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뉴스프리존

[데스크의 눈] 윤석열의 한계 드러낸 방명록 논란..
정치

[데스크의 눈] 윤석열의 한계 드러낸 방명록 논란

이창은 기자 editor@newsfreezone.co.kr 입력 2021/06/17 17:16 수정 2021.06.17 18:02
정치인의 언어는 고도의 전략, 미숙한 언어는 내공 부족만 드러내

[뉴스프리존]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와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방명록으로 인해 곤혹을 치르고 있다. 방명록이란 방문한 장소에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글을 말함인데 그 내용이나 형식의 부적절성으로 오히려 논란만 키우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14일 취임 첫 행사로 대전국립현충원을 방문, 방명록에 글을 남겼지만 글씨체나 문장 구성이 반듯하지 못하다고 민경욱 전 의원에게 ‘가벼운 언행’ ‘허술’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중국 고대 관리임용 기준인 신언서판(身言書判)에 빗대 ‘글씨는 사람 됨됨이 판단기준’이라는 혹평까지 받았다.

민 전 의원의 비판에 대해 같은 당 김근식 교수는 “MZ세대의 글씨체와 문구를 공감하지 못하고 꼰대 시선으로 비난하는 것이야말로 꼰대문화 그 자체"라며 적극 반박, 이준석 대표의 방명록 논란은 바로 수그러들었다.

그러나 운석열 전 총장의 방명록은 부적절한 언어구사로 자질논란까지 확산되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이 언론에 제공한 김대중도서관 방명록 부적절한 단어 사용으로 자질논란이 커지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이 언론에 제공한 김대중도서관 방명록 부적절한 단어 사용으로 자질논란이 커지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1일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을 방문해 김대중 전 대통령 관련 자료를 열람하고 방명록에 “정보화 기반과 인권의 가치로 대한민국의 새 지평선을 여신 김대중 대통령님의 성찰과 가르침을 깊이 새기겠습니다”라고 썼다. 당초 김대중도서관 방문은 윤 총장 특유의 잠행으로 언론에 노출되지 않았다. 방명록 내용도 윤 검찰총장 제공이라는 출처를 달고 언론에 공개된 것이다.

방명록 내용이 알려지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어도 모르는 자가 무슨 대통령을 꿈꾸나. 언감생심”이라며 날을 세웠다. 특히 정 의원은 “‘지평을 열다’라는 말은 들어봤어도 ‘지평선을 열다’는 처음. 언어의 새 지평을 여셨네요”라면서 “성찰도 문장안에서는 통찰로 써야”함을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의 방명록을 접한 수많은 네티즌들도 첨삭지도를 자청하고 나설 만큼 관심을 받지만 반응은 호의적이지는 않다.

윤 전 총장의 방명록 내용과 단어에 대해 네티즌들이 첨삭지도에 나섰다.
윤 전 총장의 방명록 내용과 단어에 대해 네티즌들이 첨삭지도에 나섰다.

방명록의 문장과 단어로 윤 전 총장을 폄훼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방명록의 문장과 언어가 윤 전 총장의 본바탕이나 기본인식이라면 문제는 달라지고 심각하다. 윤 전 총장은 은퇴한 검찰총장 아닌 차기 유력 대선후보이기 때문이다.

방명록은 일종의 메시지이다. 방문한 장소와 상황에 맞는 글로 자신의 입장이나 뜻을 전달하는 고도의 정치행위이다. 문장 하나에 자신의 철학이 담기고, 단어 하나에 지향점이 드러나야 하는 것이다, 유력 정치인의 방명록은 그래서 주목받는 것이다.

윤 전 총장이 방문한 김대중도서관은 상징성이 큰 것이며, 대권행보를 위한 고도의 전략적 행위이다. 호남의 거목인 김대중 전 대통령을 기념한 김대중도서관을 찾은 것은 국민의힘이 호남에 공을 들이는 행위 만큼 호남유권자에게 호감을 받기 위한 것이다. 그렇다면 김대중도서관 방문전 방명록에 남길 자신의 메시지를 갈고 닦았어야 했다. 방명록에 남긴 문장이 실력이고 내공이면, 윤 전 총장은 과잉포장된 것에 불과하다.

물론 방명록 문장 하나로 윤 전 총장을 재단하는 것은 편협하고 가혹하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이른바 자칭타칭 윤 전 총장 측근들의 문제이다. 김대중도서관을 비공식으로 가서 언론에 노출이 안돼 언론사에서 방명록 사진을 요청했으면 검토라도 했어야 했다. 윤 전 총장은 최근 대권행보를 위해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기자를 언론특보에 임명했다고 한다.

지금 유력 대선후보인 윤 전 총장 주변에 사람들이 넘쳐난다는 것은 안보고도 알 수 있는 상황이다. 그 참모진 중에 방명록 문장이나 구사한 단어가 부적절하다는 것을 몰랐다면 실력부족이고, 알고도 내보냈다면 지지율 1위에 취한 오만함의 극치인 것이다,

윤 전 총장은 지난 3월 4일 자진사퇴 이후 공개적인 행보 아닌 잠행을 통해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직접적인 발언 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입을 통해 전달하는 ‘전언정치’로 비판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비주의’로 비판하지만, 어쩌면 국민과 직접 접촉할만한 콘텐츠나 실력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본문을 작성하는 동안 포털사이트에서는 윤 전 총장 기사가 초단위로 올라오고 있다. 17일 윤 총장은 역시 이동훈 대변인을 통해 "여야의 협공에는 일절 대응하지 않겠다. 국민이 가리키는 대로 큰 정치를 하겠다"라는 기사가 비슷한 제목으로 연속 올라오고 있다.

큰 정치를 하겠다는 윤 전 총장에게 [역린]이라는 영화에 나온 명대사를 소개한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 나오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 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중용(中庸)] 23장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