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승은 기자 ] =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9일 열린민주당과의 통합을 공개 제안했다. 이에 같은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당내 개혁파 의원인 정청래 의원이 화답했다. 

추미애 전 장관은 9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내년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보수대연합이 이뤄지고 있다"며 "윤석열, 최재형까지 국민의힘에 입당하고 안철수의 국민의당과도 합당 논의가 진행 중에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추미애 전 장관은 "소위 ‘제3지대’ 소멸은 예정된 수순이고 민주당으로서는 박빙의 싸움을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라며 "연일 윤석열, 최재형이 보여주는 기행과 만행에 가까운 행보에 우리 안의 경계심을 늦추거나 상황을 안일하게 인식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추미애 전 장관은 "본선은 그리 만만치 않다. 우리끼리라도 똘똘 뭉쳐야 겨우 이길까 말까 한 상황"이라고 경고하며 "더욱 중요하게는 불과 1년 여 전에 한 식구였던 열린민주당과의 통합을 열린 자세로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추미애 전 장관은 "열린민주당 지도부와 당원들은 문재인정부의 탄생과 촛불민주주의를 함께 이뤄낸 동지들"이라며 "특히 저에게는 더불어민주당 동지들과 함께 검찰개혁 과정에서 잊을 수 없는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신 고마운 분들"이라고 강조했다.

추미애 전 장관은 "개혁의 험난한 여정에서 열린민주당 동지들은 너와 내가 없었고, 우리는 결국 하나가 되어 마침내 개혁을 완수할 것이라는 자긍심을 보내주셨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추미애 전 장관은 지난 5월말 '열린민주당TV' 10만 구독 특집에 출연해 최강욱 대표 등과 대담을 나눈 바 있다. 

추미애 전 장관은 송영길 지도부를 향해선 "책임 있는 자세로 열린민주당과의 통합에 나서 달라. 검찰개혁, 언론개혁 등 정책연대부터 시작해도 좋다"고 요청했다.

추미애 전 장관은 당내 대선주자들을 향해선 "열린민주당과의 통합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함께 소리 내어달라"며 "우리 안의 싸움이 아니라 성 밖에 몰려든 수구보수세력들의 악착같은 정권탈환의 기세를 꺾어 버릴 드높은 의지를 천명해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추미애 전 장관은 특히 당내 대선주자들을 향해 "만약, 아직도 서로에게 겨눌 비난의 화살이 남아 있다면 저에게 쏘라. 제가 모두 받겠다. 그 어떤 아픔도 분열보다, 패배보다 아프지 않을 것"이라며 살신성인하겠다는 자세도 보였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추미애 전 장관의 제안에 이날 페이스북에서 "시의적절하고 좋은 제안"이라며 화답했다. 그는 "열린민주당은 촛불혁명을 계승하고, 문재인 정부의 개혁을 적극 지원해온 촛불 동지, 민주당 동지"라며 "국회에서 야당의 반개혁 시도에 맞서 입법연대, 정책연대, 개혁연대를 실천해왔다"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지사는 "무엇보다도 국민들께서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을 한 식구로 생각하고 계시다"며 "개혁세력이 하나되어야 반개혁 반촛불 세력에 맞서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지사는 "양당 지도부가 조속히 만나 통합 논의를 시작하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정청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은 한 뿌리"라며 "하루 빨리 합치는 것이 최상의 길"이라고 환영했다. 정청래 의원은 "만사불여튼튼이다. 대선을 위해서는 더욱 그러하다"며 "당원과 지지자들도 원한다. 당 지도부가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앞서 양당 간 통합은 열린민주당 창당에 앞장섰던 정봉주 전 의원이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하며 지난 2월 공개적으로 언급한 바 있고, 이후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였던 우상호 의원과 “통합을 전제로 한 후보 단일화에 합의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