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파이시티 인허가 관련 자료 확보 중
[정현숙 기자]= 경찰이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4월 보궐선거 당시 토론회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시민단체의 고발 사건과 관련해 31일 서울시청 압수수색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서울시 도시계획국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은 서울시 도시계획국 산하의 부서들에서 2006년부터 2011년까지 '파이시티' 인허가 관련 자료를 확보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파이시티 사업은 서울 서초구 양재동 약 3만평 대지 위에 화물 터미널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기획됐지만, 이후 백화점, 할인점 등 판매 시설로 용도변경이 되는 과정에서 전방위적인 로비와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이 불거진 사건이다. 지난 2008년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 수정 가결됐고, 이듬해 11월 인허가를 받았으나 결국 대출금을 갚지 못해 중단됐다.
지난 4월 7일 보궐선거 당시 오세훈 시장은 박영선 후보와의 방송 토론에서 '파이시티 사건'이 자신의 시장 재직 시절과 무관하다고 강변했다.
하지만 당시 더불어민주당 허영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으로 "오 후보가 또 거짓말을 했다"라며 "파이시티의 용도변경은 2006년 5월 이명박 시장과 2008년 8월 20일 오세훈 시장 당시에 이뤄졌다. 도시계획위원회의 상당수 위원들도 반대했던 사업을 2009년 11월 정확히 오세훈 시장 임기 시절 건축 인허가를 해줬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오 후보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당시 서울시 강철원 정무조정실장도 수천만 원의 로비를 받은 혐의로 징역 10개월, 추징금 3000만 원을 선고받아 구속되기도 했다"라고 비판했다.
서울시 홈페이지의 당시 관련 문서 목록을 보면 시 운수물류과장이 2007년 7월과 12월 작성한 시장 보고문이 드러나 오 시장이 토론회에서 자신이 관련 없다고 한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이후 시민단체들이 해당 발언에 대한 '거짓말 의혹' 등을 포함해 선거기간 동안 전광훈 씨 등 극우단체 집회에 한 번만 갔었다는 발언, 내곡동 경작 현장에 자신이 가지 않았고 처남인 송모 씨가 참여했다는 발언 등과 관련해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오 시장이 과거 서울시장 재직 시절 도시계획위원회와 건축위원회 심의가 통과되는 등 오 시장이 제반 사항을 충분히 알 수 있는 사정이 있는데도 재직 기간 중의 인허가 사실을 부인하는 취지로 발언한 것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에 해당하는지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궐선거로 당선된 오 시장의 임기가 다 끝나가는데 압수수색이 늦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혹여 면죄부를 주려고 형식적인 시늉만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