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윤석열, 토론이 그렇게 겁이 나면 지금 드랍(사퇴) 하라”

[정현숙 기자]= 국민의힘 지도부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의 토론회 반발로 오는 18일과 25일 두 차례 진행하기로 했던 대선주자 토론회를 전격 취소하고 비전발표회로 대체하기로 결정했다. 당대표가 지지율 높은 대선주자에 속수무책 무릎을 꿇은 양상이다.

국힘 최고위원회는 17일 오전 비공개회의에서 2시간 가까운 격론 끝에 양일간 예정됐던 토론회를 25일 단 하루 비전발표회로 대체하기로 했다. 최고위는 대선 경선 선거관리위원회를 오는 26일 출범하기로 했다.

그동안 토론회 개최를 두고 애초부터 토론회를 탐탁지 않게 여겼던 윤 전 총장 측과 이 대표의 갈등이 고조되자 또 다른 대선주자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이 대표를 측면 공격했다. 또한 당내에서는 김재원 최고위원과 권성동, 정진석 등 고참 친윤 의원들이 합세해 연일 이 대표를 향한 파상 공세를 펼치면서 리더십이 무너지는 모양새다. 이들 중 일부는 당내 경선을 하지 말고 윤 전 총장을 추대하자는 목소리까지 나온다는 전언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오전 공개 최고위 회의에서 이례적으로 모두발언을 생략했다. 윤 전 총장과의 갈등이나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 합당 무산으로 인해 당 안팎에서 비판을 받는 사면초가에 빠지면서 부담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풀이가 나왔다.

홍준표 "당내 상황을 보면 '뻐꾸기 둥지위로 날아간 새'라는 영화가 생각난다"

같은 날 온라인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한 국힘의 대선주자 홍준표 의원은 윤석열·최재형 대선 경쟁자에 대해 “여당으로서는 자기 진영을 배신한 사람으로 백번 양보해서 대통령이 된다고 한들, 민주당에서 그냥 두겠나”라고 두사람을 직격했다. 설사 이들이 집권을 하더라도 여소야대 국회에서 '협치'를 끌어낼 수 없다고 내다 본 것이다.

홍 의원은 이날 비대면 출마회견에서 특히 윤 전 총장이 토론에 관련해 난색을 보이는 것을 두고 “26년 만에 처음 보는 어처구니없는 경우”라며 “토론이 그렇게 겁이 나면 지금 드랍(사퇴) 하라”라고 몰아붙였다.

그는 “토론회에 나오는 것을 겁내고 회피하면서 어떻게 대선후보를 하려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토론을 안 하려고 당 대표를 흔드는 것은 참 딱하다”라며 “26년 검찰 사무만 하신 분이 '날치기 공부'를 해서 대통령 업무를 맡을 수 있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라고 평가절하했다.

홍 의원은 또 "경선국면에서 경선하지 말고 추대를 하자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당내) 검증을 네거티브, 내부총질이라고 한다"라며 "당 대표를 흔드는 그 자체가 내부총질"이라고 윤 전 총장을 무조건 옹호하면서 추대 형식으로 경선 없이 앉히려는 친윤 인사들을 매섭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여의도(국회)에서 미우나 고우나 26년간 토론하고, 싸우고, 협상해왔다"라며 자평하며 협치에 자신감을 표했다.

홍 의원은 윤석열 전 총장을 다른 새의 둥지를 훔쳐 알을 낳고 주인 행세를 하는 뻐꾸기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요즘 당내 상황을 보면 뻐꾸기 둥지위로 날아간 새라는 옛날 영화가 생각난다. 참 어이 없는 당내 상황 이다"라고 짚었다.

홍 의원은 16일 페이스북에서 "알에서 깨어난 뻐꾸기 새끼는 제일 먼저 남의 새 둥지 알을 밀어 내어 떨어 트리고 자기가 그 둥지 주인 행세를 한다"라며 "그 둥지의 어미새는 뻐꾸기 새끼가 자기 새끼인줄 알고 키우지만 다 큰 뻐꾸기 새끼는 다른 둥지로 날아가 버린다"라고 토사구팽을 암시하기도 했다.

15일 게시글에서는 지금은 구속됐지만 윤 전 총장의 장모가 '검사 사위 찬스'로 법망을 피했다고 팩폭하며 토론을 회피하는 것을 꼬집었다.

홍 의원은 "사깃꾼들끼리 모여 한사람에게 책임면제 각서를 써주면서  그사람을 그 집단에서  빼주었다고 해서 그걸 근거로 처음에는 어처구니 없게도 경찰로부터 입건도 되지 않았고 든든한 사위 덕에 불구속 기소되어 법정 최저형 봐주기 구형을  받았으나 법원의 준엄한 판단으로 구형된 그 형과 똑 같이 실형을 선고 받아 법정구속 되고 봐주던 검찰이 뒤통수를 맞았다면 그 사건은 누가 보더라도 검찰이 봐주기 수사를 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공정과 상식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나아가 이제와서 당내 경선에서 토론조차 회피하는 것이 공정과 상식인가?"라며 "그런 어이 없는 갑질 논리는 검찰총장일때나 하는 거다. 지금은 전국민의 심판대에 올라선 대선 예비후보다. 그만 떼 쓰라. 토론 회피하지 마시라. 토론때 보자"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