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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눈] ‘임차인’ 윤희숙, 이미지 정치인의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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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눈] ‘임차인’ 윤희숙, 이미지 정치인의 추락

이창은 기자 editor@newsfreezone.co.kr 입력 2021/08/26 17:44 수정 2021.08.26 17:49
‘나는 임차인’ 연설로 주목, 부동산 투기의혹에 사퇴했지만 실체드러나 위기 

[뉴스프리존]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의 사퇴 선언 이후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애초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의 부동산 전수조사에서 부친의 부동산 투기·위법 의혹 명단에 포함되자 24일 오전 대선후보와 국회의원 사퇴로 언론의 각광을 받았다. 그러나 하루도 안돼 가족·친인척의 정보를 활용한 '투기' 의혹이 강력히 제기되면서 사퇴의 진정성이 의심받고 있다. 

윤 의원은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권익위의 부동산 거래 전수조사에서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이 제기된 데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며 반박을 하면서도 “국민의힘   정권교체 명분을 희화화시킬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국회의원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윤 의원은 “당에서도 사실관계와 소명을 받아들여 본인과 관계없는 일이라고 혐의를 벗겨줬다”며 “이번 권익위의 끼워 맞추기 조사는 우리나라가 정상화되기 위한 유일한 길이 정권교체일 뿐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이 전격사퇴 하자 이준석 대표는 "윤 의원은 잘못한 게 없고 본인이 책임지는 방식이라고 했지만 책임질 일이 없다고 확신한다"며 "그래서 정중하게 이번 결정을 재검토해주셨으면 좋겠다“라며 눈물을 흘리면서 만류했다. 최재형 유승민 등 당내 대선주자들 역시 만류의 목소리를 높였다. 

예상치 못한 윤 의원의 전격사퇴는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하루종일 화제를 모았다. 무엇보다 부친의 ‘투기 의혹’ 그 자체에 책임과 함께 당의 대선전략에 차질을 빚어서는 안된다는 각오로 의원직과 대선후보에서 사퇴 한다는 것에 높은 호응을 받았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25일 윤 의원이 사퇴발표에 "잘 하셨다. 나중에 더 크게 쓰일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윤 의원의 전격사퇴는 국민의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일거에 잠재우고, 상대적으로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 김의겸 의원의 부동산 대처에 대한 강력한 공격으로 전환시켰다. 이를 통해 윤 의원의 사퇴는 졸지에 ‘살신성인’의 묘수로, 나아가 ‘신의 한 수’로 보수언론의 찬사를 받았다. 이것도 모자라 일부 보수언론은 ‘정치인의 품격’이라면 극찬했다.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은 25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통령 경선을 멈추고 국회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은 25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통령 경선을 멈추고 국회의원직 사퇴를 선언했지만 투기 의혹이 실체화 되면서 위기에 처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이러한 윤 의원에 대한 평가가 바뀌는데는 하루도 걸리지 않았다. 부친의 ‘투기 의혹’이 실체가 드러나면서 규모나 내용이 윤 의원이 주장한 ‘야당의원 흠집내기’ 차원을 벗어났기 때문이다.    

권익위는 윤 의원의 부친이 2016년 충남 세종시 전의면 신방리 소재 논 1만871㎡를 사들였으나 직접 농사 짓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윤 의원의 부친 대신 현지 주민이 벼농사를 짓고, 매년 쌀 일곱 가마니를 지불한 것으로 확인됐다. 권익위의 현지 조사 때만 서울 동대문구에서 세종시로 주소지를 옮긴 사실도 드러났다.

25일 CBS노컷뉴스 취재에 따르면 2016년 윤 의원 부친 명의로 매입한 세종시 전의면 신방리 493 일대 토지는 당시 3.3㎡ 당 25만원 수준에서 거래됐지만 지금은 50~60만원 수준으로 2배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약 8억원에 매입한 토지가 지금은 최대 18억원으로 상승한 것이다.

CBS노컷뉴스는 윤 의원 친동생의 남편이 박근혜 정부 출범의 '개국공신'이면서 과거 정권 실세인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의 핵심 측근이었다는 사실을 밝혔다. 윤 의원의 부친은 사위인 장경상씨가 기재부장관 보좌관에서 사임하고 2개월 뒤인 2016년 3월 문제의 세종시 땅(농지)을 구매했다. 이후 윤 의원 부친의 부동산 인근에는 국가스마트산업단지, 복합일반산업단지 조성 등이 연달아 확정됐고, 땅값은 현재까지 계속 상승 추세다. 윤 의원 제부의 경력이 일가의 부동산 구매 동기와 무관치 않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여기에 윤 의원의 한국개발연구원(KDI) 경력 또한 의혹을 더하는 요소이다. 

