점이다.
현재 불법 차양·차고지가 설치된 신백동사무소 관계자는 지난 4일 취재본부 TF팀과 만나 불법건축물 복구에 대한 질문에 "저희뿐만 아니라 몇 군데 불법건축물들이 더 있어서, 추경예산이 5월 확정이 됐다"면서 "철거는 바로 들어갈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실제 2021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서를 확인하니 신백동 청사 차양 및 차고 벽 철거공사 항목으로 450만 원이 추가로 편성됐다.
이외에도 관내 여러 곳에 불법건축물을 설치해 사용하고 있는 것이 확인되는 가운데 공정성과 투명성을 가장 바탕에 두어야 할 행정기관이 어떠한 조치를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또한 혈세를 낭비한 것에 대한 불법행위를 저지른 해당 공무원 등의 징계 절차 등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취재본부 TF팀은 제천시의 불법건축물 단속과 불법행위를 저지른 공무원 징계 여부 등의 후속취재를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