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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한명숙, 그리고 정봉주·김재윤, "민주당, 왜 모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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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한명숙, 그리고 정봉주·김재윤, "민주당, 왜 모른 척하고 외면하나?"

고승은 기자 merrybosal@hotmail.com 입력 2021/09/11 06:01 수정 2021.09.13 11:28
최강욱·황희석 각각 소식 전해, "쓰러질 때 부축해주고 같이 싸워줘야 하는데"

[ 고승은 기자 ] =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현재 창원교도소에 수감 중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근황을,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근황을 전했다. 

9일 열린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인 '열린민주당TV'에선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후보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 김의겸 의원, 황희석 최고위원이 대담을 나눴다. 

최강욱 대표는 "사실 앞장서서 싸우다가 상처 입은 사람들을 치료하거나 부축하지 않고, 그냥 쳐다보고 가잖나"라며 "여기에 김경수 지사도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김경수 지사와는 개인적으로 친분도 있고, (김경수 전 지사)부인도 동기고 친구뻘"이라고 했다.

최강욱 대표는 "김경수 지사가 지금 창원에서 너무 낡은 교도소라서 엄청 더울 때 여름낮에 온도가 38도까지 올라간다. 밤 되면 식어야 되는데 단열재가 없으니까 더 달궈져가지고 40도가 넘어간다더라"고 전했다. 그는 "교정본부장에게 그렇게 더울 땐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더니, 요만한 병(500ml 생수병 크기 정도)에 물 담아 주는 게 다라고 한다"며 열악한 수감환경을 전했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현재 창원교도소에 수감 중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근황을,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근황을 전했다. 이들 모두 민주당 내 유력 정치인들이었음에도, 정작 민주당에선 매우 무관심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열린민주당TV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현재 창원교도소에 수감 중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근황을,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근황을 전했다. 이들 모두 민주당 내 유력 정치인들이었음에도, 정작 민주당에선 매우 무관심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열린민주당TV

최강욱 대표는 "코로나 때문에 면회도 지금 못하고 있다"며 "김경수 지사 부부가 전화 통화를 하다가 '민주당은 지금 대선에 신경을 쓰느라고 우리한텐 아무런 생각이나 관심이 없는 거 같다'(는 얘기가 나왔다). 그러니 두 부부가 통화를 하다가 '열린민주당 최 대표한테 연락해 봐라' 제가 통화하고 여러 이야기 나누면서 너무너무 마음이 쓰라렸다"며 "안 그래야 한다. 진짜로"라고 질타헀다.

황희석 최고위원은 "사실 그런 전통이 비슷하게 생긴 것이 한명숙 전 총리라고 생각한다"며 "한명숙 총리를 몇 번 뵈었다. 조그마한 하꼬방(판잣집)같은 곳에서 기거하고 계시더라. 너무 무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황희석 최고위원은 "민주당 당대표와 일국의 총리하신 분이 맞나 싶을 정도"라며 "제가 쳐다보고 있을 때 너무 마음이 울컥하더라. 이렇게 모른 척하고 외면하는 것이 맞나?"라고 일갈했다. 그는 "사실 글 쓰실 때 여러 가지 필요한 자료들이 있어서 도와드리고 만나 뵙고 그랬는데, 이게 좀 아닌 거 같다"고 했다.

황희석 최고위원은 "정말 쓰러질 때 같이 어깨들고 부축해주고 도와주고 같이 싸워주는 게 필요한 데 정말 모른 척하거나 아니면 뒤에서 뒤통수를 때리거나 한다"며 "이런 것이 우리를 스스로 너무 힘들게 하고 있지 않은가. 안타까운 점이 많다"고 토로했다.

한명숙 전 총리나 김경수 전 지사나 민주당의 유력 정치인이었다는 사실이다. 한명숙 전 총리는 최초의 여성 총리이기도 했고, 민주당 당대표도 지냈으며 서울시장 후보로도 출마했다. 김경수 전 지사는 민주당 간판을 달고 경남지사에 당선된 최초의 이력을 세우는 등, 차기 유력 대선주자로도 거론됐던 인사다. 

김경수 전 지사의 재판에선 허익범 특검(드루킹 특검)이 적용했던 혐의들을 줄줄이 뒤집는 명백한 증거들이 나왔다. 그러나 재판부는 '횡설수설'하며 말을 수없이 바꾼 드루킹의 진술만 받아들여 김경수 전 지사에 유죄를 선고했다. 사진=연합뉴스
김경수 전 지사의 재판에선 허익범 특검(드루킹 특검)이 적용했던 혐의들을 줄줄이 뒤집는 명백한 증거들이 나왔다. 그러나 재판부는 '횡설수설'하며 말을 수없이 바꾼 드루킹의 진술만 받아들여 김경수 전 지사에 유죄를 선고했다. 사진=연합뉴스

그럼에도 민주당 내에선 이토록 곤란한 처지에 놓인 이들을 거의 신경조차 쓰지 않고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 최강욱 대표와 황희석 최고위원의 지적인 것이다. 김경수 전 지사나 한명숙 전 총리 모두 검찰의 정치적인 표적 기소, 그리고 객관적 증거 등이 배제된 판결로 정치생명이 끊겼다는 평이 늘 등장한다.

