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승은 기자 ] =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31일 “권력형 성범죄, 부동산 투기, 음주운전 등을 저지른 부도덕한 인물은 당직과 공직 진출의 꿈조차 꿀 수 없도록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대외명분은 공직자에 대한 도덕적 검증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나, 실제로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지난 2004년 음주운전 전력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낙연 캠프가 현재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지사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를 연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재명 지사를 극렬하게 비난하는 일부 특정세력이 이 지사를 '전과 4범'이라 공격해 오고 있는데, 그 내용 중 하나가 음주운전 이력이다. 이재명 지사가 이에 대해 수차례 공개사죄한 바 있음에도, 이낙연 캠프 정무실장을 맡고 있는 윤영찬 의원은 심지어 김부선씨 발언까지 거론하며 '재범 이상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직자 인사검증과 부패감찰을 강화하기 위한 공직윤리처 신설을 약속드렸다"며 "내년 지방선거부터 적용되도록 당헌당규 개정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낙연 전 대표는 "도덕적으로 완벽해야 유능할 수 있다"며 "도덕성을 갖춘 인물로 당이 정비돼야 국민이 민주당 정부를 믿고 국정을 맡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처럼 "음주운전 이력이 있는 사람의 당직 진출을 막겠다"고 했는데, 정작 이낙연 필연캠프에서 요직을 맡고 있는 현직 의원들 중에도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이들이 적잖다는 것이다.
우선 필연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설훈 의원(2007년 5월)을 비롯해, 종합상황본부장 최인호 의원(2000년 4월), 조직총괄본부장 김철민 의원(2000년 3월, 2002년 11월), 미디어전략본부장 허종식 의원(2002년 5월), 조직기획본부장 허영 의원(2005년 4월) 등 5명이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재명 지사의 17년전 '음주운전' 이력으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려면, 이낙연 캠프 주요 인사들부터 돌아봐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최근엔 음주운전을 저지를 경우 과거보다 훨씬 엄격한 잣대가 적용되며, '윤창호법' 제정 등으로 처벌이 더욱 강화됐다. 스포츠계의 경우에도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선수를 바로 팀에서 퇴출하기도 한다.
메이저리그에서 상당한 활약을 이어가던 강정호(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경우에도 음주운전으로 '삼진 아웃'을 당하며, 선수생활을 불명예스럽게 마감한 게 대표적 사례다.
한편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열린민주당과의 통합 추진 의사도 밝혔는데, 이는 그가 지난해 7월 당대표 출마 선언 직후에도 언급했던 내용이다.
이낙연 전 대표는 당시 "열린민주당과 빨리 통합을 이루는 것이 필요하고 또 가능하다"고 했는데, 정작 그보다 3개월 전인 지난해 4월 총선 당시엔 "열린민주당과 연합이다, 합당이다를 상상해본 적이 없다"고 한 바 있다.
이낙연 전 대표는 "국정과제 수립과 추진의 중심을 행정부에서 민주당으로 바꾸겠다"며 '민주당 국가비전위원회 설치' 구상을 제시했다. 그가 제시한 구상에 따르면 국가비전위원회는 대선공약 수립에서 대통령직 인수와 국정운영까지 일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된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밖에도 △정책과 인사를 함께 책임지는 당청협의 △정무차관제 도입 △대통령 취임 이전 여야정 정책협약 체결 △국회의원 면책특권 제한 및 국민소환제 실현 △국민 예산권 확대 및 국민참여예산제 시행 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