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의 유력 대선후보로 나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최근 "지평선을 연다" "성찰" 등 잘못된 언어 구사로 연일 소양 검증을 받으면서 검사로만 살아온 폐쇄된 사고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거기다가 '윤석열 X파일'이 지금 정치권을 들쑤시고 있다.
아울러 윤 전 총장의 대변인으로 발탁됐던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임명 열흘만에 일신상의 이유로 대변인직을 내려놓으면서도 일방 통행과 불통 논란이 나오고 있다. 결국 동아일보 법조팀장 출신 이상록 씨가 단독 대변인으로 나섰다.
이 대변인의 전격 사퇴를 두고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 전 총장의 리더십 한계를 지적했다. 강 의원은 21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이 대변인은 윤 전 총장의 정치권 첫 인사여서 관심이 많이 갔던 분"이라며 "그런데 열흘 만에 스스로 물러난 모양, 경질이라고 보지만 첫 인사가 저렇다면 (윤 전 총장의) 정치권 진입이 간단치 않겠다는 판단이 든다"라고 파악했다.
그는 "윤 전 총장 내부에서 '입당파', '제3지대파'가 있겠지만 토론을 통해서 '우리가 이 방향으로 가는구나'라는 걸 잠정적으로 알고 대변인이 나와서 인터뷰를 하는 것이 맞다"라며 "그런데 그 인터뷰가 정치인 윤석열 생각과 달랐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라면 결국 정치적 리더십, 작은 리더십조차 보여주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인으로서 처음한 인사와 결별 과정을 보면 결국 정치적 리더십의 한계가 뚜렷한 분"이라며 "전언정치, 대변인을 통해서 하는 과정도 매끄럽지 않았지만 그만두게 한 모양새는 더 안 좋다. 꼭 잘라야 됐느냐, 떠나게 했어야 됐느냐, 이건 리더십의 단면으로 이분의 리더십은 거기까지"라고 평가절하했다.
또한 "검찰총장으로서 상명하복 체계에서 일사불란함을 강조하는 것, 국민과의 직접 소통보다는 전언정치를 하고 내 뜻과 거슬리면 잘라내는 등 냉정한 정치의 측면을 갖고 있다"라며 "그런 면에서 윤 전 총장의 첫 행보를 보면 이후에도 실망이 예고된다"라고 관측했다.
앞서 열린민주당 김성회 대변인은 전날 SNS를 통해 "열흘 만에 대변인을 내치는 인선 실력으로 캠프가 어떻게 꾸려질지 우려반 우려반"이라고 했다.
그는 "평생 직장 박차고 나온 이동훈 씨 미래도 걱정이지만 윤석열 씨의 미래가 더 걱정"이라며 이렇게 꼬집었다. 그러면서 다각도로 이 대변인이 전격 사퇴한 원인을 3가지로 분석했다.
첫째 윤 전 총장과 매우 가까운 유튜버 장예찬 씨와 동급 대접이고 둘째 이 대변인이 라디오에 나가 둘째 '6말 7초'니 해가면서 앞서나갔던 것으로 꼽았다. 김 대변인은 이를 두고 "윤 씨 입장에선 '기자 경력 좀 있다고 감히 날 끌고가?'라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김 대변인은 "윤석열 씨, 유도복 입고 재벌 총수 내리치고 정치인 내리쳐보니 내가 천하제일이다 싶으셨죠? 막상 여의도 UFC무대에 올라와 보니 좀 다르다 싶죠?"라며 "'어, 이거 룰이 이게 아닌데?' 싶으시죠? 이를 꽉 물고 계세요. 아직 시작도 안 했다"라고 힐난했다.
이어 "윤석열 현상에 언론사 법조팀은 긍정적이었을지 몰라도 정치부는 다르다. 정치는 종합예술"이라며 "친한 기자들이랑 술 한잔하면서 슬쩍슬쩍 흘려준 기사로 재미 보시던 윤석열 씨, 어떻습니까? 여의도 들어오시는 소감이"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동아일보 법조 출신 이상록 씨를 SNS 담당자로 밀어내고 내부에서 아마 다툼이 꽤 있었을 것이다. 윗사람에겐 충성하고 직원들과는 불화가 잦은 그의 성격을 그대로 드러낸 게 세 번째 실수"라며 "결국 내부 통제는 안되고 '총장님은 불쾌해하시는 상황'이 반복되며 내부 결정 단위에서 결론을 내렸을 것"이라고 내다 봤다.
정청래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나는 윤석열의 X-파일의 존재를 모른다. 만약 있다면 대략 이런저런 내용이겠거니 짐작은 간다"라며 "당당하게 나서지 못하고 간보기 정치를 하다보니 실존 유무를 떠나 윤석열의 X-파일이라는 말이 더 중독성이 있는 것이다. 휘발성과 전파력도 짱인 소재다"라고 했다.
이어 "더구나 대변인조차 사퇴를 했으니 상상의 재미가 더 있는 것이다. 다 자업자득"이라며 "예상컨대 윤석열은 오래가지 못할것 같다. 의외로 싱겁게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좀더 버텨줘야 할텐데..."라고 덧붙였다.
최민희 전 의원도 21일 SNS를 통해 "검사동일체 정신으로 부하검사 다루듯 하지 않았을까.언론인인데. 의논없는 명령, 듣기 보단 질책, 묻기보단 취조.검총습관.."이라고 적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산관리인으로 검찰에 곤욕을 치른 한국투자금융 김경록 PB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정경심 교수의 사모펀드 투자 관련한 '윤석열 검찰'의 표적수사를 일침했다. 그는 특히 윤 전 총장을 겨냥해 "'내가 사모펀드를 좀 아는데...' 이게 완전 핵심입니다!"라고 후려쳤다.
김 씨는 [정일문 한국투자증권사장 "사모펀드 판매 책임 통감, 전액 보상"] 제목의 언론 기사를 캡처해 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내가 사모펀드를 좀 아는데..' 라면서 시작된 수사는 결국...??"이라며 "운용사의 과실이 대부분이지만 판매사가 책임을 통감하고 투자자에게 전액 배상!! 투자자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는 이 기사 하나로 쉽게 이해할 수 있다"라고 검찰의 인지수사를 직격했다.
그는 "이런 경우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하나? 선검찰이 정말 많은 사람을 잡았네요..."라며 "수십 년 검사 생활하고 사모펀드 수사 좀 한다고 자부하지만 그 결과는 정말 하찮아 보인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이제는 정치와 국민을 좀 안다고 하네요..."라고 정치검찰에서 대권후보로 부상한 윤 전 총장을 꼬집었다.
한편 '윤석열 X파일'은 김무성계로 알려진 정치평론가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이 지난 19일 "X파일을 입수했다. 윤 전 총장이 국민 선택을 받기 힘들겠다"고 한 SNS 글이 발화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