김경수 전 지사의 재판에선 허익범 특검(드루킹 특검)이 적용했던 혐의들을 줄줄이 뒤집는 명백한 증거들이 나왔다. 핵심 쟁점은 2016년 11월 9일 저녁 김경수 전 지사(당시 국회의원)가 경기도 파주의 느릅나무 출판사(경공모, 경제적공진화모임) 사무실을 방문했을 당시 드루킹(김동원)의 '킹크랩(매크로 프로그램)' 시연회를 보았느냐, 보지 않았느냐 그 여부다.

핵심은 어느 쪽의 타임라인이 정확한지를 따지는 것이었는데 그 물증 중 하나는 '닭갈비집 영수증'이었다. 영수증에 찍힌 테이블 번호는 가상 테이블 번호로, 김경수 전 지사 측 주장대로 '포장'이 맞았다. 또 드루킹과 그의 배우자가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를 봐도 분명 '포장'이라는 것이 확인된다. 또한 드루킹 일당이 행한 '킹크랩' 개발은 김경수 전 지사의 방문과는 무관하게 진행됐다는 증거도 나왔고, 김경수 전 지사 수행비서의 구글 타임라인을 봐도 김경수 전 지사 측 주장이 일치했다. 

드루킹은 또 킹크랩과 관련 옥중편지에서는 여러 명이 시연을 목격해서 발뺌이 어렵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단둘이 봤다고 말을 바꾸었으며, 또 이후엔 언급헀던 시간대가 어긋나자 독대를 두 번 했다고 또 말을 바꿨다. 드루킹이 이렇게 수시로 횡설수설하며, 진술에 신빙성이 전혀 없었음이 확인됐음에도 재판부는 그대로 인정하며 김경수 전 지사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한명숙 전 총리의 경우에도 '모해위증 교사' 건으로 인해 억울하게 누명을 썼다는 논란이 매우 짙다. 한명숙 전 총리는 지난 2010년 7월, 한신건영 전 대표 한만호 씨(당시 수감 중)로부터 9억원가량의 불법정치자금을 받았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1심에서 무죄를 받았다가 항소심에서 뒤집히고, 대법원에서 징역 2년형이 선고되며 수감생활을 했다. 

한명숙 전 총리의 '모해위증 교사' 건과 관련, 검찰은 한만호 씨의 법정진술을 탄핵하기 위해 그의 동료 재소자들을 수시로 불러 입을 맞추게(거짓 증언을 강요)했다. 사진=연합뉴스
한명숙 전 총리의 '모해위증 교사' 건과 관련, 검찰은 한만호 씨의 법정진술을 탄핵하기 위해 그의 동료 재소자들을 수시로 불러 입을 맞추게(거짓 증언을 강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연합뉴스

고 한만호 씨는 검찰 수사 당시엔 "한명숙 전 총리에 불법정치자금을 줬다"고 했으나, 재판과정에선 수감 후 억울하게 뺏긴 회사 자금을 되찾을 욕심에 허위진술을 했다고 말을 바꾸었다. 한만호 씨는 당시 비망록에서 자신을 검찰의 '강아지'라고 표현했고, 검찰이 재판에 대비해 한명숙 측 변호인들의 질의에 대답하는 법을 알려주면서 진술조서를 암기하도록 강요했다고도 밝혔다. 

그러자 검찰은 한만호 씨의 법정진술을 탄핵하기 위해, 그의 동료 재소자들을 수시로 불러 입을 맞추게(거짓 증언을 강요)했다. '뉴스타파' 보도 내용을 보면, 사건 피의자도 아닌 단순 참고인이자 목격자에 불과한 이들을 10~20차례씩 불렀으며 동시조사한 횟수도 8차례나 된다. 실제로 이런 과정을 거쳐 증언연습이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들처럼 억울한 사연을 가진 이들은 정봉주 전 의원이나 지난 6월 세상을 떠난 고 김재윤 전 의원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두 전직 의원 모두 검찰 표적수사와 정치적 판결에 의한 희생양이라고 충분히 규정할 수 있다. 그러나 민주당에선 이들의 억울함을 해소해주고, 명예회복을 도와주려는 시도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정봉주 전 의원의 경우 지난 2007년 BBK 주가조작 사건의 몸통을 '이명박'이라고 앞장서 외쳐왔었다. 그러다 대선 직후 기소됐고, 결국 대법원까지 징역 1년형이 확정돼 수감생활을 했다. 정봉주 전 의원은 수감 직전까지 '나는 꼼수다'에 출연하면서 민주당에 적극 힘을 불어넣어줬었다. 그는 출소 후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되는 고통의 시간을 보냈는데, 그 와중에도 적극적으로 언론활동을 해왔다.

