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 김은경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예비후보 TV토론회가 거듭할수록 여권내 1위 주자인 이재명 후보에게 '검증의 칼날'이 집중되면서 이 후보의 발언에 대한 진위가 재쟁점화 되고 있다. 특히 이 지사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계곡정비' 사업은 주도권 뿐만 아니라 경기도와 남양주시 간의 갈등까지 노출됐다.
5일 두번째 JTBC TV토론에서 김두관 후보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시간에 이재명 후보에게 '계곡정비' 질문을 이었다. 여기서 '문제의 발언'이 나왔다.
"지난 토론회에서 말한 계곡정비에 대해서 남양주시 조광한 시장이 트위터에 입장을 쓰셨던데, 핵심은 '2018년 8월에 남양주가 계곡정비를 해서 성과를 내자 (2019년 9월)1년뒤에 했던 경기도가 은근슬쩍 가로챘다' 여기에대한 입장이 궁금하다"고 질의했다.
여기에 이 후보는 "원래 시장 시절때부터 불법요소가 많은 계곡정비를 하고 싶었던 일"이라고 전제한 후, "기초단체장으로서는 쉽지가 않았다. (2018년)8월에 취임하고 가평 연인산을 갔다가 엄청난 (불법)시설물이 있는것을 보고 그때부터 기획을 해서 이걸 해야겠다 마음먹고 있는데 남양주가 먼저 하고 있더라구요. 저희가 엄청 잘하셨다 그러고 예산 지원도 해드리고 표창도 해드렸는데...시장님께서 본인을 (표창)해달라고 그러셔가지고 (웃음) 그건 아니고"라고 말했다.
김두관 후보는 남양주 조 시장과 공무원들이 경기도를 상대로 소송을 하게된 원인중 하나인 '계곡정비 기사 댓글 공무원 경기도로부터 중징계' 사건을 꺼내면서 재차 질의를 이어 갔다.
"도지사께서 계곡정비를 잘했다고 홍보를 한 기사에 남양주시청 직원이 '우리 남양주 업적인데 왜 경기도 업적으로 가로채느냐'라고 댓글을 달았던것 같아요. 그 댓글단 공무원에 대해서 행정감사를 지시했다는 얘기가 있던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라고 물었다.
이 후보는 "그거는 잘은 모르겠고 도정을 비방하는 거의 가짜뉴스가 있다고 해서 뭐 감사를 한 일이 있는데 그게 포함됐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TV토론이 끝난 후 조광한 시장은 이재명 지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코로나로 인해 고생하는 긴호사한테 가야 할 상품권을 공무원이 착복해 징계를 했다"는 취지의 글에 반박하는 내용을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밝혔다.
조 시장은 "도지사가 말한 부정부패란 '25000원짜리 상품권 20장'을 말하는 것이다. 이는 시장 업무특활비에서 상품권 구입한 것이다. 모든건 시장 지시다. 코로나 방역에 수고한 직원들과 고생한 보건소 간호사에게 나눠준 것인데 도지사가 마치 남양주가 엄청난 부정부패를 저지른 것처럼 언론플레이를 했다"고 성토했다.
또 "도지사가 페이스북에 '부정부패' '공무원 징계'등의 표현으로 '(나이어린) 9급 공무원 징계'는 이 지사의 '공정과 원칙'이라는 행정 슬로건을 강조하는 언론플레이의 수단이 됐다"고 항변했다.
이같은 조 시장의 항변에 대해 이 지사측은 "경기도는 적법한 절차에 의해 감사를 실시했다"며 "남양주시 공무원들은 코로나19로 고생하는 간호사에게 줄 위문품을 절반이나 빼돌려 나눠가지는 행위를 해서 경기도가 감사 후 관련 공무원의 중징계를 요구했다고 하는 말로 감사 자체가 정치탄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재반박하기도 했다.
결국 2차 토론회 후 조 시장은 입장문을 통해 계곡정비 '원조' 시비는 논쟁의 본질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토론회에서 이 지사가 말한 "시장이 본인에게 상을 달라해서" 이 말에 대해 조 시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조 시장은 "되려 상은 도지사가 준다고 했고, 그 상을 받는건 내 품격에 안맞아 거절했다"고 말하면서 이 후보가 쟁점마다 거짓 해명한다고 비판했다.
