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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가 2위 해야 민주당도 산다. 이재명 '인사'에 기대 건다"

고승은 기자 merrybosal@hotmail.com 입력 2021/09/11 00:43 수정 2021.09.17 17:54
[인터뷰] '이낙연 블랙리스트' 이송원씨 "민주당 내 '수박' 몰아내야, 민주개혁 유튜버들 '추미애 2등 만들자' 힘 실어줄 것"

[ 고승은 기자 ] =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 캠프(필연캠프)에서 작성한 '블랙리스트 문건'에 오른 7개의 유튜브 채널들 중, 소위 말해서 가장 '찍힌' 채널은 구독자 약 20만을 보유하고 있는 '이송원TV'라고 볼 수 있다. '이송원TV'는 '이낙연 비방·반대'를 가장 많이 한 걸로 분류됐고, 다른 채널들에 비해 그 '횟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이송원TV' 이송원 대표는 7일 '뉴스프리존'과의 인터뷰에서 이낙연 캠프를 향해 "자기랑 안 맞는다고 블랙리스트 만들고 하는 건, 예전 이명박근혜가 하던 짓하고 똑같은 짓"이라고 분노했다. 그는 현재 민주당 대선경선 과정에 대해 "이낙연 캠프가 이재명 지사에 대한 네거티브만 하니까 망하는 것"이라고 일갈하며,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반드시 2위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송원 대표는 "이낙연 캠프가 네거티브하지 않고 정책경쟁으로 했으면, 아무리 못 나와도 (충청 순회 경선에서)34~35%는 나왔을 것"이라며 "막판까지 네거티브만 하니 20%대밖에 더 나오겠느냐"라고 지적했다. 지난 주말 충청 순회경선에선 이재명 경기지사가 54.72%의 득표율로 여유있게 과반을 넘겼으며, 이낙연 전 대표는 그의 절반 가량인 28.19%의 득표율에 그쳤다. 

지난 주말 충청 순회경선에선 이재명 경기지사가 54.72%의 득표율로 여유있게 과반을 넘겼으며, 이낙연 전 대표는 그의 절반 가량인 28.19%의 득표율에 그쳤다. 이송원 대표는 이낙연 전 대표의 참패 이유로 이재명 지사에 대한 일관된 '네거티브'를 꼽았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주말 충청 순회경선에선 이재명 경기지사가 54.72%의 득표율로 여유있게 과반을 넘겼으며, 이낙연 전 대표는 그의 절반 가량인 28.19%의 득표율에 그쳤다. 이송원 대표는 이낙연 전 대표의 참패 이유로 이재명 지사에 대한 일관된 '네거티브'를 꼽았다. 사진=연합뉴스

이송원 대표는 "이낙연 전 대표는 회생 불능이고, 백약이 무효하다. 이낙연 is over"라며 "충청도는 민심의 바로미터 아닌가. 대구경북과 강원도는 (경북 안동이 고향인)이재명 지사 텃밭 아닌가"라고 했다. 이송원 대표는 "추석 이후 호남 경선으로 가는데, 호남은 충청보다 이재명 지사에 몰아줄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도 확 기울면 서울경기에서 뒤집어야 하는데 무슨 수로 뒤집나"라고 꼬집었다. 즉 호남에서도 '경쟁력 있는' 후보에게 전략적 투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낙연 전 대표는 64만여명의 1차 국민·일반 선거인단 투표(1차 슈퍼위크)가 진행 중이던 8일 돌연 자신의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히며 '승부수'를 던졌으나, 무책임하다는 비판과 함께 명분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1위' 확정나면, 막판 전략적으로 추미애 밀어줄 것", 과거 '정동영' 사례처럼