정봉주 전 의원의 경우 지난 2007년 BBK 주가조작 사건의 몸통을 '이명박'이라고 앞장서 외쳐왔었다. 그는 이 건으로 1년간 수감생활을 했고 오랜 기간 피선거권이 박탈되는 고통을 겪었다. 그의 주장이 이후 사실로 사실로 인정된 만큼, 당연히 명예회복할 의무가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봉주 전 의원의 경우 지난 2007년 BBK 주가조작 사건의 몸통을 '이명박'이라고 앞장서 외쳐왔었다. 그는 이 건으로 1년간 수감생활을 했고 오랜 기간 피선거권이 박탈되는 고통을 겪었다. 그의 주장이 이후 사실로 사실로 인정된 만큼, 당연히 명예회복할 의무가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0월 다스의 주인이 이명박으로 결론나면서, 'BBK 주가조작' 사건의 몸통도 당연히 이명박임이 확인(BBK 설립자금은 다스에서 나왔음)됐다. 정봉주 전 의원의 주장이 사실로 증명된 만큼, '재심'을 통해 무죄를 받아내 명예회복할 자격이 생긴 것이다. 

김재윤 전 의원의 경우에도 지난 2014년 소위 '입법 로비' 사건으로 기소돼, 징역 4년형을 선고받으면서 정치생명이 끊기고 말았다. 지난해 KBS '시사직격'을 통해 재조명된 당시 김재윤 전 의원의 기소와 재판과정을 보면, "돈을 줬다"는 김민성 전 서울종합예술직업학교(서종예) 이사장의 진술말고는 다른 구체적 물증은 찾아볼 수 없었다. 게다가 김민성 전 이사장의 진술도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부분이 나오며 신빙성조차 없었다. 그럼에도 진술만으로 유죄가 선고된 것이었다.

여기에 검찰이 김민성 전 이사장과 소위 '형량 거래'를 했다는 의심이 드는 대목도 있다. 교비 횡령 혐의로 기소됐던 김민성 전 이사장은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재판을 마쳤으며, '금품을 건넸다'고 진술했음에도 정작 뇌물공여죄 혐의로는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 '교비 횡령 혐의를 봐줄테니, 금품을 제공했다는 진술을 하라'는 검찰의 협박·회유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해당 건은 특히 박근혜 청와대의 하명으로 이뤄진 '표적 수사'라는 의혹도 매우 짙다. 문제의 건이 '김영한 비망록(업무수첩)'에 상세히 기록돼 있어서다. 안민석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김재윤 전 의원이 당의 언론정상특별위원장을 맡으면서 박근혜 정권의 타겟이 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재윤 전 의원이 줄곧 억울함을 호소할 수밖에 없었던 결정적 부분도 있다. 김재윤 전 의원이 '시사직격'에서 공개했던 녹취록에 따르면, 김민성 전 이사장은 출소한 김재윤 전 의원에게 "저로 인해 큰 고초를 겪게 해드려서 죄송하다" "짜여진 틀에서 저로 인해 피해를 보신 분들이 (감옥)안에 계셨다"고 한다. 

지난 6월 세상을 떠난 고 김재윤 전 의원은 지난 2014년 소위 '입법 로비' 사건으로 기소돼, 징역 4년형을 선고받으면서 정치생명이 끊기고 말았다. 그의 기소와 재판과정을 보면, "돈을 줬다"는 김민성 전 서울종합예술직업학교 이사장의 진술말고는 다른 구체적 물증은 찾아볼 수 없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6월 세상을 떠난 고 김재윤 전 의원은 지난 2014년 소위 '입법 로비' 사건으로 기소돼, 징역 4년형을 선고받으면서 정치생명이 끊기고 말았다. 그의 기소와 재판과정을 보면, "돈을 줬다"는 김민성 전 서울종합예술직업학교 이사장의 진술말고는 다른 구체적 물증은 찾아볼 수 없었다. 사진=연합뉴스

김재윤 전 의원의 항소심에서 징역 4년형을 선고했던 판사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다. 안민석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초대 감사원장으로 최재형 판사를 임명하려 했을 때 감옥에 있던 김재윤은 분개하며 막아달라고 제게 호소했고 저는 김재윤의 뜻을 청와대에 전달했는데, 허사였다"고 밝힌 바 있다. 최재형 전 원장이 대선출마를 하겠다며 감사원장직을 사퇴한 바로 다음 날, 김재윤 전 의원은 억울함을 안고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이처럼 민주당에선 억울하게 희생당한 '자기 식구'를 외면하는 사례는 수없이 찾아볼 수 있다.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불똥' 튈 거 같으면 '손절'하고 멀리하는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황희두 노무현재단 이사는 최강욱 대표와 황희석 최고위원이 각각 전한 김경수 전 지사와 한명숙 전 총리의 근황에 대해 SNS에서 "정치는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기에 동료와의 의리도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대선을 앞두고 미래를 준비하며 각자 바쁜 것도 충분히 이해하지만, 개혁에 앞장섰던 선/후배, 동지들이 어떤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지 신경 쓰고 끝까지 챙기는 것도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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