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국전도', 독도와 울릉도가 모두 조선의 영토임을 명확하게 표시

스페인을 국빈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오후(현지시각) 스페인 상원도서관을 방문해 이곳에 소장하고 있는 ‘조선왕국전도’를 열람하며 “독도가 한국의 영토임을 보여주는 아주 소중한 사료”라고 말했다.

조선왕국전도는 서양인이 만든 조선 지도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서양에서는 일본과 달리 이미 독도를 한국의 영토로 인정했다고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을 안내한 곤잘레스 도서관장은 ‘조선왕국전도’를 설명하며 “1730년대 대한민국 한반도의 지도인데, 한국인들에게 가장 와닿는 기록이 아닐까 싶다”라고 언급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문 대통령이 스페인 상·하원 합동 연설을 마친 뒤 마리아 필라르 욥 쿠엔카 상원의장, 메리첼 바텟 라마냐 하원의장과 함께 상원도서관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조선왕국전도’는 18세기의 프랑스의 지리학자이자 지도 제작자인 장 밥티스트 부르기뇽 당빌이 당시 중국의 실측지도인 '황여전람도'를 참고해 중국과 주변 지역을 나타낸 '신중국지도첩'를 발간했는데, 이 곳에 포함돼 있는 것이다.

이 지도는 서양인이 만든 조선지도 중 현존하는 것으로는 가장 오래된 지도로 알려져 있는데, 지명은 중국어식 발음표기를 따랐다. 당시 독도를 지칭하는 우산도(于山島)를 천산도(千山島)로 혼동해 ‘챤찬타오(Tchian Chan Tao)’로 표기했지만, 우산도와 울릉도가 모두 조선의 영토임을 명확하게 표시하고 있다.

설명을 들은 문재인 대통령은 “독도가 한국의 영토임을 보여주는 아주 소중한 사료라고 할 수 있다”라면서 “아주 소중한 자료를 보여주셔서 감사하다”라며 사의를 표했다.

송요훈 MBC기자는 17일 SNS를 통해 이런 흐름을 스페인 소재 日닛산 자동차 공장 폐쇄와 맞물린 국익을 다투는 총성 없는 외교 전쟁에 비유했다. 그는 "스페인으로서는 일본을 의식하면 쉽지 않은 결정인데, 그럼에도 고지도를 한국 대통령에게 공개한 건, 그것이 스페인의 국익에 더 도움이 되기 때문일 것"이라고 내다 봤다.

그는 "내로라 하는 선진국들이 한국 대통령에게 관심을 보이고 한국 대통령을 환대하는 건 단지 국뽕이 아니라는 거"라며 "그럼에도 뭐가 그리 배가 아프고 심사가 뒤틀렸는지 국내의 주류 언론은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 성과를 깎아내리거나 무시하거나 흠집을 내려하고, 그에 대응하여 SNS 전사들은 마치 일제 총독부의 감시와 방해를 피해 청산리 승전 소식을 전하듯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 행보를 국민에게 알린다"라고 짚었다.

앞서 지난 6월 3일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 등 국회의원 132명이 ‘일본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의 일본 영토 지도 내 독도 표기를 규탄한다’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민주당 의원 128명과 정의당 의원 3명 무소속 의원 1명이 규탄 결의안에 서명했지만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의원들은 전원 결의안에 서명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