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처음부터 영농 의사 없어..농지법 위반 어물쩍 넘어갈 만큼 가볍지 않아"
[정현숙 기자]= 3일 딴지일보 게시판에 현지 제주 농사꾼이라는 한 회원이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의 부친이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에 소유한 2,023㎡의 밭이 '제주의 핫플레이스'에 위치해 있다면서 17년째 농사를 짓지 않고 소유만 하고 있는 것을 두고 다음과 같이 꼬집었다.
"사계리라고 하니 잘 모르실 텐데... 산방산이라고 제주도에 유명한 관광지가 있죠...그 아래 지역입니다. 용머리해안은 들어보셨나요? 그 옆쪽입니다. 송악산은 아시나요? 거기 가는 길중 하나입니다. 제주탄산 온천 낯익나요? 그 옆입니다. 제주에서 사계리는 각종 맛집과 카페 펜션 등이 난립하고 있는 핫플레이스입니다. 제주도에서 남쪽에서 더군다나 서쪽은 토질과 기후가 좋아 농사가 잘 되는 곳 중 한 곳입니다. 그런 곳을 가지고 17년을 놀려?"
이날 이준석 대표의 부친이 제주도에 17년째 농지를 보유하면서도 직접 농사를 짓지 않아 농지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SBS는 “이 대표 부친이 2004년 1월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일대 2023㎡ 규모 밭을 사들인 뒤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다”라며 “부친 이씨가 ‘17년간 직접 농사를 지은 적도 위탁 영농을 한 적도 없다’고 인정했다”라고 이날 저녁 보도했다.
이 대표는 보도가 나간 후 입장문을 내고 “부친의 부동산 매입은 제가 만 18세인 2004년에 이뤄졌다. 저는 당시 미국 유학 중이었고 그 후에도 인지하지 못했다”라며 “농지 취득 사실에 대해 SBS 취재 이후 부모님에게 들어 알게 됐다. 농지법 위반 소지 등에 대해 가족을 대신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라고 해명했다.
이 대표 부친은 SBS에 “제주에서 온천 사업을 하던 고교 동창 추천으로 해당 농지를 1억6000만원에 구매했고, 은퇴 후 전원주택을 지을 목적으로 그동안 보유하고 있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농지는 자기의 농업 경영에 이용하거나 이용할 자가 아니면 소유하지 못한다’는 현행 농지법에 어긋나 농지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제주 현지인들에 따르면 이 대표 부친이 소유한 안덕면 사계리가 최근 10여년래 가장 가격상승이 큰 동네라고 한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은 4일 “이 대표가 국민의힘 의원들의 농지법 위반에 유독 관대했던 것이 혹시 동병상련의 심정 때문이 아니었길 바란다”라고 힐난했다.
김진욱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 대표가 부친의 농지 소유 사실을 몰랐다고 어물쩍 사과하고 넘어갈 만큼 이 문제는 결코 가볍지 않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 대표의 부친은 2004년 제주도에 2023㎡ 규모의 농지를 구입한 이후 17년간 직접 농사를 지은 적도 위탁 영농을 한 적도 없다고 인정했다”라며 “이 대표의 부친은 당시 농어촌공사에 위탁 영농을 신청했지만 장기간 방치된 밭의 상태 때문에 거부당했고, 공사 측은 이 대표의 부친에게 농지 정비 후 재신청하라고 했지만 이 대표의 부친은 땅을 정비하지도 재신청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처음부터 영농 의사가 없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 대표가 원외인사라 이번 권익위 조사 대상은 아니었지만 사회적으로 정치권의 부동산 투기가 문제가 됐던 만큼 이 대표 역시 집안의 부동산 소유 등을 자체 점검했어야 한다”라며 “이를 하지 않은 것은 너무 무감각했다고 비판받아 마땅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윤희숙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만류하며 흘린 눈물이 ‘악어의 눈물’이라는 세간의 비판의 의미를 새기기 바라며 이 대표가 국민의힘 부동산 투기 의혹자들에 대해 어떤 후속조치를 취하는지 국민과 함께 지켜보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4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준석 백일천하>라는 제목으로 "제1야당 대표의 도덕성과 연관된 사안"이라며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와 함께 일벌백계가 필요하다"라고 촉구했다.
그는 "농지법 위반 의혹도 놀랍지만 더욱 황당한 것은 사안을 대하는 이 대표의 태도"라며 "보도 이후 언론이 입장을 묻자 이 대표는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오늘 관훈토론회 자리에서 자기 자신을 100점 당대표라고 자평했다는데, 아무래도 사실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이어 "뻔뻔함과 염치 없음 그리고 성의 없는 답변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독보적 수준이기 때문"이라며 "벼는 익을 수록 고개를 숙인다는데, 어찌된 것인지 이 대표만은 국민이 두렵지 않은가 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건의 양상부터 해명까지 이 대표는 윤희숙 씨와 남매처럼 쏙닮았다"라며 "이 대표는 윤희숙 씨가 결기 있는 사람이며 연좌제의 희생양이라고 결사옹위 해왔는데 본인은 어쩌려는가. 윤희숙 씨 뒤를 따라 ‘결기 있는 사퇴쇼’라도 한 번 해보려는가. 혁신의 약속은 사기가 되었고 마침내 만신창이가 돼 허공에 흩날린다"라고 짚었다.
강 최고위원은 "본인의 성공 신화에 취한 나머지 자기 객관화에 철저히 실패한 0선 당대표 이준석. 그 백일천하가 이렇게 끝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