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본색이 빨간데 몹쓸 막말이나 보수적 칼라 본색이 바뀌겠나?"
홍준표 "대통령 취임하는 당일, 이명박 박근혜 사면하겠다"
[정현숙 기자]=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예비후보는 지난 9월 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고 노무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후 방명록에 ‘2002년 노무현 후보처럼’이라는 글을 남겼다.
홍 후보는 경남도지사 시절과 지난 대선후보 시절에는 노 전 대통령에게 지금과 전혀 다른 평가를 내놨다. 과거 노 대통령을 향해 ‘아방궁 사저’, ‘뇌물수수’ 등 막말을 쏟아내 정치적 필요에 의해 안면을 바꿨다는 지적이 나왔다.
홍 후보는 노 전 대통령 묘소 참배 딱 열흘 만인 지난 13일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대통령이 된다면 취임 당일 바로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을 사면하겠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도 정치 재판이고 MB 재판도 정치 재판으로 본다"라며 "그분들이 지금 구속되서 감옥에 있을 만큼 그런 잘못을 저질렀나 판단해보면 회의적이다. 두 분이 그때까지 사면되지 않는다면 취임 당일이나 그다음 날 사면하겠다"라고 확언했다.
홍 후보가 최근 치솟고 있는 지지율에 취해 촛불을 들었던 대다수 국민을 우롱하는 발언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홍 후보는 중도 표심을 잡기 위해 '2002년 노무현 후보처럼'이라고 했다가 불과 열흘 만에 수구진영의 표를 위해 조삼모사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자 호위무사로 불렸던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012년을 떠올리며 홍 후보를 향해 천인공노할 몹쓸 짓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저질렀다면서 위선적이고 가증스럽다고도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날 경남CBS 방송 '시사포커스 경남'과의 인터뷰에서 홍 후보가 경남지사 시절, 노 전 대통령의 유업이었던 봉하마을 친환경 생태농업을 망가뜨리려 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유지였던 봉하마을의 친환경 농업을 위해 11년간 영농법인 봉하마을의 대표를 맡은 전력이 있다.
김 의원은 홍 후보의 노 전 대통령 묘소 참배를 두고 "누구라도 노무현 대통령님 묘소를 찾아올 수 있고 참배할 수 있다"라며 "그러나 홍준표 후보는 과거에 노 대통령 생전이나 사후에 막말들. 예를 들어 사저가 아방궁이라든지, 봉하마을 만드는데 1천억 원 넘게 쏟아부었다든지, 이런 근거 없는 비방들이 얼마나 고약했나?"라고 분노를 삭이지 못했다.
그는 "그런데 이제 와서 정치적으로 필요에 의해서 노무현 대통령 이미지를 써먹으려고 참배를 하고 방명록에 '2002년 노무현'처럼, 이런 글을 남겼다"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그 속이 뻔히 들여다보이는 아주 부끄러움도 모르는 정치적 잔꾀에 불과하다"라며 "노무현처럼 하겠다는 것을 누가 말릴 수 있겠나, 뭐라고 하겠나? 그러나 정말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또 조금이라도 반성한다면 적어도 고인과 유족들에게 뭐 무릎을 꿇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사죄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참 뻔뻔하고 염치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여전히 든다"라고 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 당시 후보 시절에 노 전 대통령님에 대해 '뇌물먹고 자살한 사람'. 이런 표현까지 기자들 앞에서 스스럼없이 했던 것도 기억이 난다"라고 치를 떨었다.
김 의원이 봉하마을 대표로 있을 때 홍준표 후보는 경남지사 시절로 당시 홍 지사가 '봉하마을 친환경생태농업을 망가뜨리기 위해서 농업진흥지역을 해제시키기로 했었다'라는 최근 발언을 두고 다음과 같이 당시 상황을 전했다.
제가 당시 봉하마을에서 영농법인대표로 친환경 벼농사를 5개 마을 친환경 작목반, 우리 농민들하고 농사를 같이 짓고 있었는데 봉하마을이 노무현 대통령님 내려오셔서 생태마을 차원에서 친환경 생태농업단지로 지정되고 잘 하고 있었죠. 그런데 2012년이었습니다. 농업진흥지역해제를 전국적으로 10만 헥타르 정도 추진을 했는데 봉하들판을 느닷없이 포함시킨 겁니다. 그래서 뒤늦게 알고 우리가 이의제기를 했는데 이것을 당시 홍준표 지사가 절차를 생략하고 막무가내 강행처리를 하는 겁니다.
아예 노무현 대통령 유업인 친환경 벼농사 생태농업을 아예 그냥 씨를 말리려고 작정을 한 것 같았습니다. 그 당시 봉하마을에는 한 1백만 명 이상의 방문객들이 다녀가셨는데 눈에 가시 같았던 것 같아요. 그 봉하마을 들녘과 봉하산 숲 가꾸기, 합포천 생태하천복원, 더군다나 그 베이스가 봉하들판의 친환경 생태농업이었거든요. 이 근거를 지워버리려고 그냥 작정하고 달려들었던 것 같습니다. 천인공노할 몹쓸 짓을 눈 하나 깜짝 하지 않고 저질렀던 사람입니다. 지금 하는 정치적 언행, 이런 것들이 참으로 그런 행태로 보면 위선적이고 진짜 가증스럽습니다.
농업진흥지역을 택지나 공단으로 개발을 시켜줄 수 있게 하는 겁니다. 절대농지 제한되고 있는 것을 풀어주면 땅값이 보통 3배 이상 뛰죠. 경지정리가 조금 안 된 곳이 있었는데 그런 것을 핑계로 농지대장에 경지정리한 게 올라와있지 않다는 이유로 그것을 해제시켜서 개발하도록 해주면 망가질 것 아니겠습니까? 그걸 의도한 것이죠.
김 의원은 그러면서 "요즘 넥타이를 파란색으로 바꾸었다고 해서 본색이 빨간데 지금까지 해왔던 그런 몹쓸 막말이나 보수적 칼라가 본색이 바뀌겠나?"라며 "최근에 지지율 상승을 좀 하던데 이게 윤석열 예비후보가 본인의 실언이나 본인의 가족 스캔들로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반사적인 효과를 본 것이라고 본다"라고 짚었다.
이어 "사실 윤석열도 문 대통령 개혁에 반대하면서 국민의힘 지지층으로부터 정권교체의 희망으로 부상했지 않나?"라며 "그런데 최근에 윤 후보에게 청부 고발 사주의혹이 나오고 있고, 이게 사실이라면 정치검찰과 보수야당이 한 마디로 국가의 기본을 흔든 국기문란사건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어쩌면 일부 정치검찰이 검찰개혁을 저지하고 아예 검찰공화국을 만들기 위해서 그 속셈과 민낯이 여지없이 드러난 사건이 아닌가"라며 "이러니 중도층마저도 지지율이 빠지고 보수층도 이탈하고 그 대안으로 홍준표 예비후보에게 조금 지지율이 이전하고, 이동하고 있는 게 아닌가. 이게 넥타이 색깔을 바꾼다고 본색까지 바뀌겠나"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제가 볼 때는 이게 과연 중도층까지 지지세를 홍준표 예비후보가 확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홍준표 예비후보의 지지율 상승은 아마 보수층 지지까지는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뭐 윤석열 예비후보가 안된다고 보면, 그러나 현재 야당후보는 누가 될지 장담하기 어렵다. 그야말로 정치는 생물이라는게 요즘처럼 실감난 적이 그렇게 많지 않았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