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부친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책임지겠다며 25일 사퇴를 밝힌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여권의 의혹 제기 몇 윤 의원 연루의혹에 대해 다시 반박 기자회견을 가졌다. 

윤 의원은 27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수사의뢰를 자진해서 요청했다. 아울러 부친의 자필편지를 공개하면서 세종시 땅 매입과 관련한 의혹에 "문제가 된 농지는 매각되는 대로 이익을 전부 사회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부친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 2016년부터 현재까지 자신이 사용한 통장거래 내역과 부친의 토지계약서를 공개하며 결백을 호소했다. 이어 "필요한 거라면 무엇이든 제출할 것"이라며 "부동산 거래에 돈을 보탰는지 차명으로 소유했는지 샅샅이 까보라, 수사기관은 지금 저희 집을 압수수색하라. 부모님 댁도 압수수색에 흔쾌히 동의하실 것"이라 강조했다.

부친의 토지 매입 과정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직 당시의 내부정보를 이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윤 의원은 "KDI 홍장표 원장님이 당시 내부전산망 접속기록을 신속히 공개해달라"며 "아버님이 세종의 제 아파트에서 주무시면서 부동산 거래를 같이 했다는데 세종시 아름동 범지기마을 100X동의 CCTV를 모두 까보라"고 촉구했다.

윤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저 자신을 공수처에 수사 의뢰한다. 공수처가 못하겠다면 합수본에 다시 의뢰하겠다"며 수사를 촉구하면서, ”부친의 토지는 매각되는 대로 이익을 전부 사회 환원하겠다”며 의혹에 반박했지만 핵심은 따로 있었다. 

윤 의원은 "철저한 조사 끝에 어떤 혐의도 없다고 밝혀지면, 낄낄거리며 거짓 음해를 작당한 더불어민주당 정치인들 모두 의원직 사퇴하라"며 "이재명 캠프의 선거대책위원장인 우원식 의원, 수행실장인 김남국 의원, 남영희 대변인이 음해에 가장 앞장선 것은 무엇을 의미하느냐, 이재명 캠프 자체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앉아 더러운 음모나 꾸미는 캠프“라는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내가 무혐의로 결론 나면, 이재명 후보 당신도 당장 사퇴하고 정치를 떠나라"고 거듭 강조했다.

윤 의원은 또한 “김어준이라는 인물은 우리 정치의 가장 암적인 존재다. 이런 행태가 계속 용인돼서는 우리 정치의 내일은 없다. 김어준 당신 역시 이재명 후보와 함께 공적인 공간에서 이제 사라지시라”며 방송인 김어준도 저격했다. 

윤 의원의 이날 기자회견은 25일 사퇴 기자회견 이후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한 해명의 성격 보다 정치적 맞불 성격이 강하다. 

윤 의원은 25일 사퇴 회견에서 "친정 아버님을 엮는 무리수가 야당의원 평판을 흠집내려는 의도가 아니면 무엇이겠나"라면서 "이번 권익위의 끼워맞추기 조사는 우리나라가 정상화되기 위한 유일한 길이 정권교체뿐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보여준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선의 최대 화두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와 내로남불 행태다"라면서 "그 최전선에서 싸워 온 제가, 우스꽝스러운 조사 때문이긴 하지만, 정권교체 명분을 희화화시킬 빌미를 제공해 대선 전투의 중요한 축을 허물어뜨릴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라면서 사퇴 이유를 밝혔다.

윤 의원은 부친의 투기 의혹은 인정하지 않은채 “우스꽝스러운 (부친 농지) 조사로 정권교체 명분을 희화화시킬 명분을 제공하지 않기 위해” 사퇴의 명분을 삼았다. 

윤 의원의 전격사퇴는 이준석 대표가 눈물을 흘리며 만류했을 정도이고, 일부 보수언론은 ‘신의 한 수’, ‘정치인의 품격’, ‘윤 의원의 되치기’라는 등 극찬을 받았다.

그러나 하루도 안돼 부친의 투기 의혹은 실체가 드러났고, 나아가 부친의 토지 매입시 세종시 KDI에 근무했던 윤 의원, 그리고 제부 장경상씨 등의 연관설까지 불거졌다.  

25일 CBS노컷뉴스 취재에 따르면 2016년 윤 의원 부친 명의로 매입한 세종시 전의면 신방리 493 일대 토지는 당시 3.3㎡ 당 25만원 수준에서 거래됐지만 지금은 50~60만원 수준으로 2배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약 8억원에 매입한 토지가 지금은 최대 18억원으로 상승한 것이다.

노컷뉴스는 또 윤 의원 친동생의 남편이 박근혜 정부 출범의 '개국공신'이면서 과거 정권 실세인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의 핵심 측근이었다는 사실을 밝혔다. 윤 의원의 부친은 사위인 장경상씨가 기재부장관 보좌관에서 사임하고 2개월 뒤인 2016년 3월 문제의 세종시 땅(농지)을 구매했다. 

처음에 윤 의원은 부친이 농사를 짓기 위해 땅을 샀다고 했지만, 부친은 건물 투자를 보러 간 김에 땅을 샀다고 하는 등 가족간 말도 다르고, 무엇보다 딸 등 가족에게 알리지도 않고 8억대의 땅을 매입한 것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많았다. 