국가산업단지의 경우 기재부가 예비타당성 조사를 실시하는 주체이고, 실제 예타 조사는 기재부의 위임에 따라 한국개발연구원이 실시한다. 윤 의원의 경우 자신이 KDI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데, 제부 역시 기재부의 핵심에서 일했기 때문에 관련 정보 취득에 있어 유리한 입장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단 하루만에 극적인 반전, ‘투기 의혹’은 실체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그렇다면 윤 의원은 왜 전격 사퇴를 감행했을까?

윤 의원은 지난해 7월 30일 본회의에서 민주당의 임대차보호법 반대토론에 나서 "오늘 표결된 주택임대차법에 대해 말하려고 나왔고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며 "표결된 법안을 보면 제가 든 생각은 4년 후 꼼짝없이 월세로 들어가게 됐구나, 그게 제 고민"이라고 밝혀 큰 호응과 함께 초선 의원에서 일약 주목받는 의원으로 발돋음 했다. 특히 윤 의원의 ‘나는 임차인입니다’라는 말은 큰 울림으로 다가와 여당에서조차 연설을 잘했다는 칭찬을 들었을 정도였다.

그러나 ‘임차인’ 발언은 사실 부적절한 표현이기도 했다. 원래 윤 의원은 강북에 주택이 있었고, 직장인 세종시에 아파트가 있는 등 2주택자였지만, 국회의원 선거에 나가면서 세종시 아파트는 처분했다. 대신 출마지역인 서초구에 전세를 구했는데 작년 시세로 8억원에 달했다. 따라서 다주택자는 아니지만 주택 소유로 임대인이면서 고급아파트 ‘임차인’이기도 했는데 ‘임차인’만 강조해서 ‘서민 코스프레’를 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임차인’으로 뜬 윤 의원은 부동산 ‘투기 의혹’ 연루만으로도 본인의 이미지에 ‘치명상’이라는 것을 인지했을 것이다. 정치적 감각이 빠른 윤 의원으로서는 당의 소명절차를 통해 ‘권익위의 야당 의원 흠집내기’ ‘연좌제’ 등의 분위기를 조성한 후 대선후보와 의원직 사퇴를 통해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한 후 경찰수사를 받는다는 전략인 것 같았다.  

그러나 ‘투기 의혹’이 실체가 속속 드러나자 ‘신의 한 수’는 본인 뿐만 아니라 면죄부를 주었던 국민의힘 지도부까지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앞서 언론보도에도 나왔지만, 윤 의원 부친은 1936년생으로 농지구입시에는 만 79살의 노인이었다. 80에 가까운 분이 농사를 짓는다는 것도 정황상 맞지 않을뿐더러 그 농지가 유산으로 윤 의원에게 돌아갈 가능성은 더욱 크다. 윤 의원의 해명이 궁색한 이유이다. 

권익위 조사에 나온 12명 의원 중 비례의원인 한무경 의원을 포함 6명에게 탈당 요구를 하고, 윤 의원 포함 6명의 의원에게는 ‘소명’을 통해 면죄부를 주었다. 그런데 윤 의원 부친의 ‘투기 의혹’이 사실이거나 그에 준하는 내용이 드러나게 되면 국민의힘 최고위 소명이 부실했거나 일방적인 ‘면죄부’였다는 거센 비난의 화살이 쏟아질 것이다. 

당초 이 대표는 권익위 발표 전 ”민주당보다 더 엄정한 조치를 하겠다“며 칼을 갈았지만, 대선 경선을 앞두고 당내 분란을 피하기 위해 '정치적 파장 최소화' 측면에서 타협책을 쓴 것이다. 그런데 윤 의원의 사퇴 선언은 분란의 유효기간을 늘리고 확장한 측면이 크다. 무엇보다 윤 의원 사퇴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가 ‘눈물을 흘리며 만류’한 모양새가 우스꽝스럽게 된 것이다.   

윤 의원 사퇴 소동이 커진 것은 철저한 검증없이 이를 정쟁으로 이용, 정략적으로 접근한 조중동 등 보수언론과 면피에 급급했던 이준석 지도부, 그리고 보수 유튜버라 할 수 있다. 

‘임차인’ 발언으로 뜬 윤 의원은 부친의 ‘투기 의혹’에 대선후보와 의원직 사퇴라는 초강수로 반전을 노렸지만 결과적으로 묘수 아닌 ‘패착’이 됐다. 본인 뿐만 아니라 국민의힘에게도 엄청난 ‘리스크’를 안겨주게 되었다. 

‘나는 임차인입니다’라는 발언으로 하루아침에 유명해져 야권의 차세대 주자로 발돋음한 윤 의원이 또 다시 여론을 이용, ‘이미지 메이킹’으로 위기를 벗어나려다 거센 역풍으로 몰락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실력과 진정성 없는 이미지는 오래 못간다는 것, 이번 윤 의원 소동이 남긴 결말이다. 

윤 의원의 행보를 더 지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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