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본격적인 정치행보를 시작한 가운데, 장모의 법정구속에 이어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 발표논문 부정 의혹 등 악재가 연이어 터지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7일 국민대는 김씨의 박사학위 논문 등에 부정이 있었다는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위해 연구윤리위원회를 꾸렸다고 한다. 윤리위 조사를 통해 김씨의 2008년 ‘아바타를 이용한 운세 콘텐츠 개발 연구:애니타 개발과 시장적용을 중심으로’ 논문 등에 문제가 있었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김씨는 이 논문으로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또한 김씨가 2007년 ‘한국디자인포럼’에 게재한 ‘온라인 운세 콘텐츠의 이용자들의 이용 만족과 불만족에 따른 회원 유지와 탈퇴에 대한 연구’ 학술논문 등도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논문에서 문제의 번역(회원 유지→ member Yuji)이 나온다.
국민대 고위 관계자도 <연합뉴스>에 “중학생이 봐도 하자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 유지란 말을 영어로도 못 옮기는 자가 무슨 박사 학위 논문을 쓰냐”며 “지도교수도 못 보고 넘겼다는 건데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마이뉴스> 윤근혁 기자는 문제의 “'온라인 운세 콘텐츠의 이용자들의 이용 만족과 불만족에 따른 회원 유지와 탈퇴에 대한 연구(Use satisfaction of users of online fortune contents and member Yuji by dissatisfaction and a study for withdrawal)'를 카피킬러(논문표절 검증시스템)로 검사한 결과 표절률이 43%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장모가 요양급여 23억대 편취사건으로 이미 법정구속 된 상태에서 부인 김씨의 학위논문 등이 표절 등 부정으로 드러날 경우 윤 전 총장의 도덕성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는 “김건희-도이치모터스 수상한 증권거래 또 있었다”며 김씨가 지난 2012~2013년에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특혜성 증권거래를 통해 차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윤석열 측 대변인실은 한겨레 보도에 대해 "김건희 씨의 거래가 정상적인 거래일 뿐 특혜를 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며 반박하는 입장문을 발표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윤 전 총장의 정치참여 이전부터 논란이 된 이른바 ‘X파일’, 그중에서도 ‘처가리스크’가 구체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외에도 김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코바나컨텐츠 협찬금 명목 금품 수수의혹을 받고 있다. 장모 또한 법정구속 상태에서 은행에 347억원을 예치한 것처럼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일로 선고공판을 기다리는 중이다. 이 모든 것이 윤 전 총장이 검찰재직시에는 불기소되거나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들이다.
윤 전 총장 본인도 ‘윤우진 뇌물수수 무마의혹'과 ’옵티머스사건 무혐의 처리 무마의혹‘으로 각각 서울중앙지검과 공수처에서 수사중이다. 언제 소환될지 모른다.
윤 전 총장은 현재 범야권 지지율 1위의 유력 대선주자다. 윤 전 총장 포함 처와 장모의 검증은 당연하다. 그런데 일부 보수언론은 단신으로 처리하거나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조국 전 법무장관 내정부터 청문회, 그리고 장관까지 이어진 보수언론은 검증을 넘어선 ’악마의 편집‘(조선일보 ’조국 부녀 삽화‘를 보면 현재진행형)이었다.
윤 전 총장 일가에 대한 언론 검증을 보면 묘하게 조국 전 장관 검증과 겹친다. 일종의 평행이론이다.
평행이론(平行理論)은 서로 다른 시공간(시대)에 존재하는 서로 다른 사람의 운명이 같은 식으로 반복된다는 이론이다. 평행이론의 예로는 비슷한 운명을 겪은 미국의 링컨 대통령과 케네디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본격적인 윤 전 총장 일가에 대한 검증이 시작되면서 많은 의혹들이 사실로 바뀌고 있다. 이것도 무수한 의혹 앞에서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 전 총장과 조 전 장관의 검증은 규모와 내용에 있어서 천지 차이다.
조 전 장관이 검찰개혁을 이끌 법무장관에 내정되자 윤 전 총장은 검찰의 총력을 동원, 무리한 수사를 시작했다. 일부 보수언론에겐 피의사실을 흘리면서 여론전을 펼치기도 했다. 조국 일가에 대한 가혹한 수사, 보수언론의 흠집내기, 보수정당의 무한 확대재생산으로 검찰개혁은 뒷전이고 조국일가는 속칭 ’영혼까지 탈탈 털린‘ 상태가 됐다. 조국 일가 뿐 아닌 관련자들에게까지 확대된 수사와 여론의 무분별한 보도, 세상을 떠들썩 하게 만들고 난 결과는 대부분 무죄이거나 무혐의에 그쳤다. 사건의 핵심인 '정경심 사모펀드 공모'는 대부분 무죄이다.
조 전 장관은 윤 전 총장 일가 의혹이 터질 때 마다 자신의 SNS를 통해 반격에 나섰다.
김건희씨가 도이치모터스로부터 신주인수권(W)을 헐값으로 매수하고 사모펀드에 되팔아 큰 수익을 거뒀다는 보도와 관련, 조 전 장관은 "김씨야말로 사모펀드 전문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백 수천개의 사모펀드 기사로 나를 공격하던 기자들은 조용하다"며 보수언론의 의도적 감추기를 비판했다.
조 전 장관은 김씨의 짜깁기 논문 의혹에 대해서도 "변희재, 황의원, 곽상도, 이은재 등 수구보수진영 인사들이 나의 석사, 박사, 학술 논문 거의 모두에 대하여 취했던 집요한 악행을 상기한다"라고 적었다. 조 전 장관이 더 이상 하지 언급하지 않았지만, 자신과 딸의 표창장을 두고 떼거리로 달려들었던 이들이 김씨의 논문 표절의혹에는 한마디 비판 없이 침묵하고 있는 상황을 소환한 것으로 보인다.
조 전 정관의 항변은 보수정당, 보수언론에 대한 피맺힌 절규나 마찬가지이다.
지금 윤 전 총장 일가에 대한 검증은 어찌보면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검증의 데자뷰(deja vu) 현상이다. 앞서도 말했지만 그 내용과 과정은 천지차이다.
윤 전 총장은 검찰권력을 동원, 보수언론과 보수정당이 호응, 삼자연합으로 조국일가와 관계자들에게 무수한 낙인을 찍었다.
지금 윤 전 총장에 대한 검증에는 검찰도, 보수언론도, 보수정당도 외면하고 있다. 일부 언론과 시민, 조 전 장관만이 외롭게 싸울 뿐이다.
이 지점에서 보수언론이나 보수정당에 “조국 만큼만 검증하라’는 공허한 외침이다. 이해가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사의 교훈은 명확하다. 그렇게 많은 의혹덩어리인 윤 전 장관과 일가에 대한 검증이 부실할 경우, 그 책임과 비난은 피하지 못할 것이다.
‘역사는 두 번 반복된다’라는 말이 있다. 첫 번째는 비극이지만 두 번째는 희극이라고...
지금이라도 보수언론과 보수정당, 조 전 장관 검증에 열을 올렸던 인사들은 윤 전 총장 검증에 철저해야 할 것이다.
역사에 웃음거리가 안될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