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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민주개혁 유튜버들, "신악이 구악(이명박근혜)을 대체한 것인가"

고승은 기자 merrybosal@hotmail.com 입력 2021/08/19 12:37 수정 2021.08.20 00:34
'이낙연 블랙리스트'에 ''김용민TV' '열린공감TV' 등 공동성명 발표, "사죄 안 하면 법적 조치와 함께 '이낙연 관련 의혹' 전국민에 알리겠다"

[ 고승은 기자 ] =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 캠프 측에서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유튜버 블랙리스트'를 둘러싸고 거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충격적인 것은 '블랙리스트'에 오른 유튜브 채널들이 검찰·언론개혁 등을 최일선에서 앞장서 외치는 민주개혁 성향 매체들이라는 점이다. 

이낙연 전 대표 측으로부터 '블랙리스트'로 지목된 '김용민TV' '열린공감TV' '고발뉴스TV' '이동형TV' 등은 공동대응에 나서며 이낙연 전 대표에 직접 사죄 및 재발 방지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낙연 전 대표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시 법적조치는 물론 추가 대응에도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김용민TV의 방송 내용 중, 이동형 미르미디어 대표는 매주 김용민TV에 출연해 정치 관련 대담을 진행한다. 사진=김용민TV
김용민TV의 방송 내용 중, 이동형 미르미디어 대표는 매주 김용민TV에 출연해 정치 관련 대담을 진행한다. 사진=김용민TV

'김용민TV' '고발뉴스TV' '열린공감TV' '이동형TV' '새날(새가 날아든다)TV' '시사타파TV' 는 18일 밤 "'민주당 예비 후보' 이낙연 발 블랙리스트에 경악한다"는 제목의 공동성명서에서 "기울어진 언론 운동장 하에서 우리는 유튜브라는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을 활용해 촛불시대 새로운 언론의 역할을 자임해왔다"며 "우리는 기성 언론이 다루지 않거나 못하는 주제, 관점, 지향으로써 대중에게 보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뉴스와 논평을 전하고자 애썼다"고 밝혔다.

이들은 “'촛불혁명'의 계승자를 자임한 민주당의 이낙연 대통령선거 경선 후보 캠프에서 자기에게 단지 비우호적이라는 예단으로 우리를 지목하고는 방송 내용과 성향을 분석한 괴문서를 제작했다”고 질타했다.

이들은 “이낙연 후보는 이 괴문서에서 ‘몇몇 유튜버에 경기도 홍보비 수억 원이 들어갔다’라고 주장하고, 우리가 특정 정치인의 이익을 위해 봉사했다는 식의 논리를 펴고 있다”며 “당신이 거명한 매체 대부분은 경기도는 물론 그 어떤 공공기관으로부터 광고를 받은 바 없는 언론이나 유튜버다. 무엇이 특혜이고 어떤 게 매수인지 분명히 밝히기를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들은 이낙연 전 대표 측을 향해 "문건에 적시한 대로 무엇이 특혜이고 어떤 게 매수인지 분명히 밝히기를 바라며, 해당 유튜버가 경기도 예산과 양심을 맞바꿨다는 증거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괴문서가 아무리 ‘내부 문서’라거나 ‘일상적 업무’라고 해도 이는 전형적인 블랙리스트”라며 “캠프에서는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매체는 엄단하겠다’라는 협박성 입장을 내기도 했다. 대선 예비후보들에 대한 국민의 알권리 보장 차원의 언론 검증을 무력화하기 위한 폭력일 뿐”이라고 질타했다.

이들은 "'촛불혁명'은 무엇인가? 이명박 박근혜 정권 아래에서 정부 비판적 입장에 선 이들에게 불이익을 줄 목적으로 작성한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기폭된 민심의 심판 아니었는가"라며 "그런데 그 혁명의 수혜로 집권한 정부의 국무총리를 지내고 여당의 대표까지 지낸 후보 캠프가 또 다른 블랙리스트 작성의 주역이라니 할 말을 잃는다. 신악이 구악을 대체한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열린공감TV'는 이낙연 전 대표와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 간 '조국 전 장관 제거' 논란을 보도한 바 있다. 최성해 전 총장이 측근에게 "이낙연은 조국을 친 사람이다"라고 한 녹취 내용을 보도한 것이다. 사진=열린공감TV
'열린공감TV'는 이낙연 전 대표와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 간 '조국 전 장관 제거' 논란을 보도한 바 있다. 최성해 전 총장이 측근에게 "이낙연은 조국을 친 사람이다"라고 한 녹취 내용을 보도한 것이다. 사진=열린공감TV

이들은 이낙연 전 대표 측에서 '열린공감TV'와 '고발뉴스TV'에 소송전을 펼친 점도 언급했다. '열린공감TV'는 이낙연 전 대표와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 간 '조국 전 장관 제거' 논란과 '옵티머스' 관련 의혹, 이낙연 전 대표 동생인 이계연 씨가 대표로 있는 삼부토건의 주가조작 의혹 등을 심층보도한 바 있다. 이에 이낙연 전 대표 측과 삼부토건 측에선 '열린공감TV'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줄줄이 패소한 바 있다.

