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중재법' 野 반발 속 문체위 통과..오는 25일 본회의 통과 유력

[정현숙 기자]= 허위·왜곡·조작 뉴스를 보도한 언론사에 최대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물리는 내용의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여당 단독 표결로 상임위원회의 문턱을 넘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는 19일 전체회의를 열고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앞서 문체위 안건조정위는 전날 야당이 불참한 가운데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문체위 소속 전체 16명 중 개정을 주도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 등이 전원 찬성해 9표의 찬성표가 나왔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아예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의사 진행을 방해해 국회가 아수라장이 됐다.

국힘 소속 의원 50여명은 회의 자체를 열지 못하게 무력시위를 벌여 의사진행 방해를 해 국회법을 무시했다. 이들은 회의 20분 전부터 문광위 회의실 복도를 점거한 채  의원들 입장을 막고 회의가 시작되자 우르르 몰려들어가 항의를 하면서 아수장이 됐다. 방역 지침을 지켜달라는 국회 경찰들의 요구에 "방역이 뭔 상관"이냐고 비아냥거리며 화를 냈다.

이들은 회의가 시작되자 ‘언론말살 언론장악 민주당은 중단하라’, ‘국민의 눈과 귀를 막는 언론재갈법 철회하라’, ‘언론재갈 언론탄압 무엇이 두려운가’ 등 피켓을 들고 항의에 나섰다.

국힘의 반발을 무릅쓰고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한 기립 표결을 진행해 여권 단독으로 의결했다. 국힘 의원들은 도종환 문체위원장이 의결하려 하자 마이크를 뺏는 등 완력을 불사했다.

정청래 "문체위 의사진행 방해 폭거를 규탄한다"

문체위 소속 정청래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무력 행사를 한 국힘을 향해 국회법 의사진행 방해에 관한 조항을 예시로 들면서 "오늘 문체위 의사진행 방해 폭거를 규탄한다"라고 했다.

그는 "방금전 끝난 문체위 회의에서 국힘 소속 의원들이 도종환 위원장을 에워싸고 회의진행을 방해했다. 문체위 소속이 아닌 타 상임위 의원들도 문체위에 들어와 회의를 방해한 혐의가 짙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힘의 방해를 뚫고 언론개혁법이 문체위를 통과했다"라며 "이것저것 조정과정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도 있지만 일단 개문발차한다는 차원에서 법사위와 본회의를 거쳐 가짜뉴스로 고통받는 국민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소망했다.

그러면서 "처벌이 두려우면 가짜뉴스를 양산해 내지 말라. 가짜뉴스 처벌법을 반대하는 이유가 앞으로 계속 가짜뉴스를 양산해 낼 생각이라서 그런가? 동네에 파출소 생기는거 반대하는 조폭의 심정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정 의원은 "언론의 자유는 보장되어 한다. 당연하다. 그러나 가짜뉴스로 인한 국민들의 피해와 언론의 횡포로부터 자유로울 국민들의 권리 또한 보장되어야 한다. 이것이 균형"이라며 "언론의 횡포와 가짜뉴스로 목숨을 끊은 2004년도 만두소 사장을 색각해 보자. 전도양양했던 만두소 사장을 죽음으로 몰았던 언론이 진실이 밝혀진 이후에 책임을 지거나 사과를 한 언론이 있었던가?"라고 일갈했다.

언론중재법 의결에 한표를 행사한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단순히 민주당의 거수기 역할을 하려고 들어간 것이 아니다"라며 "거수기가 아니라 열린민주당 당원으로서 언론중재법 안건조정위원회에 성실히 임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사실 ‘징벌적’이라는 단어가 민망스럽다"라며 "최근 몇 년 동안 언론의 잘못된 보도로 피해를 본 분들의 반절 이상이 500만원 이하를 받았다. 피해액 500만원에 다섯 배를 곱해도 2,500만원이다. 민사소송법상 <소액심판>기준인 3,0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후퇴한 안이다’는 비판도 많이 들었다. 그럼에도 판사 마음대로인 재량권에서, 최소한의 기준을 세웠다고 자부한다. 거대 언론사를 상대하는 피해시민이 소송비용도 충당이 안 돼 고통받지 않도록 했다"라고 설명했다.

문체위를 통과한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오는 25일 본회의에서도 처리가 유력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