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경 "위장탈당한 전봉민, 박덕흠, 송언석 부동산 투기의혹 조사하라"
김진애 "위선..윤희숙 세종 근무 안했다면 어떤 연고로 땅 사나"
[정현숙 기자]= 국민권익위원회의 부동산 거래 전수조사 결과 농지법과 주민등록법 위반 의혹으로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초선·서울 서초갑)은 자신이 명단에 오르자 권익위의 조사를 비난하면서 국회의원직 사퇴와 대선에도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25일 오전 국회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독립 가계로 살아온 지 30년이 되가는 친정 아버님을 엮는 무리수가 야당의원 평판을 흠집내려는 의도가 아니면 무엇이겠나"라면서 "이번 권익위의 끼워맞추기 조사는 우리나라가 정상화되기 위한 유일한 길이 정권교체뿐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보여준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선의 최대 화두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와 내로남불 행태다"라면서 "그 최전선에서 싸워 온 제가, 우스꽝스러운 조사 때문이긴 하지만, 정권교체 명분을 희화화시킬 빌미를 제공해 대선 전투의 중요한 축을 허물어뜨릴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라면서 사퇴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의원직 사퇴만이) 염치와 상식의 정치를 주장해온 제가 신의를 지키고 자식된 도리를 다하는 길이라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의원직을 내려놓으려면 국회법 제135조에 따라 국회 본회의 표결을 거쳐야한다. 사직이 되려면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이 필요하다. 회기가 아닐 경우 국회의장 허가에 따른다.
윤 의원은 이에 대해 "다수 당인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선 대선 후보(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치열하게 공격한 저의 사직안을 처리해주지 않는다고 예상하긴 어렵다"라며 "민주당이 아주 즐겁게 (사직안을) 통과 시켜줄 것"이라고 비아냥댔다.
하지만 지난해 국회 연설에서 자신은 임차인이라며 서민 코스프레를 했지만 연설 직전까지 2주택 소유자였음이 밝혀지면서 윤 의원의 해명이 '내로남불'로 설득력이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열린캠프 김남준 대변인은 '사퇴쇼'로 비판했다. 그는 “진정 사퇴의사가 있다면 언론플레이를 할 것이 아니라 국회의장을 찾아가 사직서를 제출하면 된다”라고 꼬집었다.
김 대변인은 “사퇴의사는 전혀 없으면서 사퇴 운운하며 쇼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속보이는 사퇴 쇼'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라며 “말로만 사퇴하겠다고 하다 당의 만류로 의원직을 유지하는 사퇴쇼가 현실이 된다면 주권자를 재차 기만한 후과가 간단치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애 전 열린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윤희숙의 경우, 김의겸의 경우:
위선-부정직과 성실. 왜 언론은 바로 전하지 않는가?> 제목으로 권익위가 김 의원을 업무상 정보 취득으로 거론해 언론과 야권의 먹잇감이 된 것을 지적했다. 아울러 윤 의원을 부정직하다고 지적하면서 이를 제대로 전달하지 않는 언론도 싸잡아 신랄하게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김의겸 의원의 경우를 두고 "재개발 지구 지정과 개발계획 확정 되고 시행사 결정 이후에 흑석동에 상가주택을 마련했다는 것이 시계열 별로 확실한데, 어떤 업무상 취득 정보가 있다는 것인가?"라며 "이 자체가 2019년 말에 경찰 조사가 끝났고 민주당은 자체 조사를 통해 투기가 아니라 결론지은 사안이다. 수사에서 문제가 나왔었다면 진즉 검찰이 기소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경찰은 이번에 확실히 수사 종결을 해서 시특하면 김의겸 의원을 걸고 넘어지는 행태를 종식시켜야 한다"라며 "공연히 청와대 출신이라 하여 꼬리표를 자꾸 붙이지 않게 이번 기회에 확실히 수사 종결이 되어 여론 재판의 빌미가 없어지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김 전 의원은 윤 의원을 향해서는 “'본인이 몰랐고 아버지 일이다'로 어떻게 변명이 되느냐”라며 “권익위에 직계 가족에 대한 조사 일체에 대해 동의한 것 아니냐”라고 물었다. 그는 “윤 의원이 세종 소재 연구원에서 근무하지 않았다면 어떤 연고로 부친이 세종시의 토지 정보에 관심을 가지고 3000여평(1만871평방미터) 되는 땅을 사는가”라고 지적했다.
앞서 권익위가 작성한 '국민의힘 부동산 투기 의혹 전수결과' 자료에 따르면, 윤 의원은 부친이 세종의 토지를 매입한 2016년까지 세종에 위치한 KDI에서 근무했다. 윤 의원의 부친은 2016년 3월 세종시 전의면 신방리 농지 1만871㎡를 취득하며 '자기노동력'을 기재해 영농계획서를 제출, 농지취득자격을 얻었다.
하지만 권익위가 현지 조사 결과 현지 주민은 농지 소유자인 윤 의원의 부친이 아닌 본인이 해당 농지의 실경작자이고, 경작 대가로 매년 쌀 7가마니를 윤 의원 부친에게 지불한다고 진술했다. 권익위는 이러한 주민 진술과 윤 의원의 부친과 임차인이 체결한 농지임대차 계약서를 따져 농지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권익위 현지 조사를 앞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는 부친이 서울 동대문구로 잡혀 있던 주소를 현지 경작인의 세종시 집으로 주소를 옮겼다가 재차 동대문구로 전입해 주민등록법 위반 소지도 있다는 권익위의 판단이다.
김 전 의원은 “권익위에 가족조사 동의서까지 냈으면 적어도 직계가족의 재산내역과 취득과정에 대해 확인하는 정상 아닌가?”라며 “농지법 위반과 주민등록법 위반에 대해 소명하고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하는 게 정상 아닌가?”라고 거듭 지적하면서 양이원영 의원은 모친의 농지법 위반 지적으로 당에서 제명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의겸 의원의 경우 민주당의 조사 뿐 아니라 열린민주당 공천과정에서도 충실하게 소명되었던 바 있고 본인은 바로 처분하여 이익을 사회단체에 기부하였던 바 있으며 이번 권익위에서도 전혀 추가 조사 내용이 나오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언론은 바른 잣대로 보도하라"라며 "한 뉴스로 다른 뉴스 덮으려 들지 마시라.
김의겸 의원은 스스로 잘못을 뉘우치며 조사에 응해온 성실의 경우이고, 윤희숙 의원은 스스로 잘못이 없다는 위선/부정직의 경우이다"라고 강조했다.
언론이 이번 부동산조사를 두고 김의겸 의원을 끼워 윤희숙 의원을 방어하는 물타기 보도를 김 전 의원이 비판한 취지로 풀이 된다. 한편 이준석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윤희숙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만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티즌들은 윤 의원의 사퇴의 변을 두고 "부끄러워야 할 사람이 왜 이리 당당하냐" "꼭 자기가 투사가 될 줄 아나, 지금까지 잘 하던 부동산 투기나 하라" "죄 지은 사람이 되레 큰소리친다. 부끄러운줄 알고 조용히 물러나라" 등의 혹평이다. 아울러 국힘을 탈당한 박덕흠, 전봉민 의원 등 부동산 대마왕들은 정작 빠져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태경 토지+자유 연구소 이사장은 이날 SNS로 "정작 투기의 대마왕들은 국민권익위 조사에서 누락됐다"라며 "국민권익위는 국짐을 위장탈당한 전봉민, 박덕흠, 송언석 세명에 대한 부동산 투기의혹을 조사하라!"라고 몰아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