이송원 대표는 "그런데 2등을 하면 선대위원장 직이 오잖나"라며 "이낙연 전 대표 참모들은 향후 이재명 대선캠프에서 자리 차지하는 것을 강구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즉 이재명 캠프를 향해 '원 팀'을 만들기 위해선 이낙연 캠프 사람들에게 요직을 맡겨야 한다는 취지로 '딜'을 제안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이송원 대표는 "그래서 2등을 추미애 전 장관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지대개혁, 검찰개혁, 언론개혁 등 후보들 중 가장 '선명한' 개혁을 내세우는 추미애 전 장관을 앞에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송원 대표는 "당장은 안 되더라도 경기도와 서울까지 오면 추미애 전 장관이 이낙연 전 대표를 물리칠 수 있다"며 "왜 가능하냐면 호남 경선이 끝난 뒤, 예를 들어 이재명 지사가 60%대를 찍었다면 전략적으로 수도권에 있는 사람들이 추미애 전 장관을 전략적으로 밀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후보로 선출됐던 새천년민주당 경선, 경선후보들이 줄줄이 사퇴하며 막판엔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정동영 전 의원만 남았다. 여기서 정동영 전 의원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끝까지 완주하는 모습을 보이자 한 번 '1등 시켜주자'라는 분위기가 있었고, 경선 막판 경기도에서 깜짝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후보로 선출됐던 새천년민주당 경선, 경선후보들이 줄줄이 사퇴하며 막판엔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정동영 전 의원만 남았다. 여기서 정동영 전 의원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완주하는 모습을 보이자 한 번 '1등 시켜주자'라는 분위기가 일었고, 경선 막판 경기도에서 깜짝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송원 대표는 그럴 가능성이 높은 이유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후보로 선출됐던 지난 2002년 새천년민주당 대선경선 사례를 들었다. 당시 대선경선 주자는 7명(노무현 전 대통령, 이인제 전 의원, 한화갑 전 의원, 김중권 전 의원, 정동영 전 의원, 김근태 전 의원, 유종근 전 전북지사)였다. 

그러나 김중권·한화갑·김근태 전 의원과 유종근 전 지사는 경선 초반 후보에서 사퇴했으며, 당초 1위가 예상됐던 이인제 전 의원까지 경선 후반 사퇴하며 막판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정동영 전 의원 둘만 남았다. 여기서 '대선후보는 노무현'으로 이미 굳어진 상황이었다. 

당시 정동영 전 의원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완주하는 모습을 보이자 한 번 '1등 시켜주자'라는 분위기가 일었고, 경선 막판 경기도에서 '깜짝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는 참여정부 시절 정동영 전 의원이 당대표와 통일부 장관, 그리고 대선후보 등 각종 요직을 차지하는 데 원동력이 됐다고 볼 수 있다. 

이송원 대표는 당시 '노사모'로 활동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원했기에, 이 사례를 잘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이재명 지사가 대선후보로 굳어지면, 이심전심으로 지지자들끼리 '이번에 추미애 밀어줘서 2등으로 만들어주자'(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실제 이재명 지사와 추미애 전 장관의 지지층은 상당수가 겹친다. 

이재명·추미애 지지층 '사기백배', '미애로합의봐' 秋캠프 넘치는 활력

이송원 대표는 이번 주말 발표될 '1차 슈퍼위크'와 대구경북·강원 순회경선을 거치며 추미애 전 장관이 3위로 올라갈 것이라고 헀다. 그는 "정세균 캠프는 그래도 현역 국회의원 20명 넘게 붙어서 세가 있는 줄 알았는데, 충북·세종에서 (현역 의원의 지원을 받지 못한)추미애 전 장관에 밀렸다"며 "추미애 지지자들은 사기가 올라 '정세균도 물리치네, 2등으로 가자'는 분위기"라고 했다.

