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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중재법에 발끈한 국힘..'환생경제'에 비할까..
사회

언론중재법에 발끈한 국힘..'환생경제'에 비할까

정현숙 기자 eunjong5900@hanmail.net 입력 2021/07/29 17:42 수정 2021.07.29 18:32
이재명 "이준석, “노무현 정신을 호도하지 마라”..이준석 "언론중재법 노무현 정신과 어긋나"

건물주 "윤석열 씨가 헌법적 가치관이 파괴돼 출마했다는 말을 듣고 시민으로 분노했고 헌법적 가치인 개인의 자유를 말하려는 뜻"

[정현숙 기자]= 서울 종로구 한 골목 서점이 위치한 건물 벽면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를 풍자하는 '쥴리' 관련한 그림이 그려진 것을 두고 항의 시위와 지지 방문이 이어지면서 현장 못지 않게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비방'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우파삼촌' 등 극우 유튜버들이 쥴리 벽화 앞에 고 박원순 시장 아들 관련해 포스팅한 차량으로 가로막고 있다. 연합뉴스
'우파삼촌' 등 극우 유튜버들이 쥴리 벽화 앞에 고 박원순 시장 아들 관련해 포스팅한 차량으로 가로막고 있다. 연합뉴스

그림만 그려져 있을 뿐인 해당 서점과 커피점이 위치한 골목에는 정작 '우파삼촌tv' 등 일부 극우유튜버와 극우단체들이 차량까지 동원해 몰려들어 영업방해까지 하는 지경이다. 이들은 그림을 가로 막는 등 시위에 나서고 있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으며 시민들과 충돌까지 우려되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29일 서점 관계자에 따르면 그림이 그려진 것은 2주전이다. 해당 그림이 딴지일보와 SNS에 공유되면서 '성지순례' 등으로 구경하는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하지만 그림에 불만을 품은 우파쪽 사람들이 차량을 끌고 와 골목길을 막아섰고 밤새 골목에 차를 세워두고 영업방해를 했다고 한다.

언론에서는 이들을 보수유튜버로 칭하고 있지만 대부분 진보 인사들을 따라다니며 행패를 부리는 수구유튜버들로 알려져있다.

한 시민은 “대권 후보로 나선 사람들은 국민들로부터 엄중한 검증을 받을 의무가 있다”라며 “사람들 집결해 불법 주차하고 벽화 사진도 못 찍게 한다. 불법 집회가 아니고 뭔가”라고 직격했다.

'적폐청산시민연대' 신승목 대표는 이날 SNS를 통해 종로경찰서와 종로구청에 불법주차 및 방역수칙 위반 신고 완료했다고 전했다.

그는 "김건희(김명신) 벽화가 그려진 서울 종로구 홍길동 중고서점 앞에서 헛짓거리 하는 극우 유튜버 '우파삼촌tv' 김기환 등 기다려라. 일단 경찰서와 구청에 신고했고, 현장에 가서 법적으로 상대해주마"라고 글을 올렸다.

보도에 따르면 건물주는 지인을 통해 이날 해당 서점에서 당사자의 의중을 전했다. 그는 "윤석열 씨가 헌법적 가치관이 파괴되어 출마했다는 말을 듣고 시민으로 분노했고, 헌법적 가치인 개인의 자유를 말하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쥴리’에 정치적 의미를 담은 게 아니라 ‘표현의 자유가 진정한 헌법적 가치’라는 상징적 의미에서 화두를 던진 것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내일 ‘통곡의 벽’이라고 적힌 현수막도 내건다고 한다”라며 “벽화는 보존하는 대신 마음껏 표현의 자유를 누리길 바란다는 마음이라고 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상점 앞에서 노래를 틀고 춤을 추며 1인 시위를 벌이는 '우파삼촌tv'로 짐작되는 트럭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아들의 병역관련 의혹을 문제 삼는 게시물을 잔뜩 붙여놨다. 해당 유튜브를 진행하는 김기환 씨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씨가 인턴으로 근무하는 한일병원 앞에서 27회 시위 및 방송으로 업무방해한 혐의와 정경심 교수 재판을 따라다니며 상습적으로 모욕한 인물로 알려졌다.

그뿐만 아니라 일본대사관 소녀상 옆에서 일장기 들고 매국행위를 자행하고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을 알리는 수요집회 방해와 소녀상 앞, 소녀상지킴이들이 살인위협을 느낄 정도로 차량을 몰고 돌진해 급기야 '적폐청산연대'가 지난 7월 8일 경찰청에 고발한 인물이다.

이런 만행이 종로 가게 앞에서 자행되는 가운데 김근식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을 비난하는 친문 인사는 종로 한복판에 억지스러운 '사유지의 횡포'를 자행하고 있다"라고 건물주인 서점 대표에게 날을 세웠다.