따라서 윤 의원도 27일 회견에서 "어제 아버님 인터뷰를 보며 내가 부모님을 너무나 몰랐구나, 자괴감도 들었다"며 "저는 저희 아버님에게 농지법과 주민등록법 위반 의혹이 있으며, 투기의혹으로 비춰질 여지가 있다는 점을 변명하지 않는다"고 사실상 의혹을 시인했다.

윤 의원의 2차 기자회견의 핵심은 부친의 투기 의혹은 인정하지만, 본인(윤 의원)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 공수처나 국수본 조사에서 ‘혐의없음’이 드러나면 “이재명 후보 당신도 당장 사퇴하고 정치를 떠나라"며 윤희숙 대 이재명 프레임, 공격의 화살을 이재명 지사에게 맞춘 것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윤 의원이 의원직 사퇴 카드로 이재명 지사와 민주당을 공격한 것은 국민의힘이나 보수언론에서는 환영할 일이다.

국민의힘에서는 부동산 의혹으로 수세에 몰린 야권이 '뒤집기'를 시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줬다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윤 의원이 아무것도 내려놓지 않은 채 이 지사를 향해서만 공격을 했다면 무게가 실리기 어려웠겠지만, 자신도 모든 것을 걸겠다고 말하면서 공격을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25일 1차 사퇴 회견은 ‘투기 의혹’ 상황에서 그야말로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 놓았기에 신선한 충격을 줄 수 있었다. 그러나 부친의 투기 의혹이 구체화 마당에 윤 의원의 이 지사와 민주당 압박 카드가 유효하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재명 지사측은 27일 윤희숙 의원이 ‘무혐의면 사퇴하라’고 제안한 데 대해 “누구라도 물고 늘어지려는 어설픈 물귀신 작전”이라고 일축했다. 

이 캠프 대변인인 전용기 의원은 이날 논평에서 “윤 의원이 이재명 후보와 방송인 김어준씨에게 사퇴 요구하며 위기전환을 시도하는 모양새”라면서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이 수사를 자진 의뢰한다고 하니 앞으로 그 결과를 차분히 지켜보도록 하겠다”며 “그때 국민은 판단하실 것”이라고 했다.

윤 의원은 평소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투기 귀재들’, ‘투기꾼이 기생하기 좋은 조건이 여권’이라고 비난해왔다. 이런 점에서 여권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은 것은 자업자득인 측면도 있다. 

윤 의원은 권익위 조사 결과에 따라 민주당에서 제명된 무소속 양이원영 의원에게는 ‘투기의 귀재’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양이원영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부친 손편지를 보니 저희 어머니 얼굴이 눈에 밟힌다”며 “남의 일같지 않다. 당해보니 역지사지의 마음이 드시지요?”라고 윤 의원의 그간 태도를 되물었다. 그러면서 “억울하다는 건 다 알겠다”며 “그런데 해명 기자회견을 하신다면서 지난번 의원직 사퇴는 민주당에 떠넘기시더니 이번 해명은 공수처 수사로 떠넘기신다”며 반박했다.

윤 의원은 지난해 7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나는 임차인입니다’라는 연설로 초선 의원에서 하루아침에 각광받는 정치인으로 거듭났다. 그 힘으로 당내 경제 전문가로 대선출마까지 선언했다. 

권익위의 국민의힘 의원 부동산 전수조사에 포함됐어도 당에 소명을 통해 면죄부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5일 ‘정권교체를 위해’ 전격사퇴를 선언, 주위를 어리둥절하게 했다. 본인 말대로 떳떳하다면 ‘사퇴’할 일이 아니다. 부친의 투기 의혹에 대해 ‘사퇴’로 대응하면서 더 높은 곳, 혹은 멋진 그림을 꿈꿨을지 모른다.

1차 사퇴 선언은 극적인 효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하루도 안돼 각종 의혹이 터져 나오자 27일 다시 기자회견을 연 것이다. 이틀만에 연 기자회견은 완전 역효과다. 부친의 투기 의혹을 인정했다. 무엇보다 농지를 빠른 시일 내 매각하고 초과이익을 사회에 환원한다고 했다. 세종시 특공으로 6년만에 2억 3천5백만원의 시세차익을 얻은 것은 언급도 없었다. 이 자체만으로 윤 의원의 진정성과 도덕성은 치명상을 입은 것이다.  

이제 윤 의원은 공격 대상을 여권의 유력주자인 이 지사와 방송인 김어준씨로 돌렸다. 자신이 ‘무혐의’ 받으면 자진 사퇴하라는 것이다. 이 조차도 모순이다, ‘무혐의’였으면 사퇴할 일도 없고 이 소동을 일으킬 일도 아니었다. 

윤 의원은 사퇴를 하면서 만류하는 이준석 대표 등에게 ‘이게 나의 정치’라고 했다. 윤 의원의 ‘정치’가 어떤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처하면서 이 지사와 김어준씨를 대상으로 하는 것은 자신을 이 지사급으로 생각하는 ‘과잉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부터는 ‘윤희숙’의 시간이다. 그가 말하는 ‘정치’나 ‘진실’이 더 나올지 지켜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