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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중재법, 열쇠 쥔 박병석 의장의 '협치'에 또 불발..
정치

언론중재법, 열쇠 쥔 박병석 의장의 '협치'에 또 불발

정현숙 기자 eunjong5900@hanmail.net 입력 2021/08/31 11:09 수정 2021.08.31 11:18
"보수 세력의 반대에 밀려 개혁이 좌초되어서는 안된다" "박병석 의장님~~역사에 남을 겁니다"

정청래 "국회의장은 여야 합의만 외치고 안건상정을 거부하고 있다"

극렬한 대치 끝 언론중재법 본회의 상정 무산..31일 재협상

[정현숙 기자]= 지난 25일 법제사법위원회까지 통과한 언론중재법안이 국민의힘의 결사항전과 박병석 국회의장의 안건 상정 거부로 최종 무산되고 9월 정기국회로 넘어갔다. 하지만 9월 정기국회에서도 대선레이스가 펼쳐지고 국정감사 등 대형 현안들이 기다리고 있어 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왼쪽)와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오른쪽)가 언론중재법 등 현안 논의를 위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왼쪽)와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오른쪽)가 언론중재법 등 현안 논의를 위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하고 있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30일 박병석 의장 주재로 이날 오후 4시, 오후 5시 30분, 오후 7시 30분, 오후 9시 등 4차례에 걸쳐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렸다. 

박 의장은 31일 재회동에서도 협의가 불발된다면 언론중재법을 상정할지를 묻는 취재진에 “양당이 협상할 것이고 양당 다 새로운 안을 갖고 있다”라고만 답해 여야의 협치만 내세우는 상황이라 처리가 불확실하다.

국힘은 '필리버스터'를 동원해서라도 총력 저지한다는 입장이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SNS를 통해 "민주당의 언론중재법 강행처리를 막고자 주말부터 지금 이 시각까지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민주당은 막무가내 고집불통"이라며 "독재국가에서나 있을법한 악법은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야 협상의 난항을 예고하는 부분으로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언론중재법의 본회의 상정을 9월 정기국회로 연기할 경우 정기국회 내내 발목 잡힐 가능성을 우려한다. 국회법 106조의2에 따르면 필리버스터 중에 해당 회기가 끝나는 경우 무제한 토론이 종결된 것으로 보는데 언론중재법 처리를 이유로 정기국회를 회기 중에 종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국힘의 극렬한 반대와 여당내 일부 의원들의 반대론 확산론 등으로 원안 수정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수정안 관련해서 얘기가 나오고 있나"라는 기자들 질문에 "야당에서 전혀 입장 변화가 없다. 저희는 양보를 많이 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지난 18일 법사위에서 여권 단독으로 통과됐다. 국힘이 의결에 참여하지 않고 퇴장한 사이 언론중재법을 비롯해 수술실CCTV법, 구글갑질방지법, 사학법 개정안 등이 모두 처리됐다.

이중 가장 공을 들인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언론사의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고의·중과실이 인정되는 경우 최대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골자다. 하지만 박병석 의장은 여야가 더 시간을 두고 협상할 것을 요구하면서 해당 법안의 본회의 처리에 제동을 걸었다. 

앞서 지난 25일에 열릴 예정이던 언론중재법 국회 본회의도 박 의장의 의사일정 재협상 지시로 불발됐다. 이날 박 의장은 여야 원내대표단을 만나 본회의 연기 결정을 알렸고, 이에 따라 언론중재법 개정안 처리도 무산됐다.

30일 한병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합의가 될지 안될지 모르겠다. 계속 평행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자들 질문에 "(의장이) 답을 안 주셨다. 그러니까 계속 만나는 것"이라고 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착잡하다. 국회의장은 여야 합의만 외치고 안건상정을 거부하고 있다"라며 "찬성과 반대, 처리와 폐기의 팽팽한 대치속에서 과연 합의처리가 가능할까?"라고 의문을 표했다.

이어 "오히려 시간을 끌수록 저들의 공세만 더 거세지지 않을까?"라며 "언론보도는 자기이해 관계이니 부정적으로 보도한다. 그러나 여전히 언론개혁에 대한 국민적 지지는 높다. 언론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눈치를 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개혁에는 저항이 따른다. 국민만 믿고 국민만 보고 가야 한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박 의장을 거론한 것을 두고는 "의장님이 (법을) 안 올려주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 상황이 아닌가"라고 설명했다.    박 의장이 여야가 합의하지 않으면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으면서 전날 예정됐던 본회의 개최는 무산된 상태다.    김 의원은 판사 출신 변호사로,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지난해 총선에서 경기도 수원시 갑에서 당선됐다.'
박병석 의장을 거론한 것을 두고는 "의장님이 (법을) 안 올려주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 상황이 아닌가"라고 설명했다. 박 의장이 여야가 합의하지 않으면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으면서 전날 예정됐던 본회의 개최는 무산된 상태다. 김 의원은 판사 출신 변호사로,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지난해 총선에서 경기도 수원시 갑에서 당선됐다.

김승원 의원도 이날 SNS를 통해 박 의장을 향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오늘 실패했다. 국민의 열망을 담지 못해 죄송하다. 눈물이 흐리고 입안이 헐었다"라며 "도대체 뭘 더 양보해야 가짜뉴스 피해구제법을 제대로 통과시킬수 있는지 모든 직을 걸고 꼭 제대로 더 쎄게 통과시키겠다"라고 다짐했다.

이어 "박병석 의장님~~ 정말 감사합니다. 역사에 남을 겁니다. 그렇지만 governor는 국민의 일반의지에 충실히 봉사할 의무가 있음을 잊어서는 안됩니다."라며 박 의장의 제동을 에둘러 꼬집었다.

이해식 의원은 "반전의 반전을 거듭한 의원총회. 여야 원내대표단 협상도 방금 최종 결렬 되면서 오늘 열릴 예정이던 본회의는 무산됐다"라며 "보수 세력의 반대에 밀려 개혁이 좌초되어서는 안된다"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의 게시글에 한 페친은 박 의장을 겨냥해 울분을 토하는 답글을 달았다. 작성자는 "국회의장이란 자가 누가 그 자리에 앉혀놓았는지를 망각한 채 마치 내 허락 없인 어떤 법도 통과 못해라는 반헌법적 태도를 보인다"라며 "요즘 보여지는 민주당이나 박병석을 보고 있노라면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자기몫 챙기기에 열일하고 있구나 느껴져 배신감에 치를 떤다"라고 했다.

그는 "의석수가 모자라 힘겨워할 때 국민들은 표를 보태 거대정당을 만들어 줬건만 기대완 정반대로만 가는 민주당에 고작 이런 정당에 표를 준 게 화가 나고 미래가 안 보이는 것에 더 분노스럽다"라며 "지금이라도 민주당은 당장 국회의장실로 쳐들어가서 점거농성이라도 해라. 말이 아닌 행동이 절실한 시점이다 협치 타령만 하는 돼먹지도 않은 인간에 더 이상 끌려다니지 마라 언제부터 민주당이 순한양이 돼버린 것인가. 독하고 불도저 정신도 필요할 때가 지금이다. 국민만 믿고 가시라"라고 덧붙였다.

온라인에서도 "똥 된장 구분 못하는게 중립이냐?" "그냥 본인 지위만 유지하면 되는 철학따위는 없는 정치인" "짬순으로 국회의장 시키는거 이제 그만하자." 박 의장에 대한 원색적인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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