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스스로 말한 것처럼 '패가망신'까지 하면서 이 길로 들어왔으면 기본은 하라"
이재명 측 "무법자처럼 활보..입만 열면 법과 원칙 외치면서 방역수칙은 무시하나"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2일 하루 동안 같은 당 의원 103명의 사무실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사전신청을 하지 않은 곳에도 이동을 했기 때문에 국회 방역수칙을 위반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3일 국회 보좌진 익명 게시판 페이스북 '여의도 옆 대나무숲'에는 윤 전 총장의 국회 방역수칙 위반을 지적하는 글이 올라왔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되면서 하루 전에 의원실로부터 미리 방문자의 인적사항을 접수 받는데,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출입증이 절대 배부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익명의 작성자는 "대통령 후보는 방역수칙 위반해도 되나?"라면서 "사전신고도 없이 어제 윤석열 전 총장과 그 일행 10여명이 한꺼번에 몰려다니면서 그냥 103명의 국회의원 방을 다 돌았다”라며 "하는 거 보면 아직도 초선 국회의원보다 못한 아마추어 같다"라고 힐난했다.
작성자는 "모르고 했는지, 아니면 알고도 그냥 강행한 건지 모르지만 명백한 코로나 국회 방역수칙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작성자는 "3층의 어느 의원실을 방문하기로 하고 출입증을 교부 받았다면 그 방문자는 3층 이외에 4층이나 5층 등 다른 층으로 이동은 불가능 하다"라며 "4층에 가려면 4층에 있는 의원실 출입증이 있어야 하고, 5층에 가려면 5층에 있는 의원실 출입증이 별도로 있어야만 가능하다"라고 지적했다.
작성자는 또 " 함께 다닌 10여 명 중에 한 분이라도 코로나 확진자나 밀접접촉자가 있다면 국회 의원회관 103명의 방은 전부 셧다운 되어야 한다"라며 "검찰총장 할 때하고 정치하고는 다르다"라고 비판했다.
윤 전 총장 측은 이와 관련해 "체온 측정 등 일반적인 방역 수칙은 지켰지만 국회 내 수칙을 엄격히 지켜지지 못했다"라고 했다.
4일 더불어민주당의 대선주자로 나선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은 "윤 전 총장이 지난 2일 의원회관을 무법자처럼 활보했다"라며 "윤 전 총장은 '1일 1망언'도 모자라 '1일 1위법'에 나섰냐"라고 힐난했다.
이 지사 캠프 이경 대변인은 논평에서 "윤 전 총장은 신고 없이 일행 10여명을 대동해 국민의힘 의원실 103곳을 누비고 다녔다. 방역수칙 위반"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변인은 "지난달 국회의원과 국회 전 직원 2000여 명이 국회 운동장에서 이틀에 걸쳐 전수검사를 받았다. 국회 기자실은 아직도 폐쇄상태"라며 "국민들은 코로나로 고통받고, 방역현장의 의료진들은 폭염속에서 얼음팩으로 버티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입만 열면 법과 원칙을 외치던 윤 전 총장에게 방역수칙은 무시해도 되는 규정이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민은 법 아래에, 윤 전 총장 본인은 법 위에 있다는 생각이 아니라면, 방역수칙 정도는 위반해도 된다는 것이냐"라며 "상상을 초월하고 끔찍하기까지 한 망언들을 쉬지 않고 쏟아내고 있는 윤 전 총장이 '1일1망언'도 모자라 '1일1위법' 행보에 나선 것이 아니길 바란다"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역시 민주당 대선주자인 김두관 의원은 <방역수칙에 더 민감해야 할 대선후보> 제목으로 이날 SNS에서 "스스로 말한 것처럼 '폐가망신'까지 해가면서 이 길로 들어왔으면 기본은 하고 가셔야 그나마 덜 망신을 사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그는 "103명 의원 모두가 하루 전 모든 의원실 방문을 사전 접수하지 않은 한 이번 방문은 명백한 방역수칙 위반"이라며 "검사시절이야 세상 무서운 것이 없었으니 그런 걱정을 안했겠지만 지금은 선관위에 신고한 대통령 예비후보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김 의원은 "그러다가 일행 중 한 명이라도 코로나19를 옮기면 어떡하시려고 그러는가?"라며 "제발 상식과 규칙을 지키는 대선 후보가 되시라. 국회는 왕처럼 마음대로 휘젖고 다니던 대검청사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방역법 위반으로 신고를 해도 모자랄 일이고 10여명이 우르르 전 층을 돌며 자당 국회의원들을 만났다는 사실 자체는 국회 방호가 아예 작동하지 않는다는 말이기도 하다"라며 "사실 국회 방호과 직원들이 무슨 잘못이겠나? 윤석열 후보가 그러고 다니면 피해는 죄없는 다른 사람들에게 넘어간다는 말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런 국회 내 방역수칙이 대통령 후보 앞에서 무력화된 것에 정의당은 유감을 표명한다”라며 “특히 앞서 최재형 후보의 경우 의원실 별로 허가를 받은 사실을 보았을 때 윤석열 총장의 행보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방역수칙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이날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원래 외부인이 청사에 출입할 때는 2인까지 사전신청을 받고 있다”라고 했다.
해당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국민의힘 측에서 사전신청을 했는데 윤 후보와 수행인력인 외부인은 2인이 넘었다. 이에 사무처에선 2인까지만 출입이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윤 후보가 캠프 수행원들과 함께 지난 2일 방문했고 사무처 측에선 2인 이상은 어렵다고 안내했지만 국힘 측에서 정당의 정식행사라며 강하게 의원회관 방문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한편, 4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팬클럽이 '쥴리 벽화'로 논란을 낳았던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한 중고서점 건물주 여모씨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윤석열 팬클럽 '열지대'는 이날 중고서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쥴리 벽화를 그리도록 지시한 서점 건물주를 명예훼손·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