이들은 "관련 보도에 나섰던 고발뉴스TV가 피소되자, 캠프에서는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매체는 엄단하겠다’라는 협박성 입장을 내기도 했다"며 "이는 대선 예비 후보들에 대한 국민의 알권리 보장 차원의 언론 검증을 무력화하기 위한 폭력일 뿐"이라고 질타했다.

이들은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 △직접 사과 및 재발방지 약속 △겁주기용 소송 즉각 취하 △'블랙리스트' 괴문서 폐기 및 문건 작성 경위 공개와 책임자 즉각 파면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이낙연 후보 캠프에 대한 법적 조치에 돌입할 것이고, '조국 제거' 유착 의혹, 옵티머스 유관 각종 주가조작 의혹, 친인척 측근 비위 의혹 등에 대해 그간의 보도와 논평이 ‘비방’이 아닌 '정당한 비판’이었음을 전 국민을 상대로 알려 나가겠다”고 경고했다.

'김용민TV'를 진행 중인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은 19일 오전 페이스북에서 "이낙연 후보가 이 사태의 엄중함을 망각하고 대충 눙치려고 할 것이 확실해 보인다"며 "시끄러우면 황교익 칼럼니스트 사건과 관련한 코멘트 요청에 대한 대꾸처럼 '자신은 작성한 적 없고 말하고 싶지 않다'라고 하겠지요. 자기 캠프가 작성했음에도 불구하고요. 이낙연 씨에게 무책임 정치의 신세계를 보여주겠다"라고 경고했다. 

'열린공감TV'는 지난 17일 이낙연 캠프 측으로부터 유출된 것으로 의심되는 한 문건을 공개했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이낙연 캠프는 최근 ‘이낙연 후보 비방을 주도하는 유튜브 방송 실태’라는 제목의 8쪽 분량 문건을 작성했다. 문건에는 '김용민TV' '이동형TV' '새가 날아든다' '고발뉴스' '열린공감TV' '이송원TV' '시사타파TV' 등이 거론돼 있다. 

해당 문건에는 "김용민TV, 이동형TV, 열린공감TV 등은 이낙연 후보에 대해 지속적, 조직적으로 비난방송을 하고 있다"며 "구독자들에게 엄청난 해악을 끼치고 있다"고 적혀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이낙연 전 대표 측은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 측에 지나친 네거티브 공세를 가하고 있다. 반대로 이재명 지사는 최근 네거티브 중단을 공개적으로 선언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이낙연 전 대표 측은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 측에 지나친 네거티브 공세를 가하고 있다. 반대로 이재명 지사는 최근 네거티브 중단을 공개적으로 선언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또 문건에는 해당 유튜브 채널들과 경기도가 유착관계를 맺어 이재명 경기지사 편을 들고 있다는 내용까지 나온다. 문건은 “이들 유튜버들은 경기도의 ‘경기호황쇼’와 연결되어 거액의 출연료를 받거나 기본소득 등 광고 수주를 통해 지원을 받으면서 이낙연 후보 비방과 이재명 후보지지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며 “경기도 홍보비 관련 자료에 따르면 팟캐스트에 대한 예산은 2021년 6월까지 2년 6개월 간 총액은 4억 5천 3백만원, 유튜브 예산은 8억 7천 2백만원에 달한다”고 적혀 있다. 

특히 각 채널의 구독자 숫자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각 유튜브 채널에서 이낙연 비방·반대, 이낙연 지지·옹호, 이낙연 중립, 이재명 지지·옹호를 구체적인 횟수로 기록하기도 했다. 

해당 문건은 이동형 미르미디어 대표의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진행 자격까지 문제삼았다.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을 향해선 “막말과 혐오 비하 등으로 지상파 방송에서 출연 정지당한 인물”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낙연 전 대표 측은 '미디어오늘'에 해당 문건이 내부에서 만든 것이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유튜브 모니터링을 하며 만든 '일상적 업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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