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120시간 노동'하면서 '부정식품이나 먹는' 그런 나라를 만들려는 것인가?"
우원식 "잘 나가던 검찰이었던 저 사람의 눈에는 국민은 개돼지로 보이나"
[정현숙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달 19일 매일경제와의 '불량식품' 인터뷰 발언이 뒤늦게 알려져 시민사회와 여권의 집중 비판을 받고 있다. 당시에는 '주 120시간 노동' 발언만 조명됐지만 이후 매경 유튜브에 올라온 부정식품 발언이 주말에 입소문으로 퍼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윤 전 총장의 입에서 나오는 한마디 한마디가 모두 '뇌관'이라는 비아냥이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로 나선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국민의힘에 입당해 경쟁할 윤 전 총장의 '부정식품' 발언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 지사는 2일 자신의 SNS로 '윤석열 후보님, 독약은 약이 아닙니다'라는 제목으로 "부정식품이라는 것은, 없는 사람은 그 아래 것도 선택할 수 있게 더 싸게 먹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이거 먹는다고 당장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고."라는 윤 전 총장의 발언을 그대로 인용하며 말문을 열었다.
이 지사는 "어안이 벙벙하다. 윤석열 후보님이 신자유주의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을 인용하면서 한 이 발언을 보고 제 눈을 의심했다"라며 충격을 표했다.
그는 "G-8의 국력을 인정받는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가난한 사람들은, 부정식품 그 아래 것이라도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라며 "국가의 기본책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으로 국가는 모든 국민에게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가 안정적으로 공급되도록 해야 한다"라고 질책했다.
이어 "경기도뿐 아니라 모든 지자체가 지향하는 방향이고, 국가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며 "윤 후보님이 생각하는 국가의 역할은, 없는 사람들에게 부정식품 그 아래 것이라도 선택해서 먹을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주는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건강, 위생, 안전, 생명이라는 국민의 기본권이 빈부에 따라 차별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것이 윤 후보님이 강조하는 공정인가"라며 "윤 후보가 대통령으로 만들고자 하는 나라는 도대체 어떤 나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라고 거듭 꾸짖었다.
그는 "없는 사람들은 '주 120시간 노동'하면서 '부정식품이나 그 아래 것을 먹는' 그런 나라를 만들려는 것인가"라며 "정치한다고,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은 우리 청년들이 돈이 없어 불량 사과를 먹을 수 있는 선택의 자유를 갖게 하는 것이 아니다. 아무 때나 싱싱한 과일을 걱정 없이 먹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햐~ 저사람! 참~~잘 나가던 검찰이었던 저 사람의 눈에는 국민은 개돼지로 보이는가 보다!!"라며 "저런 사람의 눈으로 보면, 대통령은 황제나 히틀러로 보인다고 하던데~~!!정말 대통령 하고 싶겠다!! 요즘 매일 낮 술 하던데, 설마 술 먹고 인터뷰한 건 아니겠지!!"라고 꼬집었다.
대한약사회 부회장 역임한 류영진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도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식약처장 지낸 사람으로 윤석열 발언은 참으로 황당하다"라며 "식품은 식품위생법에 따른 위해 기준을 정하고 관리한다 영업장 시설기준과 위해물질 관리기준을 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한 결과 대한민국은 5점 만점에 5점으로 식품관리 일등 국가다. 참고로 미국은 4점이다. 선무당이 사람잡겠다"라고 꼬집었다.
전우용 역사학자는 "옛날에는 사람이 먹을 수 없는 ‘식품’을 개돼지에게 줬다"라며 "한국인들에게 ‘개돼지’를 하나로 묶는 언어 습관이 생긴 건 이 때문이다. 윤석열씨가 '없는 사람들은 부정식품 이하라도 싸게 사 먹을 수 있게 해줘야'한다고 주장했다. ‘없는 사람은 개돼지’라는 자기 생각을 이보다 간단명료하게 표현하기도 어려울 거다"라고 힐난했다.
윤 전 총장은 인터뷰에서 "돈 없는사람들은 부정식품 싸게 먹을수 있는 자유줘야한다. 식품 위생규제가 너무 심하다"라고 했다. 또한 항암제와 관련해서도 "미국의 FDA의 그 의학 규제 같은 것도 너무 과도하다. 아니 당장 암에 걸려서 죽을 사람은 신약이 나오면은 그 3상 실험하기 전에도 아 내가 먼저 쓰겠다고 하면 그래 쓸 수 있게 해줘야 되는 거 아닌가"라고 발언했다.
아무리 암환자지만 어떤 부작용이 있을지 모르는 임상 중인 신약을 투약하자는 무책임한 주장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주 120시간 노동'에 이어 '돈 없는 사람은 부정식품도 먹을수 있게 해야 한다' '의학 규제도 풀어야 한다"라는 윤 전 총장의 발언에 대해 만세부르며 좋을 건 관련 기업밖에 없다는 비판이 온라인 상에 퍼지고 있다.
과거 부정식품을 살상식품으로 규제한곳이 검찰인데 그런 집단에서 검찰총장까지 지낸 사람의 발상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다. 한 국가를 책임지는 자리인 대통령 후보로 나선 윤 전 총장의 이같은 발언은 전문가의 조언도 도외시해 독단적인 정책을 남발할 수 있어 위험하기 짝이 없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기업에 걸거적 거리는 규제는 무조건 없애자는 윤 전 총장의 사고방식은 시민은 안중에 없는 그의 '친기업 정서'를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