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뉴스프리존]박나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홍범도 장군의 귀환은 어려운 시기,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위기극복에 함께하고 있는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에게 큰 희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홍범도 장군 유해 안장식 추모사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장군이 고향 흙에 흘린 눈물이 대한민국을 더 강하고 뜨거운 나라로 이끌어줄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대첩을 이끌었던 독립전쟁의 영웅, 대한독립군 총사령관 홍범도 장군이 오늘 마침내 고국산천에 몸을 누이신다”며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 101주년, 장군이 이역만리에서 세상을 떠나신 지 78년, 참으로 긴 세월이 걸렸다”고 언급했다.
이어 “홍범도 장군의 유해봉환을 위해 적극 협력해주신 카자흐스탄 정부와 고려인 동포 여러분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장군을 이곳에 모시며 선열들이 꿈꾸던 대한민국을 향해 끊임없이 전진할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한다”고 밝혔다.문 대통령은 “선조들의 고난을 뒤돌아보며 보란 듯이 잘사는 나라, 누구도 넘보지 못하는 강한 나라, 국제사회에서 존중받는 나라를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우리 스스로 우리를 존중해야 한다. 우리의 독립운동사를 제대로 밝히고 독립유공자들과 후손들을 제대로 예우하는 것이 그 시작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범도 장군, 고국서 영면…대전현충원에 유해 안장
독립군가 연주로 유해 맞이하며 안장식 시작…하관 후 한·카자흐 흙 함께 뿌려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대첩을 이끌었던 독립전쟁의 영웅 홍범도 장군이 고국 땅에서 영면했다.
광복절 카자흐스탄에서 봉환된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18일 오전 10시 30분 대전현충원 독립유공자 제3묘역에 안장됐다. 홍범도 장군이 별세한 지 78년 만이다.
안장식에는 문재인 대통령 내외를 비롯해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을 위해 카자흐스탄을 찾았던 특사단, 정당 대표, 국방부 장관, 각군 참모총장, 해병대사령관, 홍범도함장 등이 참석했다. 광복회장, 여천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남양 홍씨 문중 대표, 대한고려인협회장과 고려인들도 자리를 함께 했다.
안장식은 국민대표 자격으로 특사 임무를 수행한 조진웅 배우의 사회로 카자흐스탄 현지 봉환 추진 영상 상영, 유해 입장, 개식, 국민의례, 헌화·분향·묵념, 장군 일대기 영상 상영, 문 대통령 추모사, 국민 감사 영상 상영, 추모 공연, 유해 운구 및 하관, 문 대통령 내외 허토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16~17일 이틀간 대전현충원 현충관에 임시 안치됐던 홍범도 장군의 유해는 영정을 모신 남양 홍씨 문중 대표를 선두로 국방부 의장대에 의해 독립유공자 3묘역으로 이동했다. 국방부 군악대는 일제강점기 독립군들이 조국의 광복을 염원하며 즐겨 부르던 독립군가 연주로 유해를 맞이하며 식이 시작됐다.
이날 헌화를 위한 추모 화환은 카자흐스탄의 추모화인 카네이션과 우리나라 추모의 상징인 국화를 함께 활용해 제작, 카자흐스탄 고려인 사회의 정신적 뿌리로 자리매김했던 홍범도 장군을 추모하는 데 의미를 더했다.
드라마 ‘미스터선샤인’에 수록된 노래 ‘바람이 되어’를 가수 하현상이 부르는 추모공연을 끝으로 추모를 마치고 묘소로 옮겨진 유해는 국방부 의장대에 의해 관포 태극기가 해체됐으며, 이 태극기는 특사단 자격으로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모셔온 우원식 여천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이사장에게 전달됐다.
유해 하관 후 문 대통령 내외는 지난 17일 오전 홍범도 장군 훈장 추서식에서 카자흐스탄 토카예프 대통령으로부터 전달받은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 현지 홍범도 장군 묘역의 흙을 대한민국의 흙과 함께 허토하며 안장식을 마무리했다.
한국과 카자흐스탄 양국은 카자흐스탄에 남아 있는 홍범도 장군의 묘역 역시 지속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협조해 고려인 사회의 정신적 명맥을 이어나가는 데도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다음은 문 대통령 ‘홍범도 장군 유해 안장식 추모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3·1 독립운동의 정신 위에서 수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는 1920년을 ‘독립전쟁의 원년’으로 선포했습니다.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 101주년, 장군이 이역만리에서 세상을 떠나신 지 78년, 참으로 긴 세월이 걸렸습니다. 장군이 안식을 취할 이곳 국립대전현충원에는 많은 애국지사들이 잠들어 계십니다.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는 평범한 사람들이 함께 만든 ‘승리와 희망의 역사’입니다. 국민 여러분, 장군은 독립전쟁의 전투에서 많은 승리를 거두었지만, 망명지 연해주에서 17만 고려인 동포들과 함께 머나먼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되었습니다. 독립운동가들의 강인한 정신을 이어받은 고려인 동포 1세대는 정착 초기의 어려움과 고난을 극복하고 새로운 삶의 터전을 일궈냈습니다. 고려인 동포들은 민족의 자부심과 정체성을 지키면서,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 나라들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장군의 불굴의 무장투쟁은 강한 국방력의 뿌리가 되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장군은 우리 민족 모두의 영웅이며, 자부심입니다. 열 권 분량의 <홍범도> 대하 서사시를 완결한 바 있는 이동순 시인은, 이제야 긴 여행을 끝내고 고국으로 돌아온 장군의 마음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나 홍범도, 고국 강토에 돌아왔네. 저 멀리 바람 찬 중앙아시아 빈 들에 잠든 지 78년 만일세. 내 고국 땅에 두 무릎 꿇고 구부려 흙냄새 맡아보네. 가만히 입술도 대어보네, 고향 흙에 뜨거운 눈물 뚝뚝 떨어지네.” 우리는 수많은 시련과 역경을 이겨내며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이뤘고, 드디어 선진국으로 도약했습니다. 홍범도 장군님, 잘 돌아오셨습니다.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