이 사건 포함해서 남양주시는 경기도와 여러 다른 이해관계가 어긋난 일들로 지난한 싸움을 최근까지 이어가고 있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경기도청과 남양주시 간의 행정갈등이라는 것이다.
경기도와 남양주시의 갈등의 시작은 지난해 코로나로 인한 재난지원금 지급방식을 둘러싸고 시작됐다. 남양주시는 경기도의 방침이었던 '지역화폐' 분배를 따르지 않고 '현금지급' 방식을 택했다. 이때문에 이 지사는 수원시 특조금 120억, 남양주시 70억을 지원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경기도는 미리 여러차례 공지를 한 사항이라고 했다. 조 시장은 5일 백브리핑 TV에 나와서 "이 중요한 재난지원금 집행에 공문이 내려온것도 아니고, 텔레그램방에 글이 올라온것만 있어서 설마 특조금도 안주는 사태까지 올거라고는 생각못했다"며 "지역화폐는 정해진 용처에서만 소비를 위해 쓰는거지만 당장 현금이 필요한 시민들에게 유용한것 같진 않아서 현금으로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두 지자체장 간의 갈등은 소속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에도 불똥이 튀었다.
더불어민주당은 7일 남양주시 도시공사 채용의혹과 관련,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조광한 시장의 당직을 정지하고 당 윤리심판원 조사에 회부했다. 이 사안은 지난해 7월 3일 경기도청이 고발한 것이다.
이에대해 조 시장은 "저는 자치단체장이어서 자동으로 부여된 당직이고, 당무와 관련된 일은 1도 없다"며 "굳이 이 시점에 이렇게 하는것은 흠집내기다"라는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이어 "입장정리를 한 후 다시 말씀드리겠다"고 밝혀 강경 대응 할 것임을 밝혔다.
기자는 경기도청측과 전화연결을 통해 "토론회에서 (이 지사가) 남양주 시장이 상을 달라했다"는 것, 댓글관련 공무원 징계에 대해서는 도를 비방하는 '가짜뉴스' 제보때문이라고 했는데, 관련기사는 어떤 기사이며 실제 가짜뉴스 발견한 것이 있었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경기도 언론홍보팀은 "이 지사가 말한 '남양주시장 본인한테 상을 달라'한 이 부분은 더 이상의 입장이없다"며, "토론회에서 한 그 말 그대로 보시면 되겠다"고 했다. 또 댓글에 '가짜뉴스'가 있었냐는 질문에 "행정사무감사는 익명제보판에서 남양주시 공무원들이 조직적으로 '여론조작'(가짜뉴스 포함)한다는 제보에 의한 것"이라며, "제보내용을 말해주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한편, 기자는 경기도청으로부터 징계받은 남양주시 공무원과의 연락을 시도하려 했으나, 남양주시 관계자는 "해당 직원은 9급공무원이기 때문에 어떤 피해를 입을지 몰라서 인터뷰는 어렵겠다고 답했다.
기자가 이 사안을 다룬 이유는 집권여당의 지지율 1위 후보인 이재명 지사에 대한 검증의 측면이다. 또한 같은 경기도 지자체인 남양주시와의 갈등이 경기도민 뿐 아니라 일반국민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일이기에 갈등의 원인을 찾아보는 과정이었다.
이 지사는 도정을 이끌어가는 대표 슬로건으로 '공정과 원칙'을 표방해왔다. 그가 '일 잘하는 일꾼'이라는 데에 의심할 여지는 없다. 조광한 시장도 전국 최초로 하천·계곡정비 사업을 시작한 만큼 강한 행정력을 보여주었다.
대선국면을 떠나 같은 당 소속 두 지자체장들의 대화와 협력이 중요하다.
범여권 지지율 1위 후보인 이 지사가 자기 앞마당이라 할 경기도 안의 지자체인 남양주시와 갈등을 빚는 것은 '일 잘하는 일꾼'에 어울리지 않는다. 남양주시도 대승적인 측면에서 경기도청과의 갈등을 풀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시민을 위한 첫번째 행정력이다.
두 지자체의 화해와 협력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