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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눈] ‘핵폭탄’ 맞은 윤석열, 위기는 따로 있..
정치

[데스크의 눈] ‘핵폭탄’ 맞은 윤석열, 위기는 따로 있다

이창은 기자 editor@newsfreezone.co.kr 입력 2021/09/04 01:30 수정 2021.09.04 01:42
검찰권력 이용한 ‘청부 고발’ 의혹으로 치명상, 부인과 본인리스크 연속 터진다

[뉴스프리존] 지지율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게 대형 악재가 터졌다. 윤 후보가 검찰총장 재직 시절인 지난해 총선 직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에 범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이 언론보도로 드러났다. 이는 개인 차원이 아닌 검찰권력을 동원한 일로 진위를 떠나 정계에 핵폭탄급 충격을 몰고 왔다. 

인터넷매체인 <뉴스버스>는 2일 윤 전 총장 측근 검사가 지난해 총선 직전 미래통합당 김웅 후보(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최강욱·황희석 당시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 등 범여권 정치인 3명과 언론사 관계자 7명 등의 혐의를 담은 고발장을 전달했고, 김 후보는 이를 미래통합당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고발장의 주요 내용은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보도와 '검언유착 의혹' 보도로 윤 전 총장과 부인 김건희 씨, 한동훈 검사장의 명예가 훼손됐다는 것이다. 

보도가 나가자마자 여권은 당연히 총공세를 펼쳤고, 야권의 대선후보들도 해명을 촉구하면서 공세를 이어 나갔다.

이낙연 전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사건을 ‘윤석열 총장의 보복수사와 검찰권 사유화 의혹 사건’이라고 명명한 뒤 “공수처 수사와 국정조사 등 강력한 추가 조치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페이스북에서 “만약 사실이라면 검찰의 노골적인 정치개입이고, 명백한 검찰 쿠데타 시도”라며 “검찰총장이었던 윤석열 후보도 직접 소명해야 한다. 어설픈 꼬리 자르기나 물타기, 유체이탈 화법으로 어물쩍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라고 적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국기문란’, ‘검찰쿠데타’ 등 표현할 수 있는 가장 강한 표현들이  줄지어 나왔다. 

문제는 야권에서 본격 경선을 앞두고 보호는커녕 여권 못지않은 공세로 나온 점이다. 

검사 출신으로 검찰을 잘 아는 홍준표 후보가 포문을 열었다. 

홍 후보는 2일 국민의힘 울산시당 간담회에서 “(김웅 의원에게 고발장을 넘겨줬다는)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라는 사람은 검찰총장 직속 보고기관이다. “총장의 양해 없이 가능했겠나. 양해했으면 검찰총장으로서 아주 중차대한 잘못을 한 것”이라며 “몰랐다고 하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묵시적 청탁설로 묶었던 윤 전 총장의 이론대로 묵시적 지시설이 된다. 윤 전 총장이 직접 해명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장성민 후보도 페이스북에 “검찰총장 본인과 부인 김건희씨, 최측근 한동훈 검사장을 명예훼손 피해자로 적시한 고발장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 검찰 출신 김웅 국민의힘 의원을 통해 야당 측에 넘겨준 과정을 알고 있었냐”며 윤 전 총장에게 공개 질의한 뒤 “이런 것이 분명하게 해명되거나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만에 하나 윤 전 총장이 야권 대선후보로 나선다면 이는 정권교체의 결정적 패착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승민 후보 캠프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윤 후보가 문건 작성을 지시했는지 진위에 대해 분명하게 입장을 밝히기 바란다”며 “또한 보도된 자료가 유출된 경위도 함께 밝혀져야 한다. 사실관계 확인이 최우선이며 정치 공세로 악용되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만일 윤 후보가 고발하도록 지시했거나 묵인했다면 이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라며 “설사 몰랐다고 하더라도 지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염원인 정권교체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후보 본인이 진실을 밝혀 주시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야권 대선후보들 조차 공세를 이어가자 이준석 대표 또한 신중한 자세로 접근하고 있다. 