이송원 대표는 "경선인단 세 번째 모집(3차 슈퍼위크, 오는 14일까지) 중인데, 의외로 여기서 추미애 전 장관 표가 많이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낙연 전 대표 쪽은 갈수록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충청에서 '더블스코어' 차이로 지면서 캠프에서도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낙연 지지자들이 투표 안 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송원 대표는 "이재명 지사가 대선후보로 굳어지면, 이심전심으로 지지자들끼리 '이번에 추미애 밀어줘서 2등으로 만들어주자'(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실제 이재명 지사와 추미애 전 장관의 지지층은 상당수가 겹친다. 사진=연합뉴스
이송원 대표는 "이재명 지사가 대선후보로 굳어지면, 이심전심으로 지지자들끼리 '이번에 추미애 밀어줘서 2등으로 만들어주자'(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실제 이재명 지사와 추미애 전 장관의 지지층은 상당수가 겹친다. 사진=연합뉴스

이송원 대표는 "반면 이재명 지지자들과 추미애 지지자들은 지금 신났다. 사기가 올랐으니 반드시 투표한다"며 "1차 슈퍼위크 나오면 표 차이가 확 벌어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그렇게 되면 1등이 누가 되느냐는 관심이 없어진다. 1등은 어차피 이재명 지사이니 2등 싸움이 된다"며 "대형 민주개혁 유튜버들은 다 '추미애 2등 만들자'고 힘 실어줄 것"이라고 했다. 

최근 오픈한 '우리가 만드는 추미애 홍보마켓 마켓추'에서는 추미애 전 장관 지지자들이 각종 패러디 홍보물들을 쏟아내며 주목받고 있다. KBS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을 패러디한 '추미애의 개혁 꽃 필 무렵', 식이섬유 음료를 빗댄 '미애로합의봐', 소화제를 패러디한 '활명추', 영화 '26년'을 패러디한 '민주당 입당 26년', 탄산음료를 패러디한 '옳았소다' 등 유쾌한 홍보물들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그만큼 선거를 즐기고 있는 추미애 캠프의 사기와 활기가 넘쳐나고 있다는 징표이기도 하다. 

또 이낙연 전 대표 측이 '이송원TV'를 비롯한 민주개혁 성향의 유튜버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린 것이 알려지면서,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민주개혁 성향의 많은 유튜버들도 이낙연 전 대표 측에 대한 비판을 더욱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동시에 추미애 전 장관을 밀어주자는 여론도 더욱 올라갔다는 설명이다. 

이송원 대표는 "추미애 전 장관이 잘하면 2등 되고, 이낙연 그룹에 있는 인사들은 (이재명 대선캠프)선대위원장도 못 맡고 완전히 아웃될 것"이라며 "그래야 민주당이 산다"고 했다. 그렇게 되어야 추미애 전 장관을 비롯한 개혁적 인사들이 민주당의 간판으로 떠오르고, 사회 개혁에도 충분한 동력이 실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오픈한 '우리가 만드는 추미애 홍보마켓 마켓추'에서는 추미애 전 장관 지지자들이 각종 패러디 홍보물들을 쏟아내며 주목받고 있다. 식이섬유 음료를 빗댄 '미애로합의봐'가 대표적이다. 사진=추미애 캠프 SNS
최근 오픈한 '우리가 만드는 추미애 홍보마켓 마켓추'에서는 추미애 전 장관 지지자들이 각종 패러디 홍보물들을 쏟아내며 주목받고 있다. 식이섬유 음료를 빗댄 '미애로합의봐'가 대표적이다. 사진=추미애 캠프 SNS

이송원 대표는 지난해 총선 당시 민주당 후보들을 적극적으로 알리는데 앞장섰고, 이후 국회에 입성한 의원들의 이름과 활동들도 줄곧 홍보해주곤 했다. 그러나 거대의석을 획득한 민주당 내에서 개혁을 방해하거나, '강건너 불구경' 식으로 대하며 자리보존에만 집착하는 듯한 수많은 이들의 모습을 보며 강하게 분노하고 있다. 

