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이재명 "소마 망언 어물쩍 넘어 갈 수없다" "외교 문제를 日 국내 정치에 활용"
일본 '닛케이' 윤석열 '죽창가·오염수' 친일발언 치키며 반일 신화 무너지고 있다"
[정현숙 기자]= 주한 일본대사관 소마 히로히사 총괄공사가 주재국 정상인 문재인 대통령의 한일외교를 두고 국내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성적인 표현을 한 것으로 알려져 정치권은 물론 시민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다.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은 17일 오전 아이보시 코이치 주한일본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초치해 소마 히로히사 총괄공사의 무례한 발언에 대해 엄중하게 항의했다.
최 차관은 "소마 공사가 국내 언론인 면담 때 한일관계 발전을 위한 문재인 대통령의 노력을 크게 폄훼하는 비외교적이고 무례한 발언을 했다"라며 "이런 상황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에서 가시적이고 응당한 조치를 신속히 취해 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소마 공사는 전날 JTBC와의 인터뷰에서 양국관계에 대한 문 대통령의 행보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마스터베이션(자위행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소마공사는 한일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한일 문제에 신경 쓸 여유가 없다"라 문 대통령 혼자서만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취지로 말하다 이 같은 속된 표현을 쓴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보시 대사는 "소마 공사의 이번 발언은 간담(懇談) 중 발언이라 하더라도 외교관으로서 지극히 부적절하며 매우 유감"이라며 "확인해 보니 이것은 결코 문재인 대통령님에 대한 발언이 아니었으며 소마 공사가 간담 상대인 기자님에게 그 자리에서 부적절한 발언이었다고 하고 철회했다는 설명을 들었다"라고 해명 했다.
여권의 대선 주자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7일 소마 공사가 문 대통령의 외교 행보를 두고 ‘무례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이 전 대표는 17일 페이스북에서 "일본 공사의 망언, 이대로 넘어갈 수 없다"라며 "주한 일본 공사가 한일관계에 대한 우리 대통령의 행보에 관해 차마 입에 담기 힘든 표현으로 비하했다. 외교관이 주재국 대통령에 대해 한 말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 일본을 조금이나마 아는 제가 보기에 그것은 일본 외교의 수치"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국은 일제 피해자이면서도 과거사와는 별개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만들기 위해 애써왔다. 우리 정부는 도쿄올림픽 개막식을 계기로 하는 대통령의 방일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왔다"라며 "그런데 일본은 번번이 정치인이나 당국자들의 망언으로 양국관계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망언을 한 소마 히로히사 총괄공사는 주한일본대사관에서 대사 다음으로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라며 "아이보시 대사의 '유감'이라는 보도자료만으로 어물쩍 넘어갈 수 없다. 일본 정부는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일본 외교의 수치를 가장 분명히 시정하라"고 요구했다.
이재명 지사도 이날 SNS로 “개인 관계도 아닌 외교 관계에서 상대국 정상을 이런 식으로 모욕하는 사례는 없다”라고 강조했다. 아이보시 대사가 이날 해당 발언에 대해 “부적절하며 매우 유감”이라고 밝힌 데 대해서도 “그 정도로 덮어질 사안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우리 정부가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한일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마당에 나온 발언”이라며 “한일관계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전혀 찾아보기 어렵다. (일본이) 외교 문제를 국내 정치에 활용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정부와 정치인들의 반복되는 망언이 한일관계를 망치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니혼게이자이' 신문과 'TV아사히' 등 일본 유수의 매체들은 연일 윤석열 전 총장을 "보수의 유력한 대선 후보"라고 집중 조명하면서 한국에 뿌리 깊은 '반일 대 친일' 이분법적 구도를 타파하기 위해 도전에 나서고 있다고 치켜세우고 있다.
16일 닛케이 미네기시 히로시(峯岸博) 논설위원은 윤 전 총장이 지난달 29일 대선 출마 기자회견에서 "외교는 실용주의에 입각해야 하는데 이념편향적 죽창가를 부르다가 여기까지 왔다"라며 문재인 정부의 대일정책을 비판한 일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켰다.