이 대표는 2일 국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윤 전 총장의 검찰 수사권 남용, 국민의힘이 고발을 청부받은 행위가 문제 아니냐’는 지적에 “청부고발이라는 단어는 새로 조어된 것으로 사실관계도 확인되지 않았고 실제 고발도 이뤄진 바 없다. 사실관계가 확인되면 입장을 정하겠다”며 일단은 판단을 유보했다. 

하지만 3일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문건 등이 전달된 과정에 "당무감사를 진행할 수 있다"면서도 “(뉴스버스의 후속) 언론보도나 검찰의 감찰이 빠르고 정확하게 진행되길 기대한다”며 검증의 방향을 외부에 돌렸다. 

인터넷매체인 뉴스버스 는 지난해 4월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후보 최측근인 손준성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 당시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후보였던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게 범여권 인사와 기자들을 고발하는 고발장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청부 고발' 의혹으로 윤 후보는 정치생명 최대 위기를 맞았다. (사진 뉴스버스 제공)
인터넷매체인 뉴스버스 는 지난해 4월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후보 최측근인 손준성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 당시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후보였던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게 범여권 인사와 기자들을 고발하는 고발장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청부 고발' 의혹으로 윤 후보는 정치생명 최대 위기를 맞았다. (사진 뉴스버스 제공)

몰론 윤 후보 측근의 ‘청부 고발’ 의혹에 대해 윤 후보나 캠프는 ‘정치공작’이라며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윤석열 캠프 김병민 대변인은 논평에서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검찰'이 여권 정치인들에 대해 형사고발을 당시 야당인 미래통합당에 사주했다는 것은 명백한 날조"라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윤석열 후보는 검찰총장 재직 중 누구에 대해서도 고발 사주를 지시한 적이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며 "뉴스버스가 고발 사주 운운하며 언급한 손준성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과 국민의힘 김웅 의원 모두 보도 내용을 부인하고 있고, 실제 고발이 이뤄진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윤 후보는 의혹이 확산되자 3일 "정치공작"으로 규정하며 적극 반박했다. 그는 검찰총장 시절 고발을 사주한 적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1심에서 무죄가 나온 검언유착 의혹 사건을 들어 "결국 선거를 위한 권언(권력과 언론)의 정치공작으로 드러나지 않았냐"며 "이런 일을 한두 번 겪나. 상식있는 국민들이 잘 판단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또한 측근인 손준성 검사가 야당에 고발장을 건넸다는 의혹에 "자료라도 내놓고 이야기하라"고 반박했다.

윤 후보와 캠프의 적극적인 반박과 ‘정치공작’이라고 항변해도 ‘청부 고발’의 내용은 구체성을 띄고 있어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법조계에선 고발장에 기재된 대상과 혐의, 피해 내용을 보면 '윤석열 검찰'이 작성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여럿 발견된다고 말한다. 고발장에 윤 전 총장 부부와 측근이 피해를 봤다는 내용이 구체적으로 기재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윤 전 총장 재직 당시 대검이 고발장 작성 주체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김건희씨 피해를 고발장에 기재하면서 '사실 김건희는 불법적인 주가조작에 관여한 적이 없었다'라고 적힌 부분이 윤 전 총장측 개입 의심을 키우는 대목으로 꼽힌다. 사건 내용을 잘 아는 검사나 당사자인 김씨에게 사실관계를 명확히 확인했을 때 적을 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또한 윤 전 총장 최측근이인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 대학선후배이자 사법연수원 동기인 당시 김웅 미래통합당 후보에게 고발장을 전달했다는 것, 고발장에 기재된 수신처가 친정부적인 이성윤 검사장이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이 아니라 '대검 공공수사부'라는 점도 ‘청부 고발’을 구체화 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만한 것은 고발장이 건네진 시점이다. 

