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후보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23일 "지대개혁으로 ‘사람이 땅보다 높은 세상’을 만들겠다"며 '지대 개혁'을 대선 1호 공약으로 발표했다. 부동산 불로소득에 적절한 세금을 부과해 재원을 마련하고 이를 사회배당, 공공복지, 공공임대주택, 청년 일자리 등에 써서 시민에게 돌려주겠다는 내용이다.
추미애 전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동산 불로소득에 대한 과세의 정상화, 보유세 강화 등을 지대개혁 공약으로 발표했다.
추미애 전 장관은 "장차 세수가 늘어나면 ‘요람에서 대학까지’ 국민의 품격을 국가가 높이는 ‘국민품격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며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공공주택과 무상조리원·무상탁아소·무상어린이집·무상유치원·무상고등교육 등을 대거 공급하여 출산 때부터 대학 졸업 때까지 국가가 책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추미애 전 장관은 "해방 후 농지개혁을 단행해 ‘대지주의 나라’를 단번에 ‘평등한 소농의 나라’로 변신시킨 대한민국"이라며 "대한민국의 유례없는 고도성장은 이 자영농들이 만들어낸 ‘아래로부터의 동력’에 힘입은 것"이라고 밝혔다.
조봉암 선생이 초대 농림부 장관을 하며 주도했던 '농지개혁' 정책이 평등사회를 만들어 시민들의 열정에 불을 지폈고, 이후 고도성장을 하는 데 있어 큰 동력이 됐다는 얘기다.
추미애 전 장관은 "이렇듯 공평하고 활력 넘치던 사회가 어느 틈엔가 양극화와 불평등, 그리고 저성장에 시달리는 무기력한 사회로 바뀌고 말았다"며 "우리는 그 중심에 토지문제, 부동산 문제가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추미애 전 장관은 한국이 '부동산 공화국'으로 전락한 배경에 대해 "1960년대 말 이후 한국 정부는 지가폭등에 대해 아무런 대비책도 마련하지 않은 채로 전국 곳곳에서 대대적인 개발사업을 벌였다"며 "그 결과 개발지역 부근에서는 지가가 폭등했고 개발 정보에 접근하기 쉬운 권력자와 주변 인물들은 이를 이용해 막대한 불로소득을 챙겼다"고 꼬집었다.
추미애 전 장관은 "불로소득의 성격이 짙은 이 막대한 부동산소득은 도대체 누가 차지하고 있을까"라며 "부동산 부자, 투기꾼, 정치인, 공기업 임직원, 고위 관료, 대기업 관계자 등 다양한 사람들로 이뤄진 신흥 지주층"이라고 설명했다.
추미애 전 장관은 2019년 기준으로 개인 토지의 경우 상위 10%가 67.7%를, 법인 토지의 경우 상위 1%가 73.3%를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불로소득 경제 시스템이 고착화한 사회는 활력이 떨어지고 사회적 갈등이 심해져서 마침내 쇠락의 길로 갈 수밖에 없다"며 지대개혁이 시급한 과제임을 강조했다.
추미애 전 장관은 지대개혁을 위한 정책 방안으로 우선 "문재인 대통령의 뜻을 이어받아 토지공개념을 구체화하는 개헌 작업에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추미애 전 장관은 또 현재 0.1%대에 머물러 있는 부동산 보유세 실효세율을 0.5%까지 올리겠다고 설명했다.
추미애 전 장관은 "참여정부 당시에 부동산보유세 실효세율의 장기목표는 0.61%였다. 이는 당시 실효세율 수준에 비하면 4~5배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의 큰 뜻을 이어받아 보유세 강화 정책을 완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현재 실효세율이 1%인 미국에 비하면 절반 수준의 목표이지만 현재보다는 대폭 올리겠다는 것이다.
추미애 전 장관은 공시가격 현실화 목표도 제시했다. 현재 90%로 잡혀 있는 현실화 비율 목표는 하향 조정하겠다는 것이다. 추미애 전 장관은 여기에 더해 현행 종합부동산세를 장기적으로 국토보유세로 전환해, 이에 따른 세수 순증가분을 모든 시민들에게 사회적 배당금으로 되돌려주겠다는 구상도 발표했다.
추미애 전 장관은 "대한민국의 주권자로서 국토에 대해 평등한 권리를 가진 모든 국민에게 그 권리에 맞춰 배당금을 지급하는 것"이라며 "주식회사가 주식 수에 따라 주주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추미애 전 장관은 “제도를 잘 설계해 시행할 경우 전체 가구의 90% 이상이 순수혜 가구가 된다는 추계 결과가 이미 나와있다”며 “국토보유세를 징수해 지급하는 사회적 배당금은 내가 제안하는 ‘더블 복지국가’에서 보편적 복지의 근간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추미애 전 장관은 국토보유세 도입 외에도 "재벌·대기업 법인세 중과, 누진소득세, 상속세·증여세의 최고세율을 올리고 탄소세·빅데이터세 도입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추미애 전 장관은 또 “부동산 과세는 가능한 한 가액 기준으로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소위 '똘똘한 한 채' 형태의 새로운 투기를 조장하는 방안도 차단하겠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