이송원 대표는 "민주당 내 '수박' 정치인들이 너무 많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도 박병석 국회의장도, 또 차기 국회의장으로 유력한 김진표 의원도 신임 법사위원장 박광온 의원 모두 그렇다"며 "숨어있다가 하나씩 나오고 있다"고 일갈했다.

'수박'이란 겉으로는 개혁적인 척하면서, 뒤로는 야합하며 개혁을 방해하는 정치인을 뜻하는 신조어다. 즉 겉과 속이 다른 '표리부동'한 정치인을 뜻하며, 이들의 특징은 '공익 추구'가 아닌 '사익 추구'에 있다는 지적이다. 예전에는 이들을 '사쿠라'로 줄곧 호칭해왔었다. 

이송원 대표는 "이재명 지사가 압승 거둬야 하고 그 여세를 몰아서 개혁적 의원들이 앞장설 수 있도록 만들어, '수박' 의원들이 전면에 나서지 못하게 단속해야 한다"며 "송영길 당대표는 뒤로 빠져야 하고, 모든 걸 대선후보 중심으로 가야 민주당이 산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재명 지사가 나서서 개혁적 법안이 통과되는 이런 모습이 보이면 국민들도 환호한다"고 강조했다.

인사는 탕평 아닌 '코드 인사' 해야, 지역·계파 등으로 나눠먹기 '절대 불가' 

이송원 대표는 이재명 지사의 '인사' 정책에 기대를 건다고 했다. 이송원 대표는 과거 삼성전자 인사팀에서 근무했었고, 이 경력을 살려 '헤드헌터'로 구직자들의 취업을 도와왔다. 그는 "인사는 가장 중요한 게 원칙이 있어야 한다"며 "인사는 진짜 전문직이다.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맡아야 한다. 인사는 만사"라고 강조했다.

이송원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면서도, '인사'만큼은 정말 잘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수없이 터진 '인사 참사' 논란은, 당초 공언했던 사회개혁 과제가 미진한 데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밖에 없어서다. 

이송원 대표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인사' 정책에 기대를 건다고 했다. 이송원 대표는 과거 삼성전자 인사팀에서 근무했었고, 이 경력을 살려 '헤드헌터'로 구직자들의 취업을 도와왔다. 인사는 탕평이 아닌 '코드 인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이송원씨 제공
이송원 대표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인사' 정책에 기대를 건다고 했다. 이송원 대표는 과거 삼성전자 인사팀에서 근무했었고, 이 경력을 살려 '헤드헌터'로 구직자들의 취업을 도와왔다. 그는 인사는 탕평이 아닌 '코드 인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이송원씨 제공

이송원 대표는 "당연히 '코드 인사'를 해야 한다. 탕평책 이러면서 아무나 앉히면 뭐하러 정권을 잡나"라며 "윤석열이나 최재형, 이낙연 등을 앉힌 건 대통령도 정말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홍남기는 벌써 짤랐어야 했는데 왜 그냥 내버려두나"라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재난지원금 '선별 고집'과 자영업자들의 지원 미비 정책 등으로, 여기저기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어서다.

즉 지역·계파 안배나 여성 의무 할당과 같은 자리 나눠먹기식 행위는 절대 해선 안 된다는 설명이다. 대통령과 철학과 정책에 부합하고 뜻을 공유할 수 있는 인물들로 요직을 채워, 나랏일을 맡겨야 사회 대개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송원 대표는 "이재명 지사는 함부로 인사를 하지 않는다"며 "이재명 지사와 이야기도 오래 해보곤 했지만, 이분은 업무에 대한 개념 그리고 일을 어떻게 한다에 대해 자기 소신과 능력이 아주 뛰어나다. 대한민국을 지키고 발전시킬 것"이라고 극찬했다. 

이송원 대표는 끝으로 "제게 공직을 주더라도 안 한다고 얘길 했고, 갈 마음도 전혀 없다"며 "(시사정치)유튜브 방송은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할 것이다. 정의사회구현을 위해 역량껏 하다가 내 여생을 마치는 게 소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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