그는 "바로 옆 건물에 스피커를 달아 이재명 지사의 형수 욕설을 계속 틀고 벽에 여배우 스캔들을 풍자하는 벽화를 그리면 뭐라고 할까. 야당 지지자들은 그따위 추잡하고 더러운 짓은 하지 않는다...수준이하의 대깨문들일 것"이라고 힐난했다.

국힘 대선후보로 나선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벽화와 관련해 이날 페이스북에서 "종로 어느 거리에, 윤석열 후보의 가족들을 비방하는 벽화가 걸렸다는 뉴스를 접하고 정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라며 "저질 비방", "정치폭력", "표현의 자유를 내세운 인격 살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의 거센 비난을 두고 네티즌들은 관련 기사에 "이게 세상 인심이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어찌 가릴까"라며 '환생경제'를 소환시켰다. 지난 2004년 국힘의 전신 새누리당은 노무현 대통령을 환생경제 라는 연극으로 대놓고 성적인 욕설로 비하했다. ‘환생경제’ 주인공 노가리 역은 주호영 의원이 맡았다.

노무현 당시 대통령을 ‘술 퍼마시고 마누라 두들겨 패고, 가재도구를 때려 부수는' 무능한 가장인 '노가리'로 묘사했다.
노무현 당시 대통령을 ‘술 퍼마시고 마누라 두들겨 패고, 가재도구를 때려 부수는' 무능한 가장인 '노가리'로 묘사했다.

이준석 국힘 대표는 윤석열 부부와 관련한 여론의 반응과는 딴판의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이 선거 캠프를 통해 부인 김건희 씨 동거설에 형사고발로 대응한 것을 두고 "굉장한 자신감이 있다고 보여진다"라며 "사실 관계에 따라 대응하면 이것은 지지율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힘은 28일 더불어민주당이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소위에 통과 시킨 것을 두고서는 "대선을 앞두고 유리한 언론환경을 조성하려는 정치적 속내"라며 반발했다. 강민국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해외 어디에도 없는 '언론재갈법' 처리를 당장 멈추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준석 대표는 "노무현 정부의 계승자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경직된 언론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것인가. 이번 개정안이 언론 다양성을 추구한 노무현 정신과 어긋난다"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의 발언을 두고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허위·조작보도 등 '가짜뉴스'에 대해 언론사에 징벌적 손해배상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조치"라며 "노무현 정신을 호도하지 말라"고 일갈했다.

그는 "언론은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기둥"이라며 "그러나 일부 언론은 가짜뉴스 생산, 사실 왜곡 등 언론 본연의 역할을 망각하고 있다. 그래서 저는 징벌적손해배상제도가 필요하다 주장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가짜뉴스에 관용을 베풀기엔 그동안 국민이 입은 피해가 너무 크다"라며 "국민의힘 전신 정당이 집권하던 시절, 세월호의 진실은 가짜뉴스에 묻혔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에도 가짜뉴스의 영향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엉뚱한 논리로 노무현 정신을 훼손하지 않길 바란다. 언론사 징벌적손해배상제가 노무현 정신이다"라고 덧붙였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도 “노무현 대통령이 왜 어떻게 어떤 자들에 의해 죽음으로 내몰렸는지 모르는가. 치떨린다”라며 “노무현 정신과 정 반대의 철학을 가진 정당에서 감히 노무현 정신을 입에 올리지 마시라”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사회운동가 황희두 씨는 SNS에서 ['선택적' 노무현 정신이 화나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과거 환생경제, 경포대 따위 주장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실컷 조롱했던 당의 대표가 노무현 정신을 운운하니 기가 찰 따름이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요즘 레임덕 없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내부 갈라치기를 시도할 때 뜬금없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소환되기도 한다"라며 "심지어 민주당 내에서도 필요할 때만 '선택적'으로 노무현 정신을 언급하는 분들이 계신데 이러한 분들께 저는 묻고 싶다"라고 억하심정을 털어 놨다.

이어 "도대체 본인들이 주장하는 '노무현 정신'이 뭔가?"라며 "여러 가치와 철학들이 있지만 특히 언론 개혁을 향해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얼마나 뚜렷한 소신을 가지고 몸소 실천해오셨는지 조금만 찾아봐도 수두룩하게 나온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과정들을 전부 건너뛰고 특히 '협치', '타협' 주장할 때 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소환하는데 정말 비겁한 행동이라 생각한다"라며 "앞으로도 '노무현 정신'이 선택적으로 이용되거나 왜곡되지 않도록 최대한 사색하고 공부하고 토론하며 가치와 철학을 이어가도록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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