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담 제조기 최재형'이 아니라 '거짓말 제조기 최재형'의 실체 드러나"
"조부와 부친의 애국 행적을 강조하고 그것을 이용한 거짓말이 문제"
[정현숙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 대선주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과거 지역 선관위원장을 맡았던 선거법 전문가라는 이력을 소개하며 선관위와 수사기관은 최 전 원장의 선거법 위반과 관련해 법 앞에 평등 실현 책무가 있는 만큼 선관위의 신속한 결론을 촉구했다.
김용민 최고위원은 11일당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최 전 원장이 대구 서문시장에서 마이크를 이용해 발언했다가 선거법을 위반한 것을 두고 "경우에 따라서는 피선거권이 박탈될 수도 있다"라고 맹공했다.
김 위원은 “최재형 예비후보의 선거법위반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최 후보는 명백히 현행법을 위반한 것이다. 상황이 커지자 거짓 해명을 했다가 곧바로 들통났다”라며 “국민을 아주 우습게 알고 거짓을 입에 달고 사는 오만함을 보여주는 행태다. 정치초보 정치연습생이라기에는 현행법 위반이 엄중하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최재형 후보가 판사로 재직했던 시절 동일한 사건을 재판했다면 당연히 유죄를 선고했을 것”이라며 "선관위, 수사기관은 법 앞에 평등 실현해야 할 책무 있고 모두가 지켜보고 있으니 신속 결론 내길 바라며 사법처리와 별도로 최 후보는 국민에게 책임지는 모습 보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은 “현행법도 우습게 여기며 지키지 않고, 걸리면 거짓말로 회피하는 태도는 초등학교 선거에서조차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힐난했다.
강병원 최고위원은 "최 전 원장이 최소한의 인간적인 도리마저 포기했다"라며 "'미담 제조기 최재형'이 아니라, '거짓말 제조기 최재형'의 실체 역시 드러났다"라고 일침했다.
그는 "명백한 선거법 위반에 대해 최 후보 측은 부랴부랴 '유감이다. 누군가 건네준 마이크를 사용했다'라고 명백하게 거짓말을 했다. 마이크를 건넨 사람은 단순 지지자, 신원 미상의 지지자가 아니라 최재형 캠프의 상황실장인 김영우 전 의원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본인 스스로 '법치를 회복할 적임자'라고 한 분 아닌가? 선관위원장까지 했던 분"이라며 "현장에서 마이크를 넘겨준 김 전 의원은 3선 출신의 국회의원이다. 최 후보 뒤에 있던 캠프의 전략총괄본부장인 박대출 의원 역시 3선 현역 의원이다. 선거법을 모르고 싶어도 모를 수 없는 분들이다. 누가 봐도 국민 앞에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대선 후보면 선거법 정도는 가볍게 무시해도 된다고 여기는 모습에 등골이 서늘해진다"라고 쏘아붙였다.
강병원 위원은 또 최 전 원장 조부 관련 친일 논란에 대해서도 맹비판했다. 그는 "최 예비후보가 문재인 대통령의 선대 조상을 두고 친일파라고 언급했다"라며 "이는 윤석열 대체재의 한계에 이르자 이걸 뛰어넘고자 극우 보수층에게 적극 구애 전략을 펼치면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승만을 헙법 가치를 가장 잘 지킨 대통령으로 추앙하고 국정농단으로 탄핵 당한 박근혜 사면을 애타게 촉구하는 꼴이 꼭 전광훈과 어울리는 극우 아스팔트 부대원 같다"라면서 "출마를 선언하고도 준비 안돼 공부하겠단 사람이 정치권 악습과 구태는 어찌 이리 빨리 흡수하는지 놀랍다. 대선후보인지 무뢰한인지 헷갈릴 정도"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최 전 원장이 조부의 허위 독립유공자 관련 의혹을 물타기 하려 거짓까지 동원해 대통령을 모욕하는 사람, 법을 가벼이 여기는 사람을 지도자로 볼 국민은 없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전혜숙 최고위원은 "문제는 (최 전 원장) 조부와 부친의 행적이 아니다"라며 "조부와 부친의 애국 행적을 강조하고 그것을 이용한 거짓말이 문제"라고 했다. 이어 "대통령에게 망언을 내뱉는 일이 극우 보수의 인기를 얻는 것으로 생각한 조잡한 정치는 그만하라"라고 비판했다.
앞서 최 전 원장 측은 일제강점기에 면장을 지낸 증조부와 일제에 국방헌금을 헌납한 조부에 대한 친일 의혹이 제기되자 이를 반박하는 과정에서 "특정 직위를 가졌다고 해서 친일로 정의할 수는 없다"라며 "그런 식이라면 흥남에서 농업계장을 한 문 대통령의 부친도 친일파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최 전 원장이 언론법 개정안 통과를 반대한 것관 관련해서도 "국회 앞에서 언론법 철폐를 주장하며 1인 시위를 하며서 법이 통과되면 내년 대선 절차에 있어 언론 자유 제약을 받을 것이 우려된다고 했다"라며 "그런데 최재형은 언론사 의혹 보도에 대해 고 최병규를 폄훼하고 가족 명예를 훼손하기 위한 의도성이 의심된다고 이율배반적으로 얘기하고 있다"라고 반박했다.
김영배 최고위원은 SNS를 통해 “마이크를 건네줘서 불법을 저질렀다는 해명 하루 만에 적극적으로 마이크를 찾아 사용한 정황이 확인됐다”라며 “지역 선관위원장을 역임한 분이 불법인지 몰랐다는 것도 석연치 않은데, 그 해명마저 책임 회피와 거짓 일관”이라고 질책했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가 휴가를 떠난 송영길 대표를 대신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판사 출신인 최 전 원장은 2012년 9월부터 2014년 2월까지 대전지방법원장과 대전시선관위원장을 겸직했다.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는 10일 최 전 원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를 두고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최 전 원장은 공개 장소에서 마이크를 잡고 "여러분, 이 정권에서 너무 힘드시죠. 정권교체, 최재형이 반드시 이뤄내겠습니다. 여러분 밀어주십시오. 정권교체 이뤄주십시오. 지지해 주십시오"라고 발언했다.
공직선거법 제59조 4호는 선거운동 기간이 아닌 때 확성 장치를 사용한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다. 차기 대선의 선거운동은 2022년 2월15일부터 선거일 전날인 3월8일까지에 국한되어 있다.
앞서 최 전 원장 측이 선거법 위반을 부인하면서 거짓 해명을 한 정황이 카메라에 잡혔다. 지난 9일 선거법 위반을 지적하는 언론 보도가 나가자 최 전 원장 측은 마이크를 사용한 연설은 인정하면서도 '누군가 건넨 마이크를 이용해 우발적으로'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당시 상황이 찍힌 유튜브 영상을 확인한 결과 최 전 원장 측에서 적극적으로 마이크를 찾았다.
지난 6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촬영한 당시 화면을 보면 첫번째 마이크 연설을 위해 캠프 상황실장인 김영우 전 의원이 최 전 원장에게 마이크를 건넸고 두번째 마이크 연설을 위해 캠프 전략총괄본부장인 박대출 의원이 또다시 최 전 원장에게 마이크를 건네는 장면이 고스란히 찍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