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비정규직이나 정규직이나 큰 차이 없어"
유승민 "언제 짤릴지 모르는 비정규직의 심정을 그렇게도 모르나"
[정현숙 기자]= '주 120시간'으로 논란이 됐던 국민의힘 대선주자 윤석열 후보가 대학생들과 간담회 자리에서 "손발로 노동하는 것은 아프리카나 하는 것”, "임금이 같으면 비정규직과 정규직은 큰 의미가 없다"라고 말해 또다시 전제적 발상과 특정 지역을 비하하는 왜곡된 노동관을 드러냈다.
지난 13일 윤 후보는 경북 안동시에 있는 안동대학에서 취업을 앞둔 학생들과의 간담회에서 한 학생이 청년 일자리가 구축되고 최저임금이 올라가면 기업이나 자영업에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이냐고 묻자 윤 후보는 "일자리라는 게 비정규직이냐 정규직이냐 대기업이냐 중소기업이냐 큰 차이가 없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사실 임금에 큰 차이가 없으면 비정규직이나 정규직이 큰 의미가 있겠냐"라며 "요새 젊은 사람들은 어느 한 직장에 평생 근무하고 싶은 생각이 없지 않느냐"라고 했다.
윤 후보는 또 노동 시장의 유연화를 말하면서 해고를 자유롭게 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그는 "미국은 해고가 굉장히 자유롭다. 회사가 조금 어려우면 자를 수 있게 돼있다"라며 "대신 기업이 세금을 많이 내게 해서 이를테면 실업수당은 6개월~9개월 주던 것은 2년~3년을 주는 식으로 사회안전망을 마련했다"라고 설명했다.
'미디어스' 등 보도에 따르면 이날 윤 후보는 기술의 중요성에 목소리를 높이는 과정에서 아프리카 지역을 비하했다. 윤 후보는 “지금 기업은 기술력으로 먹고산다”라며 “사람이 손발로 노동하는 것은 아프리카나 하는 것이고 대한민국 정도면 최고의 기술로 경쟁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가 집권하게 되면 기업의 일자리 창출을 방해하는 일체 규제를 없앨 생각”이라며 “기업이 외국에 나가 있더라도 한국에 돌아오게 하고, 양질의 일자리가 많이 나올 수 있게 경제 규제를 과감하게 풀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대선주자로 경쟁하는 유승민 후보는 14일 페이스북에서 “현실을 모르면서 함부로 말하지 말라”라고 직격했다. 그는 “이게 우리 청년들에게 할 말인가"라며 "언제 짤릴지 모르는 비정규직의 심정을 그렇게도 모르나. 청년들이 평생직장을 원하지 않다니?”라며 이같이 전했다.
그는 "윗세대는 정규직 평생직장 다니면서 청년들만 비정규직으로 메뚜기처럼 평생 이직하라는 말이냐”라며 “고용안정에 대한 개념조차 없는 발언”이라고 덧붙였다.
윤 후보가 비정규직 일자리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자 온라인 곳곳에서도 윤 후보가 비정규직 노동자가 처한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며 비판에 나섰다.
SNS 상으로 올라오는 글에도 "'주 120시간 노동'에 이어 '망언도 화수분'"이라며 "수많은 수작업 근로 노동자를 대놓고 비하하네.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차이가 없다면 왜 정규직이 되려고 사람들이 아등바등하겠나”라고 냉소했다.