그는 "이데올로기에 취해 현실을 무시한 문 정부의 외교가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이후 최악이란 평가를 받을 정도로 한일관계를 엉망으로 만들었다고 윤 전 총장이 비판하자, 아니나 다를까 경쟁자인 진보 대선 후보와 그 지지자들이 반발하고 있다"라며 "한국 매체에 따르면 조국 전 법무장관은 윤 전 총장의 발언이 일본 정부의 인식과 비슷하다며 죽창가를 다시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지일파인 이낙연 전 총리마저도 죽창가를 언급한 부분이 천박하다고 비판했다"라고 썼다.
닛케이는 윤 전 총장이 그럼에도 "주눅 들지 않았다"라며 최근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 문제를 두고 진보의 유력한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 전 총장은 "한일이 각국과 협력해 투명성을 확보하며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정치적 차원으로 볼 게 아니라고 말했다"라고도 전했다.
그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주한 일본대사를 접견해 박정희를 존경한다는 사실 등을 추가로 거론하며 "한국의 대일관은 엄격하지만 대세는 관계 개선을 요구한다. '반일은 지지율을 높일 수 있는 비장의 카드'란 신화는 무너지고 있다. 올림픽에 맞춰 방일을 추진해온 문 대통령 역시 보수의 이 같은 움직임에 신경을 쓰고 있을지 모른다"라고 풀이했다.
앞서 지난 9일 일본 게이센여학원대의 이영채 교수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윤 전 총장이 일본에서는 '고마운 존재'로 환대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현지 여론이 악화돼 있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해 오히려 한국 대통령 후보가 별로 문제될 게 없다는 식으로 발언해주면, 일본 국내 여론도 정당화할 수 있고 후쿠시마 주민들에게도 좋은 메시지가 될 수 있어 일본 정부로서는 고마우면서도 한국 정부의 이중적인 부분도 지적해줄 수 있는 효과가 있다"라고 밝혔다.
요약하면 일본 정부가 대놓고 하고 싶은 주장을 윤석열 전 총장이 대변해 줘 이보다 더 고마운 '친일 후보'가 없다며 반색하는 분위기로 차기 대선에서 반드시 대권에 성공하기를 고대한다는 내용이다.
용산참사의 주역 김석기 "일본 자민당 정부는 한국 정권교체 바란다"
이런 와중에 이런 와중에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이 "일본 자민당 정부가 한국 정권교체 바란다"라는 발언을 하면서 일파만파 논란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 제1야당의 정체성 논란이 나오면서 일본이 친일정권 창출을 위해 한국의 대선까지 개입하려 한다는 의심의 눈초리가 나온다.
김 의원은 16일 오전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일본 자민당 정부는 내년 대선에서 한국이 정권 교체가 되길 바라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저께 제가 일본 동경에 갔다가 어제 왔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사실관계를 떠나 윤 전 총장에 이어 일본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고 옹호하는 듯한 김 의원의 발언에 여론의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김 의원은 "그 사람들이 밖으로 말은 못 하지만 문재인 정부와는 도저히 대화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발 정권이 바뀌어서 정상적인 (한일 간) 대화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입장임에 틀림없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은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이 "우리 국민에 대한 모독으로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며 "일본 정부는 우리 정부에 사과하고 해당 외교관에 대해 단호하고 신속한 조치를 하라"고 강조했다. 덧붙여서 유 전의원은 "우리 정부는 우리나라의 주권과 존엄을 지키는 데 걸맞은 조치를 즉시 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자당의 김태호 의원도 "입에 담기도 민망한 역대급 망언으로,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며 "문 대통령뿐 아니라 한일관계를 비하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에 엄중 항의하고 망언 당사자 문책을 요구해야 한다"면서 "철저히 국익의 입장에서 풀어나가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