고발장은 총선이 임박한 지난해 4월 3일 건네졌다. 윤 후보는 “측근들이 초토화된 상황에서 고소도 안되는 상황에서 고발이 되겠느냐?”고 항변했지만, 검찰 주변에서는 총선 결과, 미래통합당이 어느 정도 의석을 확보하면 ‘보험용’으로 작용하지 않았겠냐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지난 총선은 더불어민주당의 압승, 미래통합당의 궤멸적인 참패로, ‘청부 고발’을 할 기회조차 없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윤 후보 측근의 ‘청부 고발’을 최초로 보도한 <뉴스버스>의 이진동 발행인은 손준성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 김웅 의원에게 고발장을 전달한 정황이 담긴 SNS 화면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SNS 대화 내용을 보면 김 의원이 넘겨받은 자료의 위법성을 인식했다는 걸 알 수 있다고 주장하는 등 후속보도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윤 후보 측근에서 일어난 ‘청부 고발’은 당분간 진실공방이 이어지겠지만 이 자체로 윤 후보에게 치명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지난 2016년 12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특검에 합류하면서 ‘항명으로 좌천’된 경력으로 정부에 보복을 하는 게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검사가 수사권을 가지고 보복하면 그게 깡패지, 검사냐”고 반문하며 일축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대선 출마에서도 ‘공정과 상식’을 슬로건으로 들고 나왔다. 그러나 여러 정황상 ‘청부 고발’의 의혹에서 쉽게 벗어나기 힘들다.

그러나 진짜 위기는 따로 있다.

이번 ‘청부 고발’ 의혹이 윤 후보에게 핵폭탄급 치명상이 된 것은 사안도 사안이지만 지지율이 정체 아닌 하락국면에서 터졌기 때문이다. 대선후보에게 “지지율이 깡패”라는 말이 있다 지지율이 높으면 이런 의혹 조차도 ‘정치 공작’이라며 밀어 부칠 수 있지만, 최근 여론 조사는 범여권 이재명 지사에게 지지율 1위를 내줬을 뿐 아니라 범야권 후보 적합도에서도 홍준표 후보가 턱밑까지 쫒아왔다. 이제는 범야권 지지율 1위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이다. ‘청부 고발’은 바로 이 시점에서 나온 것이고, ‘청부 고발’ 의혹은 ‘윤석열 대세론’ 아닌 ‘윤석열 불안감’만 증폭시킬 것이다. 

무엇보다 ‘청부 고발’이 아니더라도 ‘위기’들이 구체적으로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것이다.  
 
홍 의원은 3일 윤 후보의 해명을 두고 "곤경에 처하니 이제 별의별 말을 다 한다"며 "자신이 총장 시절에 정부에 불리한 고발이 들어오면 수사를 하지 않았나?“며 비판했다. 이어 "부인 주가조작 사건 대비나 잘 하시고 본인 청부 고발 의혹 사건이나 잘 대비하시라"며 "곧 위기가 닥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홍 후보가 경고한 ‘곧 위기’는 무엇을 의미할까? 

검찰은 현재 윤 후보의 측근인 윤대진 검사장 친형인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뇌물수수 사건 무마 의혹을 집중적으로 들여다 보고 있다. 수사가 완료되면 윤 후보가 검찰총장 재직시에 윤우진을 감쌌다는 의혹을 받을 수도 있다. 이른바 ‘처가리스크’ 보다 폭발력이 강한 ‘윤석열리스크’의 실체였다. 홍 후보의 경고는 ‘윤우진 무마의혹’이 구체화 됨을 의미한 것이다. 

이제 검찰은 감찰을 통해, ‘청부 고발’을 최초 보도한 <뉴스버스>는 후속보도를 통해, 국민의힘은 당무감사를 통해 그 실체를 드러낼 것이다. 그러나 실체와 상관없이 본인과 ‘처가리스크’ 등 악재만 줄줄이 있다는 점이다 

본격화 되는 ‘윤석열 검증의 시간’, 조금 더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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