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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천연염색 산청 ‘풀꽃누리’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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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천연염색 산청 ‘풀꽃누리’ 아시나요?

허정태 기자 ds5juz@hanmail.net 입력 2021/06/30 21:39 수정 2021.07.01 10:44
박영진 대표 13년 연구…173가지 전통색 찾아
"한방약초 활용한 자연염색으로 자연의 미 대중화"
남사예담촌 순이진이갤러리 앞마당에 걸린 천연염색 천  ⓒ 산청군
남사예담촌 순이진이갤러리 앞마당에 걸린 천연염색 천 ⓒ산청군

[산청=뉴스프리존]허정태 기자=‘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제1호’ 산청 남사예담촌을 둘러본 사람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칭찬하는 전시공간이 있다.

인공 화학약품을 전혀 쓰지 않고 자연이 준 그대로의 재료로 천연염색을 실천하는 공방 ‘풀꽃누리(대표 박영진·김옥순 부부)’다.

박영진 대표는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직접 천연염색 옷을 지어 입으셨던 어머니의 뒤를 따라 2대째 천연염색 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박 대표는 1999년 어머니의 권유로 천연염색을 시작, 이후 13년간 화학약품을 전혀 쓰지 않는 천연염색 공부에 매진했다.

‘동의보감’은 물론 조선시대 백과사전인 ‘이수신편’ 등 옛 문헌을 찾는 동시에 문헌에 나온 전통 염료의 재료를 찾아 전국을 누볐다고.

그 결과 옛 문헌에서 말하는 ‘세상의 모든 색’ 173가지 색을 전통 천연염색 기법으로 재현해 낼 수 있었다.

천연염색은 시간과 품이 많이 드는 지난한 작업이다. 염색의 가장 기본이 된다는 쪽빛 염료 만들기 하나만 해도 전 과정에 필요한 기간을 감안하면 1년을 훌쩍 넘는 시간이 소요된다.

모든 재료를 자연에서 얻다보니 4계절에 맞춰 재료를 구하고 염료로 만드는데도 시간이 많이 든다.

이처럼 고된 일임에도 박영진·김옥순 대표는 지구를 살리는 착한 천연염색을 실천하는 것은 물론 전통을 잇고 있다는 자부심을 마음에 품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2011년 대한민국 신지식인 선정, 2013년 (사)한국전통염색협회 전통염색체험 장인 취득, 2017년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 수상, 2018년 통도사 서운암 천연염색축제 운영위원장을 맡는 등 사람들의 인정을 받고 있다.

지난 2019년에는 문체부의 ‘관광두레’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2021년 2월에는 전국의 관광두레 주민 사업체 가운데 우수한 주민사업체를 집중 육성하는 ‘관광두레 으뜸두레’에도 선정됐다.

부부는 관광두레를 계기로 옛 문헌에서 전해 내려오는 ‘173가지 세상의 모든 색’을 구현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산청173’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뜻을 같이하는 지역민들과 함께 주식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남사예담촌 순이진이갤러리 앞마당에 걸린 천연염색 천   ⓒ 산청군
남사예담촌 순이진이갤러리 앞마당에 걸린 천연염색 천 ⓒ 산청군

전통 한옥과 문화재로 지정된 옛 담장이 잘 어우러진 남사예담촌에서 천연염색 체험과 전통 공예품 만들기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지역사회와 함께 ‘지구를 살리는 착한 천연염색’을 널리 알리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수년 전부터는 산청천연염색연구회 회원들과 함께 매년 함께 만든 작품을 동의보감촌과 남사예담촌 등에서 전시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

박영진·김옥순 대표는 “우리 전통 한약제는 대부분 우수한 천연염제다. 그렇기에 수많은 약초가 자생하는 지리산 자락 산청군은 염제를 구하기에 최적지”라며 “뜻이 있는 주민들과 함께 전통 천연염색 기법이 주는 자연의 미를 대중화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우수한 지리적 여건과 천연염색을 배우고자 하는 인적자원이 더해진다면 큰 힘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재근 산청군수는 “우리 민족 고유의 복색을 재현한 것은 물론 전통의 맥을 잇기 위해 노력해 온 두 분의 모습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우리 산청의 한방약초를 활용한 천연염색이 지역의 특색 있는 상품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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