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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민생 정치는 언제?…수술실 CCTV 이어 차별..
정치

이준석, "민생 정치는 언제?…수술실 CCTV 이어 차별금지법도, 시기상조"

정현숙 기자 eunjong5900@hanmail.net 입력 2021/06/17 15:33 수정 2021.06.17 15:42
이준석, 수술실 CCTV 신중론에 이어 차별금지법 "시기상조론"
"당대표 후보 시절 얘기했던 '비겁하지 말자'는 말과 맞지 않는 모습 같다"

박주민 "차별금지법은 입법 논의만도 무려 14년째..민생을 위한 정치는 언제 시작되나?"

이준석 국힘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국민 89%가 찬성하는 병원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입법에 "사회적으로 좀 더 논의가 추가로 필요하다"라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데 이어 '차별금지법' 제정을 두고서도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내놔 언행 불일치 '꼰대 마인드'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지난 15일 국회 정문 앞에서 수술실 CCTV 설치 촉구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의료사고 피해자 고 권대희씨 유가족인 이나금 환자권익연구소 소장을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지난 15일 국회 정문 앞에서 수술실 CCTV 설치 촉구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의료사고 피해자 고 권대희씨 유가족인 이나금 환자권익연구소 소장을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

앞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유령수술, 의료사고 은폐 등 수술실 내 각종 범죄를 막기 위해 CCTV 설치가 필요하다며 6월 임시국회에서 관련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또한 올해 들어 트랜스젠더라고 밝힌 첫 직업 군인 변희수 전 육군 하사를 비롯해 성소수자들이 잇달아 사망하면서 차별금지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민주당이 발의에 나서는 상황이다.

이준석 대표는 17일 BBS 라디오에서 "차별금지법에 대해서는 지금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지난 15일 "저희 당 노력이 부족했다"라고 했던 자신의 발언을 단 이틀만에 번복한 것이다.

그는 이날 보수 진영 내에서는 차별금지에 관한 논의가 기독교적 입장과 맞물려 혼재돼 있다고 설명하면서 "대한민국 국민 상당수가 아직까지 이 법안에 우려하고 있다면서 서두를 필요는 없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미국에서 교육하고 이럴 때 보면 동성애와 동성혼의 경우도 구분되어지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상당히 혼재되어 있다 보니까 아직까지 입법의 단계에 이르기에는 사회적 논의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6월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2020 차별금지법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10명 중 9명(88.5%) 가량이 차별금지법 제정에 찬성했다. 반대는 11.5%에 불과했다. 하지만 입법 시도는 지난 14년간 여러 차례 있었지만 보수 기독교 단체들의 반대로 번번이 좌초됐다.

지난 5월 31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차별금지법제정연대와 이상민·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장혜영 정의당 의원 등과 함께 평등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지난 5월 31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차별금지법제정연대와 이상민·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장혜영 정의당 의원 등과 함께 평등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준석 대표는 수술실 CCTV 설치법과 관련해서는 지난 14일 KBS라디오 '오태훈의 시사본부'에서 의사협회가 해당 법안을 반대하며 내세우는 논리 중 하나인 수술실에 CCTV를 달게 될 경우 소극적인 의료행위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준석 대표의 이런 입장을 두고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 “수술실 CCTV 설치법도 신중론, 차별금지법도 시기상조론...민생을 위한 정치는 언제 시작됩니까?”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차별금지법은 입법 논의만도 무려 14년째”라면서 “그런데도 ‘입법에 이르기에는 사회적 논의가 부족하다’고 하면, 얼마나 더 논의를 해야 하는 것인지, 어떤 조건이 필요한 것인지 말씀을 해주셔야 할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술실 CCTV 설치법과 마찬가지로 대표님 자신은 차별금지법에 대해 ‘대부분의 사례에 대해선 공감’한다고 하는데, 그러면 국민들을 여야가 함께 설득할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라며 “‘공감은 하지만 신중해야 한다’, ‘공감은 하지만 시기상조다’ 같은 반응은 이 대표님이 당대표 후보 시절 얘기했던 ‘비겁하지 말자’는 말과 맞지 않는 모습 같다”라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수술실 CCTV 설치법은 오는 23일 복지위에서 논의될 예정이고, 차별금지법도 조만간 저희 법사위에서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며 “입장을 조속히 정해주셔야 한다는 얘기다”라고 압박했다.

아울러 “이준석 대표님의 입장을 기다리는 것은 우리 당만이 아니다”라며 “지금 이 순간에도 본인이 어찌 할 수 없는 여러 이유로 차별받고 있는 우리 시민들에게 답해 주셔야 한다”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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