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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기사에 '조국 부녀' 삽화, "보도 가장한 반인권 ..
사회

성매매 기사에 '조국 부녀' 삽화, "보도 가장한 반인권 범죄"

정현숙 기자 eunjong5900@hanmail.net 입력 2021/06/23 19:31 수정 2021.06.23 19:55
조선일보 폐간 "폐간 해달라" 靑청원까지동의 단숨에 5만 육박

언론노조 "조선일보 일베 수준 지라시로 전락..일벌백계로 다스려야'

류근 "한 가족을 도륙하는 것도 모자라서 그 자녀를 이런 식으로 욕보이는가"

인면수심(人面獸心)
의분전응(義憤填膺)
천노인원(天怒人怨)  

[정현숙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3일 SNS로 올린 사자성어가 절통함을 나타낸다. 자식의 일이라 분노가 하늘에 닿은듯 하다. 조 전 장관은 “국회는 강화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을 서둘러 달라”고 촉구했다.

조선일보가 성매매 유인 절도 사건 기사에서 전혀 상관이 없는 조 전 장관과 딸 조민 씨 이미지를 제목에 단독 꼬리표까지 달아 이미지 훼손을 꾀한 것으로 실수로 넘기기에는 고의성이 다분해 후폭풍이 소용돌이치고 있다.

이날 올라온 [조선일보 폐간시켜주십시요] 청와대 국민청원은 채 하루도 안돼 동의자가 5만명을 육박했다. 청원인은 "더이상 조선일보 행동에 참을수가없습니다. 당장 폐간해주세요."라면서 "아무리 싫어도 성매매기사에.....진짜 어이없었네요"라고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조선일보는 지난 21일 '"먼저 씻으세요" 성매매 유인해 지갑 턴 3인조'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성매매를 할 것처럼 속여 남성을 모텔로 유인한 뒤 남성이 자리를 비운 사이 금품만 훔쳐 나오는 수법을 벌인 20대 3명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는 내용에 '조국 부녀'의 이미지를 넣은 것이다.

조선일보는 이날 해당 기사의 이미지를 슬쩍 다른 그림으로 바꿔 놓고 형식적인 사과문을 올렸다. 이에 피해 당사자인 조 전 장관은 “상습범의 면피성 사과다. 도저히 용서가 안 된다. 법적 책임을 묻겠다”라면서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선일보는 "담당기자가 일러스트 목록에서 여성 1명, 남성 3명이 등장하는 이미지만 보고 기고문 내용은 모른 채 이를 싣는 실수를 했고, 이에 대한 관리 감독도 소홀했다"며 "조국씨 부녀와 독자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난데없이 성매매 관련 기사에 과거 단국대 교수 서민 씨의 칼럼에 실렸던 일러스트가 왜 삽입됐는지 경위를 설명하지 않고 있다. 편집데스크가 당연히 걸러내야 할 항목이다. 사과문에는 담당자의 징계 문제와 향후 재발 방지 대책이 무엇인지 아무 것도 나와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을 내고 "책임 있는 언론의 최소한의 도리를 완전히 내팽개치고 기사를 통해 악의적 조작과 혐오 범죄를 일삼는 '일베' 수준의 지라시로 전락해 가고 있음을 스스로 입증한 것이라고 간주할 수밖에 없다"라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조국 전 장관 부녀를 성매매와 관련 있는 것처럼 악의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두 사람의 이미지를 기사에 의도적으로 삽입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편집"이라며 "조선일보는 도둑이 제 발 저린 듯 황급히 홈페이지에 있던 문제 기사의 이미지를 다른 그림으로 대체했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짓임을 스스로도 모르지 않을 터이다."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조선일보의 이 같은 얼토당토않은 허위조작 보도는 엄중한 책임 추궁이 뒤따라야 할 범죄적 행위이며, 우리 사회의 건강한 표현의 자유와 진정한 언론자유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사안은 조국 전 장관 문제를 둘러싼 여러 시각이나 '친(親)조국' '반(反)조국' 진영논리와는 별개로 누구라도 마땅히 보호받아야 할 인권 유린에 대해, 민주주의의 기본에 대해 답해야 할 문제이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아울러 "우리는 보도를 참칭한 조선일보의 범죄적 인권유린 행위를 강력히 규탄하며, 이에 합당한 책임과 처벌을 엄중히 촉구한다"라고 덧붙였다.

류근 시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조 전 장관의 비통함을 나타낸 인면수심(人面獸心 ), 의분전응(義憤填膺), 천노인원(天怒人怨)을 적고는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했다.

류 시인은 "눈 앞에서 새끼가 죽자 곧 창자가 끊겨 죽었다는 어미 원숭이의 고사를 '단장지애(斷腸之哀)'라고 한다"라며 "자식의 고통과 불행을 지켜보는 부모심정은 애가 끊기는 슬픔이다. 한 가족을 도륙하는 것도 모자라서 그 자녀를 이런 식으로 욕보이는가. 피를 토할 지경이다"라고 적었다.

이어 "기자도 아니고, 언론사도 아니고, 인간도 아니다."라며 "그냥 악마가 백주의 거리를 활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여기가 지옥이 아니고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양심과 상식이 조롱 당하는 시대, 이런 시대는 마땅히 망해야 한다"라고 절통함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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